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동=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조현우(울산 HD)가 2024 K리그 최고의 별로 선정됐다. 조현우는 골키퍼에 대한 관심 촉구와 함께 어려운 친구들을 돕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조현우는 29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1 MVP를 차지했다.
조현우는 총 140표 중 90표를 획득(감독 8표, 주장 7표, 미디어 75표), 63.36표를 받아 이번 시즌 최고의 별이 됐다. 안데르손(수원FC)은 20.26점, 양민혁(강원)은 16.38점을 받았다.
올 시즌 조현우는 전 경기(38경기)에 출전해 40실점으로 울산의 뒷문을 지켰다. 클린시트 14회를 기록했으며, 라운드 MVP 2회, 라운드 베스트11 11회에 선정됐다. 울산은 조현우의 활약에 힘입어 리그 3연패 대업을 썼다.
수상 직후 조현우는 눈물과 함께 "공 하나만 보면 늦게까지 축구하고 행복했던 어릴 적 조현우가 생각난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축구하는 친구들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MVP 상금은 그 친구들을 위해 쓰겠다"고 밝혔다. MVP 상금은 1천만 원이다.
시상식이 끝난 뒤 취재진을 만난 조현우는 "믿기지가 않는다. 울산 선수들 덕분에 받은 것이라 생각한다. 내년에 또 받지 말라는 법 없으니 최선을 다해서 팀에 도움이 되고 좋은 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현우는 "어릴 때부터 축구 선수가 돼서 어린 친구들에게 꿈이 되고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오늘 MVP를 받으면서 누군가의 꿈이 될 수 있어 기쁘다. 누군가는 저를 보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구선수의 꿈을 갖길 바랐다. 저는 앞으로도 힘든 환경 속에서 축구를 하는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상 두 번째 골키퍼 MVP다. 2008년 이운재(수원) 이후 16년 만에 골키퍼 MVP가 탄생했다. 조현우는 "골키퍼가 관심받기 힘든 포지션이다. K리그에 훌륭한 골키퍼들이 많다. 저도 기사를 보면서 알게 됐는데 골키퍼 MVP 수상이 오래됐더라.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좋은 골키퍼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많이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저로 인해서 K리그 골키퍼들이 전 세계에서도, 국가대표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크다"고 동료 골키퍼들에게 응원의 말을 보냈다.
이어 "모두 공격수 하고 싶어 하지 않나. 이런 계기를 통해 골키퍼를 하고 싶어 하는 꿈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MVP 상금 1천만 원 기부에 대해서 "가족들과 이야기를 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열심히 축구하고 하루하루 행복해하는 친구들에게 기부하고 싶다. 생각은 했지만 오늘 상을 받게 되어서 실천할 수 있게 되어 행복하다"고 답했다.
만약 이운재와 MVP 경쟁을 펼쳤다면 어땠을까. 조현우는 "그 당시 제가 있었다면 이운재가 아니라 제가 받았을 것 같다"라며 "이운재가 워낙 훌륭한 선수지만 농담삼아 말을 해보고 싶다"며 웃었다.
작년에도 MVP 후보에 올랐지만 김영권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조현우는 "작년에도 받고 싶었는데 훌륭한 선수가 많아서 받을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올해 좋은 기회가 되어 받게 됐다. 기분이 상당히 남다르다"라면서 "받는 순간 이 기분을 내년에도 느끼고 싶다고 생각했다. 동기부여가 됐고 축구를 하면서 잊지 못할 소중할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울산은 내일(30일) 포항과 코리아컵 결승전을 치른다. 조현우는 "내일 있을 코리아컵,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여기서 절대로 멈추지 않는 선수가 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울산의 분위기는 좋지 않다. 울산은 지난 26일 2024-2025시즌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ACL) 조별리그 5차전 상하이 포트(중국)에 1-3으로 패했다. 울산은 조별리그 전경기를 모두 패하며 조기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조현우는 "김판곤 감독님이 지나간 것은 잊어버리라고 하셨다. 코리아컵 매우 중요한 경기다"라면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경기만 생각해서 울산 팬분들께 트로피를 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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