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배우 송혜교가 또다시 선행에 나섰다. 독립운동 역사를 알리며 애국 선행을 실천해온 지 13년째다.
송혜교는 17일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함께 '조선의 혁명 여걸 김마리아'라는 제목의 4분 30초짜리 영상을 다국어로 제작해 국내외에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서 교수가 기획하고 송혜교가 후원했다.
영상의 주요 내용은 일제의 감시가 심한 남성을 대신해 김마리아가 직접 기모노를 입고 2.8독립선언서를 숨겨 국내로 반입해 전국 각지로 배포한 일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여성 비밀결사인 대한민국 애국부인회를 조직해 국내외에 지부를 설치하고, 군자금을 모아 임시정부에 전달하는 등 다양한 독립운동을 재조명했다.
김마리아는 1892년 황해도에서 태어나 1944년 사망할 때까지 한국의 독립을 위해 힘쓴 여성 독립운동가다.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 받았으며 1998년 7월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됐다. 영상을 기획한 서 교수는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재조명하고 국내외에 널리 소개하고자 정정화, 윤희순에 이어 세 번째 영상을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송혜교가 이번 작업을 후원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컸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향력 있는 배우 중 한 명이자, 광고 모델 활동, 수많은 히트작을 통해 해외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는 그가 함께한 사실만으로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지사.
특히 송혜교는 이러한 선행을 13년간 이어오고 있어 관심이 집중됐다. 그는 해외 곳곳에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세계 최고 미술관인 뉴욕 현대미술관에 한국어 안내서 제작 비용을 전액 후원한 것을 시작으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미국 자연사 박물관, 캐나다 토론토 박물관 등에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밖에도 중국 충칭 임시정부 청사, 상하이 윤봉길 기념관, 미국 로스앤젤레스 안창호 패밀리 하우스 등 12곳에 안내서를 제작해 기증했다. 덕분에 한국인들이 해외여행 중 편하게 문화유적지를 감상할 수 있게 됐다.
또한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이준열사기념관에 부조 작품과 대형 한글 간판 및 안내판을 기증했다. 2016년에는 일본 미쓰비시 자동차의 중국 광고 모델을 제안받았으나 거절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송혜교는 미쓰비시중공업이 전범기업임을 알고 수억 원대 개런티를 거절하며 소신을 지켰다.
이처럼 송혜교는 서 교수와 함께 해외에 남아있는 대한민국 독립운동 유적지에 한국어 안내서, 한글 간판, 독립운동가 부조작품 등을 37곳에 기증해왔다. 올해는 몽골 울란바토르에 위치한 이태준 기념관에 안내서 1만부 기증, 미국 로스앤젤레스카운티뮤지엄(LACMA) 홈페이지에 한글 지도를 제공하고, 미국 하와이 내 한국 독립운동 유적지를 알리는 안내서를 기증했다.
사람이 한 가지 일을 꾸준히 실천해온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하지만, 송혜교의 아름다운 미모만큼이나 올곧은 마음도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모습이야말로 1996년 CF '선경 스마트' 모델로 데뷔해 드라마 '가을동화'(2000), '호텔리어'(2001), '풀하우스'(2004), '태양의 후예'(2016), '더 글로리'(2022), 영화 '황진이'(2007), '두근두근 내 인생'(2014)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사랑받고 지금까지 롱런하는 비결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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