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어게인 2023 투란도트'가 21년 만에 한국 관객을 찾았지만, 날벼락이 떨어졌다. 연출자는 돌연 하차하고, 제작사는 운영 미숙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연출자와 제작사의 진실 공방도 계속되는 가운데,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어게인 2024 투란도트'는 푸치니 서거 100주년을 기념하여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실내 오페라 공연으로 지난 2003년 상암 투란도트 이후 21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세계 최고 성악가이자 지휘자인 플라시도 도밍고가 지휘자로 나서는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번 '투란도트'는 역대급 스케일의 무대와 연출, 출연진을 자신했다.
하지만 지난 22일 개막을 앞두고 연출을 맡은 다비데 리버모어가 돌연 하차를 선언한 것. 리버모어는 "'어게인 투란도트' 프로덕션의 예술적 결과물과 완전히 결별한다. 나의 작품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제작사의 표절 강요와 계약금 미지급이 이유였다.
하지만 제작사 투란도트문화산업전문회사가 리버모어의 주장을 반박했다. 제작사는 "여러 차례 2003년 상암 버전으로 준비하기로 요구했으나, 제작진의 의도를 듣지 않았다"며 "한국을 봉으로 아는 추태를 보였다"고 강도 높게 지적했다. 리베르모어와 어시스턴트 카를로 샤칼루가는 한국에 입국 한한 뒤 연출 업무를 하지 않은 채 계약금을 요구했다고.
연출자와 제작사 간의 진실 공방전은 계속됐다. 샤칼루가는 제작사의 반박에 "합의한 대로 첫 리허설을 정상적으로 진행했다. 개런티를 지급받을 것이라는 확약을 받았지만 지급이 지연되고 계약 위반에 직면하자 더이상 참석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또한 박현준 총예술감독의 제작팀이 "우리 연출팀과 상의 없이 알리익스프레스 온라인 플랫폼에서 수십벌의 의상이 구매됐다"고 언짢음을 드러냈다.
박 감독 측은 샤칼루가의 주장을 곧바로 부인했다. 박 감독은 의상 구입 관련해 주인공의 의상이 아닌, 국내에서 제작하기 힘든 의상을 구매한 것이라 해명했다. 이어 "리버모어가 연출에 1%도 관여하지 않았는데, 동의를 왜 받아야 하냐"고 반문했다.
양 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가운데, 제작사는 관객들의 날선 항의까지 직면했다. 갑작스러운 연출자의 하차 속 첫 공연이 진행됐지만, 현장 입장이 30분 넘게 지연된 것. 제작사가 6800석에서 4000석으로 갑작스럽게 객석 수를 조정하면서다. 이에 따라 예매 관객의 자리를 업그레이드 하는 정책을 세웠지만, 현장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면서 혼란이 벌어졌다. 첫 공연 후 관객들의 실망감과 대책 마련에 대한 지적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박현준 총연출 감독은 TV조선 뉴스 인터뷰를 통해 연출자와의 갈등을 언급하며 "연출에 하나도 관여하지 않고 딜만 요구했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혼란스러웠던 개막 당일에 대해선 "여러가지 오류가 있었다. 자리를 바꿔주는 과정에서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일부 관객들이 환불을 요구하기 하는 등 파악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사과를 드리겠다.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투란도트'는 오는 31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 D홀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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