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 측이 이미 지난 3월에 뉴진스의 전속계약 해지 위약금 규모를 따져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하이브의 감사가 시작되기 한 달 이상 앞선 시기로, 일각에서 제기한 소위 '템퍼링' 의혹의 근거로 해석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이브의 감사에 대해 민희진 전 대표는 표절 카드로 반박했으나 실은 이미 뉴진스의 계약 해지까지 염두에 둔 것이 밝혀지며 이번 사태가 민 전 대표가 그려온 시나리오대로 흘러왔다는 것을 방증하는 셈이다.
24일 조선닷컴 보도에 따르면 민희진 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재판 과정에서 민희진 전 대표와 측근으로 알려진 어도어 전 부대표 2명이 지난 3월 14일 나눈 카카오톡 대화록이 공개됐다.
대화록을 보면 민희진 전 대표 등 3명은 이미 3월, 뉴진스가 어도어와 전속계약을 해지할 경우 물어야 할 위약금 액수에 대해 논의했다. 이들이 계산한 위약금은 4500억~6200억 원에 달한다.
그러면서 A부대표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멤버들 탈퇴하는 건 저희 쪽에서도 입는 피해가 너무 큰 것 같다. 과거 앨범들도 다 놓고 나와야 하고, 브랜드들과 계약 같은 것도 다 어도어로 물려 있다"고 적었다.
이는 업계에서 예측한 위약금 액수와 비슷하다. 위약금은 아티스트가 계약기한 내 전속계약 해지시 소속사에 배상해야 하는 금액으로, 잔여 계약기간의 기대수익으로 따진다. 공정거래위원회 표준전속계약서에 따르면 계약해지 당시 기준 직전 2년간 월평균 매출액에 계약 잔여기간 개월 수를 곱한 금액으로 책정한다.
뉴진스의 경우, 1인당 월평균 매출액을 20억 원으로 계산하고, 대화 당시 기준으로 남은 계약기간인 62개월을 곱하면 1인당 금액이 1240억 원이 된다. 멤버 개인별로 월매출에 차이가 있어 수치가 동일하진 않지만 5명의 위약금을 합하면 6000억 원을 넘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 대화가 2024년 3월 14일에 이뤄졌다는 점이다. 날짜를 따져보면 민희진 전 대표 측에 대한 하이브의 감사는 이로부터 한 달 이상 지난 4월 22일에 시작됐다.
더군다나 그간 민희진 전 대표 측은 하이브의 감사에 대해 자신이 표절 문제를 제기하자 시작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민희진 전 대표가 하이브에 표절 문제를 제기한 이메일은 4월 3일이었다. 결과적으로 하이브에 표절 문제를 제기하기 전, 이미 뉴진스의 계약 해지까지 염두에 둔 셈이다. 민희진 전 대표 측이 주장했던 표절 등 각종 문제 제기가 독립을 위한 의도된 공격인 게 아니냐는 주장이 힘을 받을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멤버들은 각 개인이 어도어와 전속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위약금은 민희진 전 대표나 어도어 부대표들과는 무관하다. 그럼에도 민희진 전 대표 등 3명은 이 위약금을 자신들의 피해라고 명시했다. 이들이 경제공동체로서 함께 탈퇴를 모의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앞서 민희진 전 대표는 기자회견 등을 통해 "피프티피프티 사건이 선례로 남지 않았나. 난 그런 바보 같은 짓을 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그러나 해당 대화 내역은 '템퍼링' 의혹을 연상시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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