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그룹 뉴진스(NewJeans)가 하이브를 향해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했다.
28일 서울 강남구 스페이스쉐어 삼성역센터 갤럭시홀에서 뉴진스(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의 전속계약해지 관련 긴급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앞서 뉴진스는 지난 13일 김민지, 하니 팜, 마쉬 다니엘, 강해린, 이혜인 등 멤버 5인의 본명으로 소속사 어도어에 '전속계약 위반사항 시정 요구의 건'이라는 제목의 내용증명을 발신했다. 이들은 어도어에 "이 서신을 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말씀드리는 전속계약의 중대한 위반사항을 모두 시정하라"고 요구하며 불이행시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지난 20일 어도어 사내이사직에서 사임한다며 하이브를 떠났고, 뉴진스가 요구한 민희진 전 대표의 어도어 대표이사직 복귀는 무산됐다.
멤버들이 주장한 14일 기한은 28일까지였다. 이들은 기한 마감 6시간을 앞둔 이날 오후 6시께, 메일을 통해 오후 8시 반부터 긴급 기자회견을 연다고 전했다.
이날 뉴진스 멤버들은 각자 인사 후 자신들의 입장을 피력했다. 먼저 하니는 "9월에 했던 유튜브 라이브 방송과 2주 전 시정요구 내용증명은 다섯 명 다 결정하고 진행한 내용이라는 걸 한 번 더 말씀 드리고 싶었다"며 "긴급 기자회견을 갖게 된 이유는 저희가 보낸 시정요구에 대한 시정기한이 오늘 12시 되면 바로 끝난다. 그런데 오늘 업무 시간이 다 끝났는데도 하이브와 현재 어도어는 개선 여지나 저희 요구를 개선할 의지를 보여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입장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싶어서 저희끼리 많은 대화를 나눴다. 저희가 어도어를 떠나는 이유는 굉장히 간단하다. 뉴진스는 어도어 소속 아티스트고 어도어는 뉴진스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고 회사로서 가장 기본적인 의무인데 어도어는 뉴진스를 보호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고 전했다.
민지는 "뉴진스와 어도어 간의 전속계약은 29일 자정부터 해지될 것을 말씀 드린다. 시정 요구를 드렸고 그 기한이 자정이 되면 끝이 나는데 어제 내용증명에 따른 조치사항, 마지못한 입장문과 계속해서 이어져오는 보여주기 식의 메일뿐, 실제 저희가 요구하는 사항들은 하나도 이뤄지지 않았다. 라이브를 통해서도 저희 의견을 수차례 전달드렸는데 무성의한 태도에 지치고 우리의 요구를 들어줄 마음이 없구나 느꼈다. 업무 시간이 지났고 자정까지 4시간도 채 남지 않았는데 어떤 시정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섯 명은 전속계약을 즉시 해지할 것이다"고 말했다.
다니엘은 "전속계약이 해지되면 다섯 명은 더이상 어도어 소속 아티스트가 아니게 될 거다. 어도어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저희가 진정으로 원하는 활동을 해나가려고 한다. 다만 지금까지 약속돼 있고, 계약돼 있는 스케줄들은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해린은 위약금에 대해 "저희는 전속계약을 위반하지 않았고 위반한 적이 없다. 지금까지도 최선을 다해서 활동하고 있는데 저희가 위약금을 내야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지금의 어도어와 하이브가 계약을 위반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일어났고 어도어와 하이브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혜인은 뉴진스 상표권에 대해 "오늘 자정이 넘어가면 저희 다섯 명은 저희 의지와 상관 없이 당분간은 뉴진스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할 수 있다. 그래도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뉴진스라는 이름을 포기할 마음도 없다. 저희는 뉴진스라는 이름과 권리를 온전하게 확보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지는 어도어에서 내용 증명을 보냈다고 전했다. 민지는 "기자회견 한 시간 남기고 (어도어에서) 메일을 보내오셨다. 메일을 보니까 다시 한 번 심각하다고 느끼게 해주더라. 메일의 주 내용은 14일이란 시간이 부족했다는 거였다. 해당 내용은 9월 라이브에서도 드렸던 말씀인데 내용증명 기간을 맞추려는 성의도 없이 시정 요구 기한이 자정까진데 내일 도착하는 내용증명도 보내셨다고 하더라. 내용증명은 거짓말과 변명 뿐이었다. 저희 요구가 시정되지 않았음으로 예정대로 해지할 예정"이라고 했다.
향후 소송은 없을 것이라 내다봤다. 민지는 "어도어와 하이브가 계약을 위반한 것이라 전속계약 효력은 없어지므로 활동에는 장애가 없을 거다. 저희는 꾸준히 활동할 수 있기 때문에 가처분을 소송할 필요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민희진 전 대표와 계속 일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다만 법적인 내용에 대한 질문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가처분 소송 여부 등에 대한 물음이 나왔으나 혜인은 "앞으로 그런 문제들에 대해서 상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고, 민지는 "법률적인 이야기는 추후에 드려야겠지만 저희 같은 계약해지 케이스가 한 번도 없어서 저희도 이렇게 말씀 드리고 저희 의견을 전달드리는 거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후 어도어는 공식입장을 냈다. 어도어는 "내용증명에 대한 회신을 받기도 전에 충분한 검토 없이 전속계약해지 기자회견을 계획하고 진행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전속계약 당사자인 어도어는 계약을 위반하지 않았고, 일방적으로 신뢰가 깨졌다고 주장한다고해서 해지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어도어와 뉴진스 멤버들 간에 체결된 전속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다. 따라서 향후 일정도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어도어와 함께 해주시기 바란다"면서 "당사는 아티스트들에게 수차례 만남을 요청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마음을 열고 만나서 진솔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