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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배우 만들어주세요" 김범수, 팬들과 25년 역사 담은 영화 '여행' [ST종합]
작성 : 2024년 12월 06일(금) 15:44

김범수 / 사진=권광일 기자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가수 김범수가 25년 역사를 담은 콘서트 영화로 팬들을 찾는다.

6일 김범수의 25주년 콘서트 실황 영화 '김범수 25주년 콘서트 필름 : 여행'(감독 고은경·이주현) 언론 배급 시사회 및 기자 간담회가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김범수를 비롯해 고은경 이주현 감독이 참석했다.

이날 김범수는 "어쩌다 보니 배우가 돼 버린 가수 김범수"라고 소개하면서 "저에게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이주현 감독은 "대한민국 탑배우와 함께 하게 돼 기쁘다"고, 고은경 감독은 "김범수 님과 같이 하면서 떨리고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김범수는 "개인적으로 제 작품이 영상이든 음원이든 모니터하는 것을 굉장히 부끄럽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제 얼굴을 스크린으로 마주보고 있는 자체가 처음에는 너무 두렵고 부끄럽더라. 쭉 보면서 나중에 제 얼굴이 보이기 보다는 영화 속 사연자들의 이야기와 제 노래가 삶의 일부분이 되어버린 이야기들이 먼저 보이고 들리기 시작하더라. 그분들의 사연과 제 노래가 25년 동안 켜켜이 쌓이면서 만들어낸 흔적들, 이게 이 영화의 주된 스토리고 그분들이 주인공이구나 생각이 드니까 덜 민망하더라"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제가 모니터를 부끄러워하는 이유는 제가 제 자신에게 박한 것 같다. 저는 제 자신이 아무리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도 제 스스로에게 칭찬하는 일이 그리 없었다. 제가 올해 활동하면서 조금 변한 게 있다면 아주 작은 결과에도 제 자신에게 칭찬해주는 습관을 하고 있다. 제 자신을 칭찬해달라고 하셨는데 오늘만큼은 자신 있게 25년간 잘 살았고 올 한 해 열심히 잘했고 그래서 좋은 결과물로 여러분들께 인사드릴 수 있어서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고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범수는 지난 25년을 돌아보면서 "축복받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늘도 많은 분들이 이 필름을 봐주신다는 자체가 뭉클하고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올해 계획이 참 많았고 가수로서 25년 한 것을 자랑하고 싶다기 보다는 변함 없이 25년간 사랑해주신 분들께 작은 선물을 안겨드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정규앨범을 발표했고 투어도 하게 됐다. 씨네콘서트 계획은 원래는 없었다. 올해 굉장히 럭키가 많이 찾아온다고 생각이 드는 게 롯데시네마나 제작사나 저에게 필요한 분들을 적재적소에 만나게 해주셔서 올해 제가 준비했던 모든 프로젝트들의 피날레를 연말에 개봉할 수 있게 된 것 자체가 저에겐 너무나 큰 축복이고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인생을 바라보면 큰 변화가 있었고 10년, 20년 후 저를 돌아보면 지금의 미성숙함이 보일 거다. 그때는 더 나은 사람이 되어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있기 때문에 지금의 성숙함보다는 겸허한 마음으로 더 성숙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잘 활동하는 다짐을 해보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영화를 개봉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범수는 영화 속 감정 연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배우분들 기억에 남는 수상소감 중에 황정민 배우님의 '밥상에 숟가락만 얹었을 뿐인데'가 있는데 사실 저는 뼈저리게 느끼진 못했다. 저렇게 연기를 잘해놓고 왜 그런 말씀을 하실까. 그냥 하시는 말씀이겠지 했는데 저는 한 게 아무것도 없는데 마치 풍부하게 감정 연기를 한 것처럼 잘 촬영해주시고 분위기를 만들어주신 것 같다. 그 순간들은 민망했지만 결과로는 잘 나온 것 같아서 공은 두 감독님께 돌리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주현 감독, 김범수, 고은경 감독 / 사진=권광일 기자


