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박정환 9단이 명인전에서 첫 우승하며 열한 번째 명인으로 등극했다.
11일 경기도 성남시 K바둑스튜디오에서 열린 제47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결승 3번기 2국에서 박정환 9단이 이지현 9단에게 157수 만에 흑 불계승하며 종합전적 2-0으로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명인전 우승 기록이 없는 두 사람간의 대결로 이뤄진 결승전은 10일 열린 1국에서 박정환 9단이 158수 만에 백 불계승한데 이어 이날 2국에서도 승리하면서 조기에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번 결승은 1국과 2국 모두 초중반까지 팽팽한 승부를 벌였지만 후반 들어 박정환 9단이 우세를 가져가면서 승부가 결정됐다. 특히 2국은 100여 수까지 승부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미세한 형세였지만 박정환 9단이 조금씩 격차를 벌렸고 끝내기에서 40집 이상으로 앞선 끝에 항서를 받아냈다.
박정환 9단은 "1국을 이긴 덕분에 오늘 져도 3국이 남아있어 마음 편히 부담 없이 대국에 임할 수 있었다. 만족할 내용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가 남지는 않는다"면서 "입단 당시 국수전과 명인전에서 우승해보고 싶었다. 국수전은 일찍이 우승했지만 명인전은 준우승 이후 대회가 중단되면서 아쉬웠는데 재개해주신 덕분에 좋은 기회로 우승까지 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소감을 전했다.
박정환 9단은 2016년 43회 명인전 결승에 올랐지만 이세돌 9단(은퇴)에게 3-1로 패하면서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박정환 9단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명인은 11명으로 늘었다. 이창호 9단이 13번으로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했고, 조훈현 9단이 12번, 서봉수 9단이 7번, 이세돌 9단(은퇴) 4번, 박영훈 9단이 3번, 고(故) 조남철 9단과 신진서 9단이 2번, 고(故) 김인 9단과 최철한ㆍ신민준ㆍ박정환 9단이 각각 한 차례씩 우승했다.
한편 2020년 21기 맥심커피배 우승 이후 4년 8개월 만에 우승에 도전했던 이지현 9단은 박정환 9단을 상대로 1승도 거두지 못하면서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제47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은 지난 7월 열린 예선에 한국기원 소속 프로기사 253명이 출전해 12명의 본선 진출자를 가렸고, 시드자 8명이 합류해 16강 패자부활 토너먼트로 우승자를 가렸다.
한국일보와 한국기원이 공동주최하고 한국기원이 주관하며 SG그룹이 후원한 제47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의 우승 상금은 7000만 원이며 준우승 상금은 2500만 원이다. 제한시간은 예선 각자 1시간, 1분 초읽기 3회, 본선 각자 100분, 1분 초읽기 3회가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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