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이혼, 열애, 음주운전, 사생활 논란, 법적 다툼까지 올 한 해도 연예계는 떠들썩했다. 예상치 못한 사건 사고에 대중의 충격은 거셌다. 호감이 한순간에 비호감으로 전락하거나, 사안에 따라 분노와 비난 화살을 쏟기도 했다.
최근 스포츠투데이는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현직 연예부 기자 16명을 대상으로 '가장 충격적이었던 2024 연예계 사건사고'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단순 열애 이슈를 넘어 사회면까지 넘나드는 논란이 많았던 만큼, 1위 경쟁은 치열했다.
복수 투표가 가능한 설문에 따르면 올해 가장 충격적이었던 사건사고 이슈 1위는 총 11표를 얻은 '정우성의 혼외자 및 사생활'이 차지했다.
◆ 톱스타 정우성, 한순간의 이미지 추락
정우성은 지난 11월 25일, 자신이 모델 문가비 아들의 친부임을 인정했다. 아버지로서의 책임은 다하지만, 문가비와 결혼 계획을 밝히지 않아,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빚어졌다. 여기에 정우성이 비연예인 여성과 오랜 시간 교제 중이란 의혹이 나오고, 한 여성과 스킨십을 하는 사진이 유출되자 양다리 의혹, 복잡한 사생활 등 갖가지 설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바른생활과 성실한 이미지로 사랑받았던 정우성이다.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 측은 "사생활이라 확인 불가한 점 양해 부탁드리며 지나친 추측은 자제 부탁드린다"고 의혹을 부인했으나, 연이어 터져 나오는 논란으로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했다.
끝까지 침묵을 지켜오던 정우성은 '제45회 청룡영화상'에서 입을 열었다. 그는 "모든 질책은 내가 받고, 안고 가겠다. 아버지로서 아들에 대한 책임은 끝까지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우성의 논란을 바라본 한 연예부 기자는 "생각지도 못했던 톱스타의 사생활과 긴 시간 활동하며 쌓아온 이미지와 너무나도 상반된 파격적인 소식에 가장 충격적이었던 거 같다"고 밝혔다. "큰 사건사고 없이 롱런해왔기에", "그동안 보여줬던 신사 같은 이미지가 와르르 무너짐", "이미지 좋았던 정우성의 사생활이 전 국민에게 다 알려진 사건. 청룡영화제에서 입장 밝힌 거 레전드" 등의 의견도 있었다.
아들에 대한 배려도 없었다는 반응도 나왔다. 일부 기자들은 "사회 문제에 목소리 내던 배우의 사생활 논란이라 그런지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정우성과 문가비의 친분도, 나이 차이도, 혼외자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 상대방도 아이도 주변 환경도 본인 빼고 그 어떤 것도 배려하지 않음"이라고 지적했다.
사회적인 시선에서 바라보는 의견도 있었다. 한 기자는 "오랜 시간 톱스타의 자리를 지키던 사람이라 전 세대를 아울러 충격은 크게 다가갔을 것"이라면서 "혼외자, 비혼부 등의 키워드는 현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출생률, 혼인률이 떨어지는 가운데 새로운 가족의 형태를 제시한 게 아닐까? 비혼 관련 정책에도 도움을 준 듯"이라고 말했다.
◆ 가요계 큰 파장, 민희진의 하이브 경영권 찬탈 및 뉴진스 템퍼링 의혹
가요계를 흔든 논란도 있었다. 뒤이어 '민희진의 하이브 경영권 찬탈 및 뉴진스 템퍼링 의혹'이 8표를 얻으며 2위를 차지했다.
