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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 "제 마음의 '1승'은" [인터뷰]
작성 : 2024년 12월 07일(토) 08:11

1승 송강호 인터뷰 / 사진=키다리스튜디오,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배우 송강호가 모두의 '1승'을 염원했다.

4일 개봉한 영화 '1승'(연출 신연식·제작 루스이소니도스)은 이겨본 적 없는 감독과 이길 생각 없는 구단주, 이기는 법 모르는 선수들까지 승리의 가능성이 1도 없는 프로 여자배구단이 1승을 위해 도전에 나서는 이야기다.

1승 송강호 인터뷰 / 사진=키다리스튜디오,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제공


극장가 대목 중 하나인 연말을 맞아 작품을 선보이게 된 송강호는 "저희 영화뿐만 아니라 '소방관'도 그렇고 많은 한국 영화들이 다채롭게 소개되고 있는 상황이 반갑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많이 나오니까 관객분들이 잘 선택해 주시길 바란다"며 "'1승'은 선수들이 피, 땀 어리게 연습하고, 훈련을 했던 작품이다. 배구인들도 발 벗고 도와주셨기 때문에 정말 하나의 어떤 팀이 된 것만 같다"고 개봉 소감을 전했다.

지난 2000년 개봉한 영화 '반칙왕' 이후 24년 만에 스포츠 영화로 스크린을 찾은 송강호는 "제가 배구 선수로 캐스팅이 안 돼서 너무 천만다행이다. 배우들이 너무 고생하면서 힘들게 촬영했다. 어쩔 땐 안쓰럽기도 했고, 어쩔 땐 멋있기도 했다"며 "저는 아무래도 감독 역할이다 보니까 실제 감독님들의 작전 타임하는 모습을 보게 되더라. 실제로 배구 중계방송을 보면 작전 타임이 굉장히 무궁무진하고, 다채롭게 그려진다. 저도 그런 부분을 많이 참고했다"고 말했다.

앞서 유명한 배구 팬으로 알려진 송강호는 "단순히 배구 팬이기 때문에 배구 영화에 출연한 것만은 아니"라며 "'배구'라는 스포츠가 주는 다양함과 한국 영화로서 최초로 배구를 소재로 한 영화라는 것이 제가 도전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다. 감독님도 배구는 카메라에 담기 어려운 스포츠라는 말을 자주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서 스태프들이 담아낸 모습을 봤을 땐 너무 좋았다"고 작품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한 송강호는 "처음 작품을 만났을 땐 굉장히 신선했다. 우리가 누구나 아는, 멋지고 성공한 슈퍼스타들이 나오는 대본은 아니었다. 항상 열정은 넘치지만 현실에 부딪혀 자신도 모르게 자신감을 잃고 패배의식에 젖어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자극을 받는 내용이다. 감독조차도 그렇다"며 "그런 김우진이 선수들을 야단치다가도, 자기 자신에게 야단을 치는 느낌이 들었다. 거울을 보는 느낌에 마음이 뜨거워지더라. 감독과 선수가 함께 성장하는 느낌들이 참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송강호가 연기한 김우진 감독은 무엇하나 제대로 된 성공을 거머쥐지 못한 인물이다. 핑크스톰의 감독이 됐으면서도, '1승'보단 1년 뒤 자신에게 내정된 대학 배구팀 감독직만을 바라보며 산다.

그런 김우진에 대해 송강호는 "영화다 보니까 비약적이고, 단편적으로 그려진 부분이 있긴 하다. 누구나 김우진처럼 살다 보면 답답하고, 위축되고, 자신감도 떨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런 김우진을 저와 동 떨어진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크게 보면, 저 자신과도 비슷한 맥락을 가진 인물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1승 송강호 인터뷰 / 사진=키다리스튜디오,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제공


'1승'은 배구를 앞세운 스포츠 영화지만, 그 안엔 선수들 뿐만 아니라 영화를 보는 관객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단순히 핑크스톰의 1승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1승'을 염원한다.

송강호는 "관객분들이 '1승'을 보고 극장문을 나설 때 자신에게 1승이 무엇인지 생각하실 수 있는 가치 있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 그렇게 되면 1승이 100승이 되고, 1000승이 될 수 있지 않겠냐"며 "제가 내년에 데뷔 30주년이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다 보면 뭘 해도 잘 될 때가 있고,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될 때가 있다. 그런 리듬 자체가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한다. '1승'도 그렇다. '1승'이라는 영화를 통해 관객분들이 '이게 인생의 축소판 아닐까'라고 생각하시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송강호는 '1승' 속 인물들의 간절한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봤다. 송강호는 "사실 전 살아오면서 승리한 지점도, 포기한 지점도 없다. 배우로서의 삶을 성실하고, 묵묵하게 걸어왔다. 어떤 것을 포기하고, 어떤 것을 취해야 했던 것도 없는 것 같다"며 "굳이 말씀드리자면 작품을 선택하는 것도 일종의 포기라고 생각한다. 어떤 작품은 거절할 수도, 어떤 작품은 선택할 수도 있다. 저 스스로도 성공이 보장된 시나리오를 포기해 본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사실 작품들의 결과는 알 수 없지만, 위험하면서도 두려운 선택들을 쭉 해온 것 같다. 30년 동안 쭉 결과가 좋았던 구간도 있고, 최근처럼 결과가 안 좋았던 구간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 선택을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저도 사람인지라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선택을 잘못했다'는 부분은 없었다. 안전한 선택을 포기했다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송강호는 "전 여전히 첫 촬영 때마다 두근거리고, 긴장되고, 두렵기도 하고, 구역질이 나기도 한다. 안 당해 본 사람은 모른다"며 "그럼에도 그런 자극들이 없으면 안 된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송강호는 "올해는 참 드라마틱한 한 해를 보낸 것 같다. 작품의 성공과 실패를 떠나서 장르를 뛰어넘어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다양한 인물들을 연기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았다"며 "결과까지 좋으면 금상첨화겠지만, 결과를 떠나서 '삼식이 삼촌' 속 삼식이 삼촌과 '1승' 김우진을 넘나드는 것이 저에겐 도전이자 성취였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끝으로 송강호는 "'1승'이 관객분들에게 사랑받길 바란다. 동시에 제 마음의 고동을 치게 하는 작품들을 계속하는 것이 제 마음의 '1승'"이라며 "올해는 '1승'으로 마무리하고, 내년 4월 초쯤부터 시리즈 '내부자들'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인사했다.

1승 송강호 인터뷰 / 사진=키다리스튜디오,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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