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12월 평창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는 조금은 특별한 훈련이 진행 중이다. 눈도 없고 루지를 위한 시설도 하나 없는 아시아 4개 개도국(캄보디아, 네팔, 필리핀, 몽골)에서 12명의 선수단이 대한민국 루지 선수단과 합동훈련을 위해 방문했다.
이번 합동훈련은 ODA(공적개발원조)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기술적으로 합동훈련을 통해 우리 선수들은 경기력 향상 등의 이득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훈련을 강행하는 이유는 대한민국 루지의 세계 경쟁력 확대와 아시아 무대 저변 확대를 시도하기 위함이다. 대한루지경기연맹의 이런 활동들에 대해 국제루지연맹은 지도자 2명을 합동훈련에 파견하는 등 연맹의 노력에 화답했으며, 이들에 대한 체제비는 2018 평창기념재단이 지원해줬다.
국제루지연맹 스포츠디렉터 메티아스 보우모는 "고인 무대에서 성대한 축제를 열고 싶은 사람은 없다"며 내년 2월, 평창에서 아시아 최초로 월드컵을 개최하고 앞으로 대한민국을 무대로 많은 이벤트를 기획하는 이유 중 하나로 개도국 초청 합동훈련을 꼽았다.
단, 앞서 언급한 아시아 종목 저변 확대를 위해서는 이번 합동훈련을 계기로 지속적 훈련을 통해 성공적으로 국제무대에 데뷔해야만 한다. 따라서 연맹은 초청 선수단의 나이를 성인올림픽 보다 비교적 출전권 확보가 쉬운 2028 동계청소년올림픽 참가 나이대인 2010-2013년생으로 제한했다. 궁극적으로 연맹은 일회성이 아닌 매년 훈련의 장을 제공하여 그들의 동계청소년올림픽 데뷔를 지원하고자 한다. 2022년도 동일 사업에 참가한 태국 루지 선수 2명이 지난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에 성공적으로 출전한 사례도 있다.
이번 합동훈련 참가를 위해 몽골에서 온 마리나타 선수는 "살면서 이런 시설은 처음 본다"며 입을 다물지 못했고 올림픽슬라이딩센터를 비롯한 평창동계올림픽의 유산과 대한체육회 평창동계훈련센터의 시설 및 규모에 다시 한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대한민국 청소년대표인 배하영 선수는 "나도 부족하지만 내가 경험한 것을 공유하면서 얻는 것이 분명히 있다. 개도국 초청 선수들과의 훈련이 큰 자극과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맹 박지은 회장은 "이번 합동훈련은 단순한 기술 전파를 넘어 스포츠를 통한 글로벌 협력과 우정을 다지는 장"이라며 "앞으로도 루지를 통한 아시아 국가간 스포츠 교류를 위해 체육회를 비롯한 다양한 관계 단체와 협력하여 ODA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합동훈련은 대한체육회 주최, 대한루지경기연맹 주관으로 문화체육관광부 그리고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기금 후원을 통해 12월 15일까지 강원도평창에서 국제루지연맹의 전문지도자들을 통해 체계적으로 진행된다. 해당 사업을 통해 대한민국은 루지 종목의 글로벌 위상을 강화하고 개발도상국 선수들에게 더 큰 도전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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