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H리그 출범 첫 시즌에 3위를 차지하며 6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서울시청, 정연호 서울시청 감독은 베테랑 선수의 은퇴와 이적으로 팀은 젊어졌지만, 전력이 다소 약화하면서 3위 수성은 어렵다면서도 젊은 선수들과 4강 진출을 이뤄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서울시청 핸드볼팀은 영화 '우생순'의 실제 주인공인 임오경 감독을 초대 감독으로 선임하여 창단, 대한민국 핸드볼의 선두 주자로 활동하며 사회공헌 및 스포츠 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2014~2017년까지 코리아리그 최초로 4연 연속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고, 2016년에는 창단 첫 우승을 달성했다. 아울러 핸드볼 재능 기부 활동을 통해 서울 시민과 함께하며 대한민국 여자 핸드볼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서울시청 핸드볼팀 정연호 감독은 2010년 서울시청 코치로 시작해 2019년 감독 대행을 맡은 후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2014년 20세 이하 주니어 세계선수권 우승,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우승 당시 코치로 참여하는 등 그는 오랜 지도자 경력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특히 지난 시즌에는 6년 만에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며 팀 재건의 초석을 다졌다. 비록 챔피언 결정전 진출은 아쉽게 실패했지만, 이번 시즌을 도약의 기회로 삼는다.
지난 시즌 정 감독은 팀의 공격력을 높인 스리백 자원을 바탕으로 서울시청의 든든한 공격을 이끌어냈다. 주전인 조수연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다소 어려움을 겪었지만, 우빛나와 권한나, 조은빈이 자리를 메워 활약했고, 피벗 조아람의 공헌도 컸다. 그러나 수비에서 약점이 뚜렷했고, 이러한 경험이 앞으로의 경기력 개선에 밑바탕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정연호 감독은 "6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기 때문에 그게 시작점"이라며 "그 경험이 앞으로 리그에서 좋은 경기력으로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감독이 추구하는 팀의 색깔은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팀 분위기다. 단순히 기술적 역량을 넘어서 팀원 간의 유대감이 강한 팀이 좋은 성적을 낸다고 믿는 그는 "전력이나 기술적인 부분은 감독이 해야 할 몫이라면 팀원들은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을 때 좋은 팀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가족 같은 분위기를 강조했다.
정연호 감독은 선수들이 돌파와 개인기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피지컬 훈련과 민첩성 훈련을 강조하고 있지만, 매년 팀 구성이 변화하면서 중장기적 프로젝트의 실행이 어려워졌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번 시즌도 조아람의 은퇴와 권한나의 이적 그리고 조수연의 부상으로 의도치 않게 팀이 젊어졌다. 그러면서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3명의 선수를 영입했는데 팀의 자원이 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서울시청은 이번 시즌 득점왕 우빛나(센터백)를 필두로 골키퍼 정진희, 피벗 이규희, 라이트백 조은빈과 레프트백 최현주, 그리고 송지영(라이트윙)과 윤예진(레프트윙)이 주전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정 감독은 이규희와 최현주의 활약을 관건으로 꼽으면서 벤치 멤버와 새롭게 영입된 신예 선수들에게도 다양한 기회를 줘 경기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정 감독은 이번 시즌 목표를 4강 진출로 잡았지만 "선수들이 창의적으로 뭘 해보겠다 이런 분위기만 조성된다면 우승까지도 노려보겠다"며 우승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그는 SK슈가글라이더즈, 부산시설공단, 삼척시청, 경남개발공사가 4강 경쟁의 주축이 될 것으로 예상하며, 서울시청 역시 치열한 경쟁에 도전할 뜻을 내비쳤다.
정연호 감독은 선수들에게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해 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이것저것 다 생각하다 보면 아무것도 못 한다. 실수해도 좋으니 두려움 없이, 거침없이 하고 싶은 걸 경기장에서 표출해 줬으면 좋겠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감독이 질 테니 걱정하지 말고 마음껏 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정 감독은 지난 시즌 새롭게 출발한 H리그가 마케팅이나 언론 노출 등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H리그와 핸드볼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저희도 좋은 경기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할 테니 관중 동원에 좀 더 신경을 써달라"라는 바람을 내비쳤다.
정 감독은 "서울시청팀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고, 경기장에 직접 찾아와 주신다면 선수들하고 소통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을 짧게나마 마련해서 핸드볼로 일상생활이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는 그런 스포츠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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