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전 세계에 달고나와 초록생 트레이닝복 신드롬을 일으킨 '오징어 게임'이 시즌2로 돌아온다. 혼란한 정세를 뚫고, 2연타 대박을 터뜨릴 수 있을까.
9일 오전 서울시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2'(연출 황동혁) 제작발표회가 진행돼 배우 이정재, 이병헌, 임시완, 강하늘, 위하준,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이서환, 조유리, 황동혁 감독이 참석했다.
'오징어 게임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다.
앞서 지난 2021년 공개된 '오징어 게임' 시즌1은 누적 조회수 3억3000만뷰를 기록, 전 세계에 '오겜' 열풍을 이끌었다.
오징어 게임2 제작발표회 황동혁 감독 / 사진=권광일 기자
이어 3년 만에 돌아온 '오징어 게임' 시즌에 대해 황동혁 감독은 "많이들 아시겠지만, 시즌1 엔딩에서 기훈이 딸을 만나러 LA행 비행기에 몸을 실으려다가 돌아서며 '우린 말이 아니고, 사람이다. 너희들을 찾겠다'고 말했다"며 '"시즌2는 그 이후 벌어지는 기훈의 여정을 담고 있다. 누가 게임을 벌였는지, 찾아내서 이 게임을 멈추려고 하는 기훈을 프런트맨이 또 한번 막아서고, 붕괴시키려는 갈등 구조를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황동혁 감독은 시즌1 인기가 언급되자 "미스터리하다. 제가 여러 가지 이유로 대답을 해왔지만, 마음 속으론 여전히 '왜 이랬지' 싶다. 일단 재밌었던 것 같다. 다른 모든 걸 제쳐놓고, 캐릭터들이 말도 안 되는 게임을 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최고의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웃음을 보였다.
이어 "단순히 재미에서 끝나지 않고, 우리 사회와 접점이 있었기 때문에 킬링타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할 이야기를 남겨줬기 때문에 더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 게 아닌가 싶다"며 "시즌2를 하면서도 다른 전략을 세우진 않았다. 시즌1에서 마음 먹었던 것 그대로 '이게 재미없으면 뭐가 재밌냐'는 이야기를 듣고자 했다"며 "재밌게 보신 다음엔 뭔가 조금 생각해 볼 거리가 남고, 같이 본 사람과 이야기거리가 남는 작품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와 함께 황동혁 감독은 "가장 중요한 건 '재미'라고 생각한다. 세계와 국가, 인종, 문화를 넘어 콘텐츠가 사랑받는다는 건 그만큼 재밌다는 뜻이다. 엔터테이닝한 요소를 가장 먼저 생각했다. 어차피 이 이야기는 시즌1에서부터 이어진다. 시즌1에서 담고 있던 메시지와 사회와의 접점, 알레고리 같은 것들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제가 최대한 재밌게 만들면 나머지 것들은 계속 이어져서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황동혁 감독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게임에 참가하는 인물들이 현실적으로 나이가 있는 분들일 거라고 생각했다. 사회적 실패를 빨리 겪을 순 없다"며 "근데 시즌 1과 시즌 2사이에 코로나가 오고, 전 세계적으로 코인 열풍이 일어나고, 사회 계층 간 사다리 이동이 막히고 노동으로 돈을 벌기 보단 주식이나 코인으로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생각한다. 그런 젊은 세대들이 겪는 모습을 시즌2에 담아내면 괜찮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시즌2엔 대거 젊은 참가자들을 기용했다"고 차별점을 밝혔다.
