[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가수 나훈아가 58년 가수 인생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콘서트 무대에서 현 정치권에 쓴소리를 냈다.
지난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2024 나훈아 고마웠습니다 - 라스트 콘서트' 첫째 날 공연이 열렸다.
이날 나훈아는 "그만두는 마당에 아무 말도 안 하려고 했는데 내가 요즘 방향 감각이 없다. 오른쪽이 어디고 왼쪽이 어딘지 모르겠다"며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난리를 치고 있다. 왼쪽, 너는 잘했냐"고 말했다.
나훈아는 "정치하는 분들이 반은 국회에서 밤을 새고 탄핵을 하니 생 XX을 하든 뭘 하든 다 좋은데, 반은 국방과 우리가 먹고 사는 경제에 신경 써야 한다. 경제고 국방이고 다 어디로 가버리고 지금 딴짓들만 하고 앉아 있다"고 현 정치 상황을 지적했다. 민생과 안전은 뒷전이고 서로 싸우고 있는 현재 혼란스러운 정국을 비판한 것.
그는 자신이 어릴 적 친형과 다툴 때 어머니가 둘을 다 혼냈던 일화를 떠올리며 "형제는 어떤 이유가 있든 싸우면 안 된다고 하셨다. 지금 하는 꼬락서니가 정말 국가, 국민을 위한 짓거리인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나훈아의 발언에 야권이 들고 일어났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양비론으로 물타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김 지사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수 나훈아는 모두가 인정하는 국민가수고, 나 또한 그의 팬이지만 요즘 탄핵 시국 관련 발언은 아무리 팬이어도 동의하기 어렵다. 아니 심히 우려스럽다"며 "평상시 같으면 좌우 싸우지 말고 통합정신으로 정치를 잘해야 한다는 말씀이 지당하고 백번 옳지만 12·3 불법 비상계엄 사태는 전혀 다른 차원의 얘기다. 하마터면 전두환 군부독재 시절처럼 모든 걸 통제받는 시절로 되돌아갈 뻔했다. 그래서 윤석열이 탄핵심판대에 서게 된 것인데 단순히 좌와 우가 싸우는 진영논리로 작금의 현실을 이해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평생 그 많은 사랑 받으면서도 세상 일에 눈 감고 입 닫고 살았으면 갈 때도 입 닫고 그냥 갈 것이지, 무슨 오지랖인지"라며 "'지금 하는 행동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인지 묻고 싶다',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하고 있는데, 왼쪽 역시 잘한 게 없다'라. 참 어이가 없어서. 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비상계엄과 내란이 무슨 일이고, 왜 벌어졌는지, 누구 때문이고, 대한민국 경제와 대외신인도가 얼마나 망가졌는지, 대한민국을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 우리 국민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고나 그런 말을 하는지 진심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나훈아는 평소 공연에서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민감한 문제들을 놓고 거침없는 발언을 하기로 유명하다. 이날도 그는 "여러분, 지금 우리 머리 위에 폭탄이 떨어져도 이상할 게 하나도 없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라며 "어떤 군인들은 계속 잡혀들어가고, 어떤 군인들은 울고 앉았다. 이런 사람들한테 우리 생명을 맡긴다는 게 웃기지 않냐. 언론이 이런 걸 생중계하면 안 된다. 북쪽 김정은이 얼마나 좋아하겠나"라고 비판했다. 그밖에도 성형 강국, 자살률 1위, 출산율 문제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나훈아는 오늘(12일) '2024 나훈아 고마웠습니다 - 라스트 콘서트' 마지막 셋째 날 공연을 앞두고 있다. 그는 지난해 2월 가요계 은퇴를 선언한 후 약 1년 동안 전국투어 콘서트를 통해 팬들과 작별 인사를 해왔다. 1966년 '천리길'로 데뷔해 '사랑', '영영', '무시로', '잡초', '홍시', '테스형' 등 시대를 풍미한 '가황'의 마지막 공연에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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