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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주원 "오매불망 기다렸어요" [인터뷰]
작성 : 2024년 12월 03일(화) 08:02

소방관 주원 / 사진=고스트스튜디오 제공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진심을 다하면 이루어진다. 매 순간 사명감을 잃지 않으려 수없이 고민하고, 몰입한 '소방관' 주원의 이야기다.

영화 '소방관'(감독 곽경택·제작 에스크로드픽쳐스)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 당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투입된 소방관들의 상황을 그린 휴먼 드라마 작품이다.

작품은 코로나19 이슈, 주연 곽도원의 음주운전 논란 등으로 4년 만에 개봉하게 됐다. 주원은 "그 어떤 영화보다 기다렸다. 사명감 같은 게 있었던 영화 같다. 오랫동안 많이 기다렸고, 언제 나올 수 있을까란 생각을 했다. 오매불망 기다렸다"고 개봉 소감을 전했다.

이어 "감독님은 개봉 못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저는 속상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보니까 진심이 닿길 바랐다.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매일매일 애썼는데 진심이 전달 안 될까 봐 걱정했다"고 털어놨다.

소방관 주원 / 사진=고스트스튜디오 제공


주원은 극 중 신입 소방관 철웅 역을 맡아 소방관들의 희생정신과 숭고함을 그려냈다. 어리숙하고 익숙지 않은 모습에서 점점 성장하는 모습을 표현하는 캐릭터다.

다만, 극 중 실수를 저질러 자칫 '밉상캐'로 보일 수 있는 우려도 있었다. 주원은 자신이 맡은 철웅을 최대한 이해하며 녹아들었단다.

그는 "저도 걱정이긴 했다. 어느 작품이나 그런 캐릭터들이 있다. 이해는 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철웅이가 소중한 형을 잃은 상황이라 그렇게 할 수밖에 없지 않나. 소방관으로서 용기나 자세가 딱 바로잡히지 않은 상태에선 충분히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저 같아도 그렇게 생각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소방관으로서 기본적인 훈련을 소화하고, 불에 대한 무서움도 극복한 주원이다. 그는 "처음에 이렇게 불을 많이 지폈네 싶었다. 처음에는 못 들어가겠더라. 들어가자마자 뜨거운 것도 있었고, 처음으로 큰 불을 눈앞에서 봤을 때 걱정이 앞섰다"고 솔직히 얘기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그런 것들이 철웅이 입장에선 많은 도움이 됐던 것 같다. 화재 현장에 처음 나갔을 때, 안타깝게도 방수차가 못 들어가 먼저 투입됐을 때, 화재 진압이 안 된 상태에서 들어갈 때는 경력 있는 분이라면 아무렇지 않게 들어가겠지만, 철웅이 입장에선 긴장했을 것 같고 변수에 더 타격을 받았을 것 같다. 정말 리얼했다. 짧은 시간에도 불이 번지는 것을 눈앞에서 보니까"라며 "감독님은 그냥 배우가 현장에 들어가기만 하면 되는 환경을 오롯이 만들어주셨다"고 말했다.

고충은 없었을까. 주원은 "오히려 배우들은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현장 안에 있는 스태프들이 더 걱정이 됐다. 저희는 산소 마스크 쓰고 있지만, 한 컷 한 컷 끝날 때마다 스태프들의 하얀 마스크가 블랙마스크가 된 모습을 봤다. 걱정이 많이 됐다. 함께 한다는 마음으로 이겨냈다. 저만의 일은 아니였으니까"라고 담담히 얘기했다.

소방관 주원 / 사진=고스트스튜디오 제공


모두가 함께 고생하고, 진심으로 임했기에 '소방관'이 각별하단다. 특히 언론배급시사회 때 모든 배우가 영화를 보고 울컥한 바다.

주원은 "감독님이 기교부리지 않았다는게 정말 어울렸던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너무 기교를 안 부려서 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이 영화에는 기교는 어울리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보는 내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다. 사실 뒷부분이 너무 슬프겠지 싶었는데 초반에 터졌다. 그때부터 울컥울컥 하는 감정이 계속 왔었다. 그 감정이 영화 끝까지 유지가 돼 놀랐다"고 회상했다.

감정을 최대한 절제한 추도식 장면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그는 "가장 고민했던 신이었다. 촬영하는 매일매일 홍제동 화재 영상을 봤다. 마음가짐이 틀어지면 안 될 것 같았다. 촬영장에서 매일매일 그 영상을 보고 아픔을 느껴봤다"며 "감독님이 '이 슬픔을 지금 너가 표현하면 안 될 것 같다. 넌 오히려 더 씩씩하게 든든한 소방관으로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하더라. 한 편으로 감정을 폭발시키고 싶었지만, 감독님 말씀이 맞다고 생각했다. 이 아픔을 이겨내고 소방관으로서 잘해나가야겠다는 마음, 한편으로는 이 슬픔을 유가족에게 맡기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더 참는 느낌으로 연기를 했었다. 영화를 보고 나니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9년 만에 '소방관'으로 스크린 복귀한 주원이다. 그는 "영화적인 갈증이 크다. 거의 9년 만에 스크린 복귀이니까 그래서 더 기대가 된다. 그날 시사회하고 배우들끼리 그런 얘기를 했다. '우리 영화 너무 좋다. 많은 분들이 봤으면 좋겠다. 잘 될 것 같지 않아?'라는 얘기를 했다. 근데 유재명 형이 이제는 안 되는 걸 생각해야 한다더라. 이것 또한 받아들이는 것이 배우들의 몫이 아니냐. 좋은 영화이지만 의미가 안 와닿을 수 있는 영화일 수도 있어 조금 차분해 지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원은 군 전역 후 달라진 마음 가짐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그는 "꽁꽁 싸매지 말자는 생각이다. 다양하게 하자, 멋진 것만 하지 말자다. 예전엔 신비주의도 있지만 요즘엔 소통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한 것에 만족해요. 저는 이 일이 뿌듯하고 보람찼냐가 중요한 사람이에요. 사실 이런 게 흔들리는 순간들이 많기도 했죠. 그런데 어느 순간 그건 내 스타일이 아니구나, 변하지 않는구나를 느꼈어요. 다같이 작품을 위해서 얘기하고, 애쓰고 열심히 촬영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구나를 깨달았죠. 그게 저의 행복이더라구요".

[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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