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국정감사에 출석했던 뉴진스 하니가 이번엔 비자 문제에 봉착했다. 어도어를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뉴진즈'란 독자 소통을 시작한 뉴진스다. 하지만 외국인인 하니의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불법 체류자' 신세가 되고 만다.
뉴진스는 지난달 2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소속사 어도어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당시 멤버들은 "뉴진스와 어도어 간의 전속계약은 29일 자정부터 해지될 것을 말씀 드린다"며 "다섯 명은 더 이상 어도어 소속 아티스트가 아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뉴진스는 어도어 소속 아티스트가 아님을 증명하듯, '뉴진즈'라는 이름의 SNS 계정을 개설하고 독자 행보를 펼치는 중이다. 무소속, 독립 활동을 주장하고 있지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비자 문제다.
뉴진스는 한국인 민지, 해린, 혜인과 외국인 다니엘, 하니로 구성된 그룹이다. 다니엘은 한국과 호주 이중국적자이기에 비자가 필요하지 않지만, 호주와 베트남 이중 국적자인 하니는 비자 발급을 통해서만 합법적 활동이 가능하다.
해외 국적자가 한국에서 연예 활동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소속사와 E-6(예술 흥행) 비자다. 해당 비자는 전속계약서, 대표의 신원보증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고용 추천서 등 서류를 제출해 발급 받을 수 있다.
하니는 어도어의 보증을 통해 얻은 E-6 비자로 국내 활동을 이어왔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함으로써 무소속을 자처하고, 어도어를 통해 누렸던 것들을 포기한 셈이다. 하니의 비자도 효력을 잃게 된다.
출입국관리법에 따르면 소속사와 계약 해지 시 15일 이내 체류 자격 변경 신청을 하거나 새로운 고용계약을 해야 한다. 원칙대로라면 하니는 전속계약 해지를 주장한 날로부터 15일이 이내인 지난 13일까지 외국인등록증을 반납하고 한국을 떠났어야 했다. 아니라면 불법 체류자로 머물고 있다는 소리다.
하니는 새 소속사를 통해 E-6 비자를 발급받아야만 한다. 기존에 발급받은 비자를 기준으로 근무처를 변경할 수 있지만, 어도어가 하니의 이적을 동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어도어는 내년 초 만료되는 하니의 비자를 연장하기 위한 서류를 준비 중에 있으며 전속계약 유효성을 강조했다.
하니 또한 어도어를 통해 얻은 E-6 비자로 국내에 계속 머문다면 전속계약 유지를 인정하는 셈이 된다. '전속계약 해지' 주장과 상반된 처지다. 실제로 뉴진스는 연말 무대 및 시상식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오는 25일 SBS '가요대전', 27일 '2024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드(AAA)', 31일 MBC '가요대제전', 내년 1월 4일 '제39회 골든디스크어워즈'까지 많은 무대를 소화해야 한다. 스스로 떠난 어도어를 통해 받은 비자로 무대에 오르는 모순적인 상황이다.
뉴진스와 어도어의 전속계약 해지 관련 법적 갈등은 장시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선택지는 오로지 멤버들 몫이다. 호기롭게 '계약 해지'를 외친 뒤 이들에겐 '자유로운' 선택지가 펼쳐졌을 거다. 하지만 선택의 기로에서 무엇이 득이고, 실인지 올바르게 따져야만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따라오는 책임과 결과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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