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배우 공유와 서현진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던 '트렁크'. 기대와 다른 아쉬움을 남겼다. 이혼한 아내가 요구한 기간제 결혼이라는 주제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듯싶었지만 알맹이가 없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트렁크'는 호숫가에 떠오른 트렁크로 인해 밝혀지기 시작한 비밀스러운 결혼 서비스와 그 안에 놓인 두 남녀의 이상한 결혼 이야기. 해당 작품은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연출을 맡은 김규태 감독과 '화랑'의 박은영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 게다가 공유와 서현진의 만남이라고 전해져 공개 전부터 기대가 쏟아졌다.
하지만 지난 29일 8부작이 공개되고 기대는 실망감으로 돌아왔다는 평이다.
극 중 한정원(공유)과 이서연(정윤하)은 어릴 적부터 모든 걸 함께하며 결혼한 사이. 하지만 어떤 사건으로 두 사람은 이혼을 하게 됐다. 사이가 틀어졌지만 한정원은 여전히 이서윤을 사랑하는 상황, 이서윤은 한정원에게 기간제 결혼 서비스에 응하라고 요구했다.
이서윤이 전부였던 한정원은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 요구에 응했다. 한편 기간제 결혼 매칭 업체 NM 소속 노인지(서현진)은 네 번째 결혼을 마치고 다섯 번째 결혼을 준비하는데 상대는 한정원이었다.
서로 감정 없이 시작된 관계였지만 노인지와 한정원은 시간이 흐르며 서로 치유의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인물들이 비상식적, 비정상적 감정선과 애정선을 갖고 있는 데다 성폭행, 스토킹, 마약 등 불편한 요소들이 끊임없이 나오며 피로감을 높였다.
또 빌드업 과정이 너무 길기도 했다. 총 8부작 중 5부작까지 노인지와 한정원의 평범하면서도 비정상적인 결혼 생활 과정이 다뤄졌고 지루하고 무슨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지 알 수 없다는 듯한 느낌이 계속됐다. 몰입감 역시 떨어졌다.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19금 애정신들도 몰입을 깼다. 극 초반 이서연과 윤지오(조이건)의 정사신은 맥락상 뜬금없는 듯 느껴졌고 수위도 '뜬금없이' 높았다는 느낌을 줬다.
화려하게 막을 올렸지만 왠지 알맹이가 없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운 '트렁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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