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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 서현진, 밀크부터 '또 오해영'까지…"15년 공백, 연예계 데뷔 후회" [TV캡처]
작성 : 2024년 11월 20일(수) 22:11

사진=tvN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배우 서현진이 가수 데뷔부터 배우 활동까지,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전했다.

20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서현진이 출연했다.

이날 서현진은 그룹 밀크로 데뷔하게 된 계기에 대해 "길거리 캐스팅이 한참 많던 시절이었다. 고1 때 소풍으로 어디를 갔다가 이대 거리를 친구 세 명과 걷고 있었는데 그때 SM 길거리 캐스팅 하시는 분에게 (캐스팅 돼) 오디션을 봤다"고 밝혔다.

서현진은 그룹 H.O.T., S.E.S.를 좋아했다며 "신기하니까 한 번 가보자 했다. 그때 박혜경의 '고백' 아니면 박기영 '블루 스카이'를 불렀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SM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간다고 했을 때 가족의 반응을 묻자, 서현진은 "진짜 무지해서 엄마가 TV를 '바보 박스'라고 불렀다. 엔터에 들어가면 뭐가 되는지 정확하게 모르셨다. 아나운서가 되는 줄 아셨다고 했다. 그런 거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하셨다. 지금 생각하면 '오래 무용을 했고 시험을 봐서 들어간 학교인데 어떻게 한 번에 훅 나왔지?'한다"고 밝혔다.

연습생 시절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서현진은 "그때는 주먹구구식으로 시키던 때였다. 지금처럼 체계적이지 않았다. 시끄럽게 떠드니까 벽을 보고 노래하라는 거다. 수다 떨지 말고 연습하라고, 네 명이 등 돌리고 벽 보고 앉아서 (연습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 1년 만에 밀크가 해체됐고, 서현진은 "그때가 19살이었다. 그때는 끝났다는 생각을 처음에 못 했다. 한 해 한 해 지날수록 체감했다. 다른 친구들도 데뷔하고, 나는 그 자리에 있으니까 조금 현실 감각이 돌아왔다. 다른 학교에 전학 가고 처음으로 무용 전공선생님 공연에 초대돼 갔다. 관객의 입장에서 처음 봤다. '나는 이제 무용을 할 수 없네'라는 생각을 그때 했다. 그러고 나서 엄청 울었던 기억이 난다. 전학을 오고 SM에 들어오고 연습을 할 때까지만 해도 전공을 바꿨다는 생각을 못했던 것 같다. 부모님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파도에 휩쓸리듯이 휙 나와서 다른 일을 한 거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날 '나 진로가 바뀌었네. 무용 못하네' 현타가 와서 울었다. 친구들에게 전화해 '왜 나 안 말렸냐'고 했다. 친구들이 '네가 말릴 새도 없이 나갔다. 확고해보였다'고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서현진은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SM에서 남은 계약 기간을 채우고 있는 동안 오디션을 간간히 보긴 했다. 일이 없고 아무것도 안 하기에는 눈치도 보이고 나이도 스무 살이 넘었으니까 연기 학원을 열심히 다녔다"고 회상했다. 그는 "무용은 작품이 있으면 동작이 익게 반복해서 하지 않나. 연기도 계속 반복해서 보고 많이 연습해서 갔다. 첫 독백 연습해 갈 때 하나를 외워서 갔는데 선생님이 '너처럼 그 대사를 슬프게 읽는 애는 처음 봤어' 하시더라. 그게 칭찬이 아니었을 수 있는데 제 귀에는 칭찬으로 들렸다"며 "선생님이 데뷔하는 친구들 대본을 볼 때 저를 조교처럼 불러서 1인 다역을 맡겼다. 그때 대본을 봐줬던 친구가 정일우였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데뷔할 때였다. 제가 일우가 만나는 모든 상대 배역을 한 거다. 1인 13역을 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4년 동안 조교 역할을 했다는 서현진은 "저는 그게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유재석이 "스스로 조바심이 나진 않았는가"라고 묻자, 서현진은 "조바심은 진작에 포기했던 것 같다. 물론 힘들었다. 그래도 연기 학원을 나가고 할 게 있어서 좋았다. 아무것도 할 게 없었으면 그때 진짜 힘들었을 거 같은데 제가 같이 대본도 봐주고 뭘 하고 있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렇게 드라마 '황진이'에 출연했지만 다시 7년의 공백기가 왔다. 유재석은 "왜 데뷔한 지 얼마 안 있다가 스타가 된 것처럼 느껴지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고, 서현진은 "아마 보시는 분들은 '꽤 얼굴이 나오네'라고 생각을 하셨을 거다. 그게 아마 2016년 '또 오해영' 때부터일 텐데 제가 데뷔를 2001년에 했으니까 15년이 뜨는 거다"라고 말했다.

공백 기간 동안 서현진은 "아무 일 안 했다. 그때는 직업이 다시 준비생인 거였다. 다시 연기 준비생이 된 거고 나이도 있는데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긴 좀 그러니까 알바도 했다. 샌드위치 교대점에서,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다. 오픈도 하고 만들기도 하고 카운터도 보고 다 했다"고 고백했다.

유재석이 "데뷔 이후 공백기가 중간중간 생기다 보니까 본인 스스로 이 길에 들어선 걸 후회한다거나 하진 않았는가"라고 물었다. 서현진은 "후회 많이 했다. 지금 생각하면 진짜 어린 나이다. 24, 27살. 다른 걸 시작해도 충분히 할 수 있는데 그때는 늦었다고 생각했다. 그때는 '나 이제 진로를 바꾸기엔 늦었어' 했다"며 "너무 예체능으로만 4살 때부터 쭉 있었으니까 다른 일을 하기가 엄두가 안 났다. 지금의 24, 27살인 여러분들은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원하는 곳에 원하는 전공을. 당신의 지금이 가장 젊은 날이다"라고 응원했다.

서현진은 "당시 자격지심 같은 게 분명히 있었다. '준비생'이 직업일 수는 없으니까"라며 "주변에서 '요즘 뭐해?'라는 말이 참 힘들었다. 울기도 많이 울었다"고 털어놨다.

그렇게 긴 시간을 버티던 서현진은 인생 드라마 '또 오해영'을 만났다. 당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정작 서현진은 즐기지 못했다고. 그는 "갑자기 사랑받으면 어떤가"라며 "오히려 '또 오해영'이 잘 되고 나서 너무 불안했다. 내가 늘 하던대로 했는데 갑자기 잘한다고 하더라. 그러면 '언제든지 다시 못한다고 할 수도 있겠네' 싶더라.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하나도 즐겁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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