시즌2에선 앞선 시즌에서 사랑받았던 공간과 음악에 익숙함과 차별성을 동시에 담았다. 황동혁 감독은 "'오징어 게임2'에서도 기훈이 같은 공간으로 들어간다는 설정이다. 세팅 자체는 이전과 달라질 바 없었다"면서도 "다만 시즌을 반복할 때 신경쓴 건, 익숙한 공간을 보여주면서도 식상하지 않게 조금씩 변형시켜서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걸 만들어내려고 했다. 세트장도 마찬가지다. 숙소도 이전과 비슷한 것처럼 다르지만 바닥에 큰 선과 함께 O,X라는 달라진 비주얼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젠 너무 유명해진 참가자들의 복장인 초록색 트레이닝복의 가슴에도 O,X를 붙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즌1에서 유명했던 시그니처 음악들을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편곡과 분위기를 바꿨다. 좋아하시면서도, 새로운 느낌을 만들려고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오징어 게임' 시리즈 속 한국의 전통 놀이는 시즌 2에서도 이어진다. 황동혁 감독은 "저는 한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고, 제가 만든 게임이 대부분 제가 어릴 때 하고 놀았던 놀이들에서 기반됐다. 이번에도 보시면 옛날 생각이 많이 나실 거다. 동시에 이렇게 놀았던 게임이 이렇게 바뀔 수 있다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오징어 게임2 제작발표회 이정재 / 사진=권광일 기자
시즌1에 이어 또 한 번 게임에 참가한 이정재는 "시즌1 게임 세트장을 처음 봤을 때 정말 놀랐다. 그래서 다음 시즌 세트장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이 커졌다"며 "시즌2도 마찬가지였다. 시나리오에 나온 세트장이 어떤 식으로 표현이 되어 있을지 궁금증이 있었다. 항상 느꼈지만, 제가 궁금해하고, 상상했던 그 이상의 세트장이 구현돼 있어서 많은 분들이 노력하셨다는 걸 알게 됐다"고 전했다.
다만 부담감도 있었다. 이정재는 "부담감은 항상 있다. 특히 '오징어 게임'은 부담이 상당했다. 저보다 감독님은 시나리오부터 작업을 해야 하고, 배우들, 스태프들과 대화를 해야 하기 때문에 훨씬 더 부담감이 크셨을 것 같다"며 "시즌3까지 동시에 촬영을 해서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부담을 뛰어넘는 고충이 아니었나 싶다. 감독님이 그런 고충을 잘 알기 때문에 현장에서 하고자하는 방향과 감정선을 최대한 따라가면서 연기하려고 했다. 그런 방식으로 촬영을 하다보니까 부담감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지게 됐다"고 털어놨다.
오징어 게임2 제작발표회 이병헌 / 사진=권광일 기자
기훈처럼 시즌 1에 이어 돌아온 프론트맨 역할의 이병헌은 "시즌1에서 프론트맨이 기능적인 역할을 했다면, 이번 시즌에선 캐릭터의 전사가 설명된다. 왜 게임에 참여하게 됐는지, 이 사람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인간 존재에 대해 기훈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2 제작발표회 이정재, 이병헌, 임시완, 강하늘, 위하준, 박규영, 이진욱, 박성훈, 양동근, 강애심, 이서환, 조유리, 황동혁 감독 / 사진=권광일 기자
시즌 2에선 돌아온 기훈, 프론트맨, 준호(위하준)와 함께 새로운 인물들이 대거 등장한다. 특히 전 연인 사이인 명기(임시완)와 준희(조유리)를 비롯해 해병대 출신의 대호(강하늘), 딸의 치료비를 벌기 위해 게임에 들어온 경석(이진욱), 딸을 찾기 위해 돈이 필요한 노을(박규영), 도박빚이 있는 용식(양동근)과 아들과 함께 게임에 참가한 금자(강애심)와 기훈의 오랜 친구 정배(이서환) 등이 새롭게 등장한다. 더불어 게임을 관조하며 참가자들에게 예언을 퍼붓는 무당 선녀(채국희), 겁이 많고 소극적인 민수(이다윗), 타노스(최승현)의 오른팔 남규(노재원)와 이들을 세미(원지안)까지 등장할 예정이다.
끝으로 황동혁 감독은 "국민 여러분과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의미가 되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오징어 게임2'는 26일 전편 공개된다. 총 7회차.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