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통합 5연패를 노리는 대한항공이 리베로 자리에 아웃사이드 히터를 기용하는 파격을 이어가고 있다. 리베로 선수들은 출전 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을 터.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과 곽승석의 말에서 리베로들을 향한 힌트를 찾을 수 있었다.
대한항공은 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의 원정 경기에서 3-0(25-16 25-23 25-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최고의 화제는 '아웃사이드 히터' 곽승석의 '리베로' 기용이었다. 곽승석은 2016-2017 챔피언결정전 5차전 이후 7년 만에 리베로 유니폼을 입었고, 리시브 효율 26.76%, 디그 성공률 84.62%(11/13)를 기록했다.
앞서 틸리카이넨 감독은 부상 중인 정지석을 리베로로 활용하기도 했다.
경기 종료 틸리카이넨 감독은 "중요한 것은 유연한 생각이다. 다른 선수들이 모든 역할을 해줄 수 있고 어떻게 팀을 위해서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는지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수들이 그것을 잘 따라줬다"고 설명했다.
리베로로 곽승석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정지석과 곽승석이 코트 안에 있음으로써 모든 것이 편안하게 운영될 수 있어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곽승석이 아웃사이드 히터로 뛰었을 때나 리베로로 뛰었을 때나 후위에서 강점, 공 하나를 더 건져 올리려는 헝그리 정신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정지석과 곽승석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대한항공은 명확한 주전 리베로가 없는 상태다. 송민근과 강승일이 주로 출전했지만 완벽한 신뢰를 받지 못하는 상황.
곽승석은 "우리 리베로들 나쁘지 않게 잘 하고 있다"면서도 "기록과 실력을 떠나서 분위기를 잡거나 커뮤니케이션이 더 잘 돼서 파이팅 있게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후배들을 향한 진심을 전했다.
곽승석은 "틸리카이넨 감독님과 4년 차를 (함께) 하고 있는데 어떤 스타일과 플레이를 선호하는지 빨리 파악해서, 시합에서 조금 더 자신있게 자기 어필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는 실력이 좋아야 하지만 감독의 선호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아직 어리니까 잘 파악해서 연습 때 많은 것을 보여줘야 시합을 뛸 수 있다. 빨리 캐치해서 올라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항공은 오는 12일 우리카드와 경기를 치른다. 이날 선발 리베로는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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