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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비-사이드' 지창욱, 비주얼 100점 연기 100점 [인터뷰]
작성 : 2024년 11월 28일(목) 17:26

강남 비-사이드 지창욱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배우 지창욱은 '강남 비-사이드'의 윤길호를 바라보며 애잔함과 복합적인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명이 있으면 암이 있듯, 화려한 도시 강남 이면에는 윤길호처럼 살아남기 위해 거친 인생을 살아온 인물도 있었다. 지창욱은 그런 윤길호의 삶의 방식을 이해하기 힘들면서도 마치 역할놀이를 하듯 '길'며들었다.

지창욱이 의문의 브로커 윤길호로 열연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강남 비-사이드'(극본 주원규·연출 박누리)는 강남에서 사라진 클럽 에이스 재희(비비)를 찾는 형사와 검사, 그리고 의문의 브로커 세 사람이 강남 이면에 숨은 사건을 쫓기 위해 서로 다른 이유로 얽힌 추격 범죄 드라마다. 27일 마지막 7, 8회 공개를 끝으로 종영했다.

지난 25일 OTT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강남 비-사이드'는 한국 1위를 일주일 넘게 지켰으며, 디즈니+ TV쇼 부문 톱 1, 월드와이드 1위에 등극했다. 지창욱은 "전 세계 1위라고 하니 좀 부담스럽다. 성적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좋아서 기분이 좋았다. 저뿐만 아니라 저희 팀 모두가 다 고생하면서 촬영했던 기억이 있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고 봐 주셔서 기분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창욱은 전작 디즈니+ '최악의 악'에서 강력반 형사 박준모 역을 맡아 강렬한 액션 연기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번에는 강남 포주 윤길호 역으로 또 한 번 강렬한 액션을 선보였다. 지창욱은 "'최악의 악' 때와 또 다른 느낌이었다. 다른 느낌을 내려고 노력했다. '최악의 악'은 더 감정적이고 개싸움 같은 느낌이라면 이건 액션을 보여줬다. 현장에서 무술 감독님이랑 얘기도 많이 하고 그랬다. 액션은 '최악의 악' 때나 지금이나 똑같이 힘들었다. 몸으로 하는 거라서 체력도 체력이지만 다치지 않으려 리허설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가 맡은 박준모, 윤길호의 강렬한 이미지가 겹쳐보인다는 말에는 "저는 겹친다는 생각 자체를 잘 안 했다. '최악의 악'이나 '강남 비-사이드'는 전혀 다르고 캐릭터도 다르기 때문에 겹친다는 느낌을 못 받았다. 얼마 전에 헬스장에 갔는데 친한 형이 '두 세계관이 연결되어 있는 거냐'고 물어봤다. 아무래도 제작사도 같고 배우들이 겹치니까 그렇게 보였나 보다. 심지어 '최악의 악'이랑 같은 감독님이냐고 물어보는 분들도 많았다. 임팩트 있는 배우들이 겹치다 보니까 비슷하게 생각하는가 보다"라고 이야기했다.

강남 비-사이드 지창욱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번 작품을 통해 '최악의 악'에서 호흡을 맞췄던 비비(김형서), 제작사 사나이픽처스와 재회했다. 그는 비비와의 두 번째 호흡에 대해 "'최악의 악' 때보다 '강남 비-사이드' 때 훨씬 더 편해진 느낌이다. 관계도 많이 다르지만 '최악의 악' 때는 서로 애정 아닌 애정의 관계에 놓여있다고 봤을 때 조금 긴장감이 있는 느낌이었다. 서로 눈치를 보고 간을 봤다면 '강남 비-사이드' 때는 훨씬 편한 상태에서 촬영했다. 그래서 형서 씨도 제가 더 편해진 느낌 아니었을까"라고 했다.