영화에는 김범수 노래와 함께 한 팬들의 다양한 사연들이 담겼다. 이주현 감독은 "콘서트 형태가 크게 두 가지 있지 않나. 스타디움에서 하는 대규모 콘서트, 정통적인 홀에서 열리는 콘서트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스타디움은 기본적으로 발산의 에너지를 갖는다면 홀 콘서트는 수렴되는 에너지를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중에서도 김범수 님은 중력이 가장 센 가수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공간을 빨아들이는 힘이 있다고 생각했다. 일반적인 아이돌 콘서트는 퍼포먼스나 화려함이 있기 때문에 잘 전달되겠지만 (김범수 콘서트는) 현장의 느낌을 어떻게 필름화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컸다. 그래서 노래와 무대에 가장 집중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했고 그래서 범수 님과 아이디어를 내다가 진정성을 많이 생각했다. 25년 동안 노래와 함께 해온 팬들의 이야기를 모아서 에피소드로 만들고 그 안의 공연들을 노래에 집중될 수 있는 연출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범수는 "영화에 제 사연도 있다. 5년 전 (급성 후두염으로 공연을 취소한) 사건, 그 이후에 슬럼프를 극복하는 스토리, 이후 '지나간다'까지 이어지는 감정연기, 그런 부분들이 제 이야기인데도 불구하고, 제가 이미 다 담은 내용들을 보는 건데도 볼 때마다 뭉클하고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장면들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가장 마지막에 나온 '보고싶다' 사연은 한 남매의 이야기다. 누나가 세상을 떠난 동생에게 하는 그 짧은 사연이 저는 촬영하면서 눈물이 울컥 울컥 나왔다. 이유는 너무 담담해서였다. 현실 남매의 이별은 저런 것이구나. 하지만 덤덤함이 그저 애정이 없는 덤덤함이 아니라 슬픔을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로 슬픈 마음이 툭 던지는 말로 나올 때 주체할 수 없는 슬픔 같은 게 느껴졌다. '보고싶다' 나올 때 여러분들 사연 하나하나가 별이 되어서 하늘 위로 올라가고 나중에 같이 합창을 하면서 메아리처럼 울려퍼지는 모습을 봤을 때 가수로서 제가 그리고만 있었던 '내가 많은 분들에게 좋은 것들을 전달하고 싶고 그런 것들이 여러분들 삶의 일부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들이 형상화돼서 그려져 있더라. 참 감동이 되었던 장면이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김범수는 영화에 많은 아이디어를 내며 직접 여러 부분에 참여했다고. 고은경 감독은 "같이 모니터링하면서 했는데 부끄러워하셔서 처음에는 못 보시더라. 점점 자신감이 붙으시면서 '이런 부분은 제가 이렇게 해볼까요?' 연기를 해주셨다. 시사를 진행하면서 믿고 함께 가주셨지만 매번 감사하다고 하시면서 아이디어를 주셨다. 말씀해주신 덕분에 구성을 바꾼 부분이 있는데 하고 보니 더 좋아서 '다음 번에는 연출도 도전해보셔도 좋을 것 같다' 할 정도로 센스가 좋으시다. 매번 감탄했다"고 밝혔다.

이주현 감독은 "영화 사운드는 범수 님께서 총괄하셨다. 감정선을 끌어올리는 사운드들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덧댔다.

김범수는 팬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오늘 이 자리에 (가수) 최유리 님이 오셨는데 개인적으로 위로를 많이 받고 팬이라고 자청하는 한 사람으로서 감사하게 생각하는 게 저는 사실 지금까지 팬들의 마음을 아주 완전히는 이해를 못했던 것 같다. 저를 사랑해주시는 이유가 어떤 것일까. 너무 감사한 마음만 있는데 그걸 제가 정확하게 그려내질 못하겠더라. 제가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최유리 님의 노래를 들으면서 느꼈던 감정과 가수를 바라보는 애정을 제가 경험하면서 '팬들이 저에게 주셨던 사랑이었구나'라는 걸 깨닫게 됐다. 팬들의 감사함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를 비로소 이제서야 알게 됐다. 이전에 팬들에게 느꼈던 감사함과 지금의 감사함은 전혀 다른 형태의 고마움과 감사함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제가 계속 갚아나가야 할 고마움이고 한마디로 정의를 내리기가 어렵다. 제가 제 마음 속에 아무리 다 표현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그런 고마움이고 감사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주인공인 영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25년 노래에 담긴 사연자 모두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사연은 네 다섯 개 정도밖에 실리지 않았지만 제 노래를 통해서 많은 사연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이 영화를 보시게 된다면 함께 제가 해온 음악 여행을 되돌아보면서 소중한 시간들을 되짚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고 그 분들에게 작은 선물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고은경 감독은 "싱어롱관을 롯데에서 해주신다고 했다"면서 "범수님 천만 배우 만들어주세요"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범수 25주년 콘서트 필름 : 여행'은 11일부터 전국 롯데시네마에서 만나볼 수 있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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