지난 4월 하이브가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의 경영권 찬탈 시도를 주장하고, 민희진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반박했다. 하이브를 향한 민희진의 "맞다이 뜨자" "개저씨" 등의 필터 없는 목소리는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되기도 했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의 경영권 찬탈 모의 증거를 내세우며 어도어 이사진을 상대로 주총을 소집, 해임을 강력히 추진했다. 민희진은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법원으로부터 인용 결정을 받으며 대표 자리를 지켰다. 갈등은 곧 재점화됐다. 민희진에 대한 뉴진스 멤버 강탈, 주술 경영, 사내 성희롱 사건 은폐 등 여러 의혹이 쏟아지면서 양측의 법적 다툼이 시작됐다. 결국 지난 8월 민희진은 어도어 대표직에서 해임돼 사내이사직을 유지하게 됐으나 "일방적 통보"라 맞섰다.
이러한 상황 속 지난 9월, 뉴진스 멤버들이 긴급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민희진의 대표직 복귀를 요구했다. 하니는 지난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아이돌 따돌림과 직장 내 괴롭힘' 문제에 대한 참고인으로 출석한 바다. 그러나 고용노동부가 직장 내 괴롭힘 불성립 판단을 내리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뉴진스는 지난달 2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어도어 측에게 일방적으로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하기에 이르렀고, 새로운 SNS 계정을 개설하면서 독자 행보를 시작했다. 템퍼링 의혹도 여전하다. 그간 투자자 접촉에 대해 부인해 왔던 민희진 전 대표가 D 사 회장과 뉴진스 멤버 큰아빠를 만나 투자 계획을 도모하고, 뉴진스를 빼내려 했다는 정황이 포착된 것. 가족회사 설립설, 민희진의 프로듀서 합류설 등도 나오자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국매니지먼트연합, 한국연예제작자협회 등 협회들은 나쁜 선례가 나오지 않을까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다.
한 연예부 기자는 "해당 사건은 민희진 대표가 하이브로부터 어도어 경영권을 탈취하려 한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공론화된 분쟁이다. 대형 연예기획사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의 갈등이 이목을 끈 것은 물론, 그 과정에서 인기 걸그룹 뉴진스가 직접 기자회견까지 나오고 멤버 하니가 국정감사까지 출석하는 등 연예계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4월부터 시작해 아직까지 현재진행 중이라는 점과 파장 등을 고려해 뽑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자도 "민희진 전 대표의 첫 번째 기자회견부터 이후 하이브 음악산업리포트, 뉴진스의 전속계약해지 선언까지 큰 이슈들이 줄줄 이어졌다. 맨 처음 터졌을 때의 '충격'으로 보자면 약할 수 있지만 전체적인 크기와 지속력, 파장을 생각하면 올해 가장 큰 이슈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4월부터 8개월째, 앞으로 기약 없이 길어질 법적 다툼. 가요계에도 큰 획을 남길 것 같다"고 보는 기자도 있었다.
또한 "업계 톱들의 갈등. 민희진의 행보도, 뉴진스의 행보도 이례적이라 충격적이었다", "뉴진스라는 그룹의 하이브 일탈과 민희진 전 대표의 경영권 찬탈이 이뤄진다면 K팝 시장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 등의 의견도 나왔다.
◆ 음주 뺑소니 김호중, 새해도 구치소에서
음주운전 뺑소니 사건으로 충격을 안긴 가수 김호중은 총 3표를 얻으며 3위에 올랐다.
김호중은 지난 5월 9일 밤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한 도로에서 음주 상태로 택시를 들이받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택시 운전사는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
당시 김호중은 사고를 제대로 수습하지 않고 소속사 직원에게 허위 자수를 종용, 일정 시간이 지난 뒤 경찰서에 출석해 비난받았다. 검찰은 정확한 음수 수치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김호중의 음주운전 혐의는 제외했다. 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호중은 1심에선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여전히 재판 중인 가운데, 현재 7개월째 수감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연예부 기자들은 일제히 김호중 측의 초반 대응을 비난했다. 한 기자는 "잘 나가던 트로트 가수의 추락. 거짓말 앞세워 논란을 키운 점이 더더욱 실망스러움. 연말 연초를 감방에서 보내게 된 최악의 스타"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자도 "소속사와 김호중의 조직적인 은폐 행위에 경악을 금치 못함"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기자는 "'미스터 트롯' 출연 이후 많은 어르신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가수 김호중이 음주 뺑소니에 거짓 자수, 사건 은폐까지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이 사건으로 '술타기' 수법이라는 모방 범죄 우려가 커진 가운데, '김호중 방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등 사회적인 파장이 컸다"고 얘기했다.