극 중 윤길호는 재희를 찾기 위해, 형사 강동우(조우진)는 딸을 찾기 위해 공조한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각자 소중한 사람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지창욱은 "개인적으로 윤길호는 결핍에서 오는 것이 크다고 생각한다. 길호는 가족의 부재가 큰 친구다. 결핍이 엄청 많다. 어렸을 때 가족이 없었고 사람이 없었고, 거기서 오는 결핍에서 시작된다. 강동우와는 그런 차이가 있지 않을까"라며 "재희와 길호, 정화(박주원)는 결핍이 있는 친구들끼리 모인 유사 가족 같은 관계다. 그러다 보니 진짜 딸을 둔 강동우와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왜 그렇게까지 윤길호가 자신의 몸을 던졌을까에 대해서는 "길호가 재희를 구하기 위해, 재희의 복수를 위해 자신을 사지로 내모는 모습을 보면서 그 이유를 납득하는 게 쉽지 않았다. 명확한 건 납득을 해야 했고, 그 연기를 해야 했다. 길호는, 저는 재희를 사랑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는 데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본인의 자존심도 있을 것이고, 무적자의 신분으로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삶의 미련이 없기 때문에 길호 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창욱은 자신과 윤길호가 많이 다르고, 윤길호가 왜 이렇게 험한 삶을 살아가는지 이해가 안 됐다며 "저는 연기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계속 납득을 해가는 과정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렇다고 해서 길호를 애정하지 않는 건 아니다. 저와 다를 뿐이고, 오히려 연기하면서 즐거웠다. 이 친구들이 살아가는 환경이 너무 재밌었고 즐거움을 느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윤길호를 만들면서 가장 신경을 많이 쓴 게 비주얼적인 부분이었다. 윤길호의 얼굴에 나 있는 상처라든가, 옷이나 액세서리, 헤어스타일 이런 게 저한테는 그냥 재밌었고 극단적으로 얘기해서 소꿉놀이, 역할놀이 하듯이 그런 재미가 있지 않았나"라며 "이 사람의 매력은 선과 악 어딘가에 위치해 있는 이도 저도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서적으로만 봤을 때는 애잔하고 복합적인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직업적으로 포주인데 그의 삶이나 정서로 들어가보면 되게 애잔하고 복합적인 매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게 지창욱은 마치 상처입은 흑표범을 연상케 하는 윤길호를 완벽히 표현했다. 극의 중심을 잡은 것은 물론, 그가 등장하는 신마다 음악과 조명 등이 어우러져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창욱은 "그런 느낌이 든다면 촬영, 조명팀, 편집과 음악에 감사하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특히 극 중 '콜로세움'이라 불리는 곳에서 펼쳐지는 윤길호의 강렬한 케이지 액션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고급 외제차가 둘러싼 원형 케이지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선수에게 배팅을 하고, 상의를 탈의한 선수들은 한 명만 살아남을 때까지 죽고 죽이는 장면이다. 이에 대해 지창욱은 "상의 탈의를 하고 싸우는 건 반대라기보다는 걱정을 했다. 그게 효과적으로 연출이 될까 고민을 했다. 옷을 입어야 타격감도 느껴지고 할 텐데 벗으면 효과가 있을까 했다"며 "그래서 감독님한테 '괜찮을까요?' 여쭤봤고 감독님께서 '괜찮을 것 같은데요?' 서너 번 정도 그랬다. 이게 맞다고 판단을 하신 거니 따라갔다. 힘들고 고생하면서 촬영을 했고 다행히 재밌게 나온 것 같다. 되게 힘들었지만 나름 뿌듯한 결과물이 나온 신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렬한 액션 연기를 위해 따로 무술은 배우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창욱은 "특별히 운동을 했다거나 하지도 않았다. 운동을 해서 갑자기 우락부락 몸이 좋게 나오는 것도 인위적으로 나오는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애써 운동은 안 했다. 리허설 열심히 하고 무술 감독님과 회의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촬영 당시 의상과 관련한 비하인드로 "일단 너무 추웠는데 제가 의상 선택을 하다 보니까 다 따뜻한 의상을 선택한 거다. 촬영을 하다 보니 나만 퍼나 무스탕 같은 두꺼운 옷을 입고 있더라. 내 옆의 여자 배우들은 얇은 옷을 입다 보니까 나름 미안하면서 눈치가 보이고, 한편으로는 안심을 했다. 그런 생각하면서 촬영을 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강남 비-사이드 지창욱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연출을 맡은 박누리 감독과는 특별한 인연이 있었다. 지창욱은 "감독님에 대해 많이 알아봤다. 같이 작업할 지도 모르는 이분은 어떤지 주변에 물어봤더니 평이 굉장히 좋더라. 강단 있고 끈기가 있고 현장에서 믿을 만한 연출이라는 말을 들어서 믿음이 확 갔다"며 "그런데 감독님의 어머니께서 '최악의 악'에 출연한 저의 장모님이었다는 것은 그 이후에 알게 됐다. 박누리 감독님의 가족이 재밌는 것 같다. 어머니는 배우이시고 큰딸은 감독, 동생은 배우다. 어머니는 배우이시니까 '여기는 내가 할 만한 역할은 없는데?' 하시는 피드백이 와서 너무 재밌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셋이 있으면 웃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지창욱은 윤길호 말고도 연기하면 재밌을 것 같은 인물로 하윤경이 열연한 민서진 검사 역을 꼽았다. 그는 "사건을 파헤치려 했다가 유혹에도 흔들리기도 했다가 이런 인물이 연기적으로 재밌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저는 인물의 흔들리는 감정이 재밌더라. 예를 들어 정의로운 사람이 있다고 했을 때 '정의로운 사람도 이것 때문에 흔들리네?' 이런 게 재밌다. 본인이 안 흔들리고 자기 철학을 잘 지키는 것 같지만 어떤 순간 찾아오는 내적 갈등 포인트가 재밌는 것 같다"고 밝혔다.

지창욱은 차기작으로 디즈니+ '조각도시'를 촬영 중이다. 그는 "'조각도시'는 영화 '조작된 도시'를 시리즈화 한 작품이다. 처음에 들었을 때 마음이 갔다. 글을 보고 재미가 없으면 안 되겠다 했는데, 글이 재밌더라. 그래서 했는데 하다 보니 액션이 너무 많았다"며 "액션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1도 없다. 액션이 훌륭하다고 생각 안 하고 그 이상의 확장성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너무 액션으로만 국한되는 건 반갑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지창욱은 이제는 액션에서 벗어나 휴머니즘이나 멜로,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맡고 싶은 역할에 대해서는 "정해 놓은 역할은 없다. 뭔가 새로운 도전을 계속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언젠가부터 목표가 없어지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는 '올해는 이런 게 목표야' 정해놨다면 언젠가부터는 그런 게 없어졌다. 막연하게, 무사히 다치지 않고 즐겁게 작품을 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을 뿐이다. 올해를 돌이켜 보면 치열하게 작품을 했던 것 같고 나름 큰 사고 없이 작품을 마쳤던 것 같다. 내년에도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팀원들과 즐기면서 작업하고 싶다. 그게 희망이다"라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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