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한 몸처럼 움직였던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 뉴진스의 운명이 엇갈리게 됐다. 민 전 대표는 퇴사 전 하이브에 수백억 원의 주식 대금을 청구했다. 반면 어도어에 내용증명을 발송한 뉴진스는 최악의 경우, 최대 수천억 원의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다.

민 전 대표는 20일 사의를 밝히기 직전 서울중앙지법에 풋옵션 행사에 따른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민 전 대표는 현재 보유 중인 어도어 지분 18%을 대주주인 하이브에 되사줘야 한다고 요구 중이다. 이는 양측 주주간계약에 따른 것으로 하이브는 어도어의 직전 2개년도 평균 영업이익에 13배를 곱한 값에 민 전 대표의 지분을 되사주기로 약속했다.

민 전 대표는 어도어 측에 오는 2025년이 아닌 올해 말께 풋옵션을 행사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로써 민 전 대표가 받을 수 있는 풋옵션 산정 기준 연도는 2022년, 2023년이 됐다. 민 전 대표는 2개월 여만 지나면 산정 기준 연도가 달라져 더 큰 액수을 요구할 수 있음에도 풋옵션 권리 행사를 서둘렀다. 민 전 대표의 선택을 둘러싼 업계의 의견은 분분하다.

2년 전인 2022년, 어도어는 40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다음 해인 2023년은 335억 원의 흑자를 봤다. 민 전 대표가 올해 말 풋옵션을 행사하겠다고 밝히면서 그의 풋옵션 산정 기준 연도는 적자를 본 2022년이 포함되게 됐다. 민 전 대표는 불과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2025년 풋옵션 행사를 포기하고 서둘러 어도어를 떠났고, 권리 행사를 통보했다.

민 전 대표가 사의를 표하기 전 어도어 측에 내용증명을 발송한 뉴진스는 어떤 상황일까. 아이러니하게도, 남은 전속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면 뉴진스는 어도어 측에 천문학적 액수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엄마’ 민 전 대표가 떠난 어도어에 남은 ‘딸’ 뉴진스는 어도어에 내용증명을 보내면서 사실상 전속계약해지 소송을 예고했다.

뉴진스가 어도어 측에 요구한 시정 사항 중에는 민 전 대표의 대표직 복귀도 포함돼 있다. 이미 뉴진스가 요구한 협의 조정에 실패한 셈이다. 이에 따라 뉴진스가 어도어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진스는 내용증명을 발송하며 어도어를 상대로 승소할 가능성에 무게를 뒀겠지만, 최악의 가능성도 분명 검토했을 것이다. 전속계약 해지 소송에서 패할 경우 뉴진스는 어도어에 3~4000억 원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문제는 뉴진스가 소송에서 어도어의 귀책 사유를 입증해야 승소할 수 있다는 점이다. 홀로 어도어에 남은 뉴진스는 난감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민 전 대표의 경제적 승리가 완전히 보장된 것은 아니다. 현재 하이브는 민 전 대표와의 주주간계약 효력이 상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 전 대표가 퇴사와 동시에 청구 소송을 제기한 이유다. 관련 소송은 주주간계약 소송 판단이 중요하기 때문에 결론이 나기까지 큰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수백억 원을 요구하는 민 전 대표와 수천억 원을 물어줘야 할 가능성에 노출된 뉴진스. 이들에 운명이 어떤 결론을 맞이할지 업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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