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울산 HD가 상하이 포트(중국)와 5년 만에 격돌한다.
울산은 26일 오후 7시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상하이 포트와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5차전을 치른다.
현재 울산은 ACLE 무대에서 4패를 기록하며 12팀 중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이번 상하이 포트전, 12월 4일 상하이 선화(원정) 두 경기를 모두 잡아야 8위까지 주어지는 16강 티켓을 따낼 수 있다.
최근 울산의 분위기는 최고조다. 지난 23일 안방에서 펼쳐졌던 수원FC와 하나은행 K리그1 38라운드 최종전에서 4-2 승리를 거뒀다. 이미 리그 3연속 우승을 확정한 가운데 성대한 대관식이 열렸는데, 난타전 끝에 홈 팬들 앞에서 화려한 마무리를 선보였다.
주포인 야고가 부상에서 돌아와 페널티킥으로 포문을 열었고, 김민준은 주발인 왼발이 아닌 오른발로 득점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축구 천재'이자 플레잉코치인 박주영이 대미를 장식했다. 지난 10일 친정인 FC서울과 37라운드 원정에서 후반에 교체 투입돼 기립박수를 받았던 그가 홈 팬들 앞에서 또 그라운드를 밟았다. 후반 28분 심상민 대신 들어왔고, 후반 39분 환상적인 움직임에 이은 패스로 아타루의 득점을 도왔다. 후반 44분에는 절친한 후배인 이청용의 크로스를 문전에서 슈팅으로 마무리해 1골 1도움으로 골잡이 본능을 과시했다. K리그 통산 287경기에 출전해 101개 공격 포인트(77골 24도움)를 달성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김판곤 감독은 "공격 포인트가 99개라서 15분 안에 해결하라고 했는데, 득점에 도움까지 더 잘해줬다. 역시 우리나라 대표팀, K리그 레전드 다운 가장 아름다운 엔딩"이라며 미소를 보였다.
박주영은 "공격 포인트는 생각도 못 했다. 뛰는데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더라. 선수들과 마지막으로 재미있게 공을 차면서 마무리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 아타루의 골 장면은 슈팅하고 싶었는데, 했으면 안 들어갔을 것이다. 그래서 아타루에게 밀어줬고, 잘 마무리했다. 득점은 청용이가 딱 거기에서 기가 막히게 올려줬다"라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다. 잘 마무리하고 싶다. 팀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겠다"라고 밝혔다.
박주영의 말처럼 아직 울산의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ACLE 두 경기와 오는 30일 포항스틸러스와 코리아컵 결승이 있다. 박주영은 ACLE 선수 명단에 등록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라운드 밖에서 후배들을 도울 예정이다.
울산은 상하이와 5년 만에 맞대결을 펼친다. 통산 전적에서 1승 1무 2패로 열세다. 2018년 3월 7일 2-2로 비겼고, 3월 13일 0-1로 졌다. 2019년 3월 13일 1-0으로 승리했지만, 5월 21일 0-5로 무릎을 꿇었다.
상하이전 필승을 위해 울산은 수원FC전에서 주민규, 김기희, 김영권, 이명재, 루빅손, 보야니치 등 주전들을 아꼈다. 최근 K리그1에서 11경기 무패(8승 3무)를 달리고 있는 만큼 기세를 이어 ACLE 첫 승을 이루겠다는 의지다.
상하이는 중국 슈퍼리그에서 1위를 차지, 23일에는 산둥 타이산을 누르고 FA컵까지 품으며 더블을 달성했다.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 오스카,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출신 마티아스 바르가스, 과거 전북현대에 몸담았던 구스타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뛰었던 우레이 등 호화 멤버를 자랑한다.
10위인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에 울산은 주장인 김기희와 베테랑 김영권을 중심으로 견고한 수비와 함께 결단력 있는 공격력으로 승점 3점을 손에 넣겠다는 목표다.
김판곤 감독은 "선수들은 경기의 중요성을 잘 안다. ACLE에서 울산답지 못한 모습이 있었다. 리그 우승 팀다운 품위를 보였으면 좋겠다. 구성원 모두 그렇게 생각한다. 나머지 4경기에서 결과를 가져와야 다음 스테이지로 갈 수 있다. 선수들도 공감하고 있다. 좋은 외국인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자국 선수들도 중국 대표급이다. 우리가 잘 파악하고 있다. 거기에 대응해서 상대를 존중하고 최선을 다해 우리 쪽에서 컨트롤하겠다"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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