◆ 한소희·류준열·혜리, 연애사 생중계 '재밌네'
배우 류준열, 혜리, 한소희의 환승연애 및 '재밌네' 대첩도 동일한 득표 수로 3위에 올랐다.
지난 3월 15일 갑작스럽게 열애설에 휩싸인 류준열과 한소희다. 두 사람이 하와이에서 데이트를 즐겼다는 내용인데, 류준열의 전 연인인 혜리가 SNS에 "재밌네"라는 글을 남겨 파장이 일었다.
"재밌네"란 짧은 한 마디는 곧 류준열의 환승 연애 의혹으로 번졌다. 류준열 입에 이목이 집중됐지만, 뜻밖에 한소희가 논란을 키우는 꼴이 됐다. 한소희가 자신의 블로그에 "나는 애인이 있는 사람을 좋아하지도, 친구라는 이름 하에 여지를 주지도, 관심을 가지지도, 관계성을 부여하지도, 타인의 연애를 훼방하지도 않는다. '환승연애' 프로그램은 좋아하지만 내 인생에는 없다. 나도 재미있다"고 남긴 것. 이후 류준열 측이 환승연애설을 부인한다는 공식입장을 전해 논란이 사그라들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한소희가 또다시 블로그에 결별 시기, 환승연애설을 해명하며 불을 지폈다. 혜리도 침묵을 깨고 환승연애 의혹을 주장하며 공개저격을 이어갔다. 결국 류준열과 한소희는 공개 열애 2주 만에 결별을 맞이했다.
이에 대해 한 기자는 "10대 때 카톡 상메(상태메시지) 저격에서나 볼 법한 행위를 공개 연애하는 배우들이 하고 있어서 굉장히 유치해서 충격적이었던 사건"이라고 말했다. "남녀 삼각관계가 이렇게까지 오래 이슈 될 줄 몰랐다. 역대급 스캔들"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다른 기자도 "썸-연애-결별 외 전 연애사까지 생중계되듯 알려짐과 동시에 tmi 남발. 게다가 이미지까지 와장창 깨진 사건"이라고 봤다.
갑작스럽게 대중의 곁을 떠난 故 송재림, 박보람, 박민재, 신사동 호랭이 등의 비보도 2표로 4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방탄소년단 슈가의 음주 스쿠터 운전, NCT 태일 성범죄 및 탈퇴, 최동석-박지윤 파경 공방전, 유영재 -선우은숙 이혼 및 처형 강제추행 혐의, 율희-최민환 이혼 및 성매매 의혹도 각각 1표씩 얻으며 공동 5위에 올랐다.
슈가의 음주 스쿠터 운전을 꼽은 한 기자는 "평소 거침없이 말하던 슈가가 음주 운전을 하고 본인 잘못에는 소극적으로 대처한 것도 실망스러웠다. 슈가가 전역해도 하이브가 기대하는 것처럼 빠른 완전체 활동이 어렵게 됐고, 팬들이 6인지지니 7인 지지니 싸우게 된 것도, BTS 앞길을 셀프 가시밭길로 만든 슈가의 멍청함이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율희-최민환 이혼 및 성매매 의혹을 꼽은 기자는 "최민환이 슈돌 등을 통해 양육권을 모두 갖게 되고 홀로 어렵게 육아에 헌신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과 달리 이혼 전말이 충격적 반전"이라고 봤다. 최동석-박지윤 파경 공방전에 대해서도 "이혼도 충격이었지만, 이후 과정들이 더욱 충격적. SNS 저격, 쌍방 상간 소송 등도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