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한 팀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7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13일(한국시각) 손흥민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한 벤탄쿠르가 강력한 출전 금지 징계를 받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잉글랜드축구협회(FA)가 우루과이 TV 인터뷰 도중 한국인에 대한 인종차별 혐의로 벤탄쿠르에게 장기간 출장 정지 징계를 내릴 예정이다. 여러 정보에 의하면 그는 7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을 것이다. 하지만, 이 형량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벤탄쿠르는 긴 시간 결장하게 돼 토트넘에게 정말 큰 손실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벤탄쿠르는 지난 6월 우루과이 TV 방송 '포르 라 카미세타'에 출연해, "한국인의 유니폼을 구해 줄 수 있나"라는 질문에 "쏘니(손흥민)?"라고 되물은 뒤 "쏘니의 다른 친척 유니폼을 줄게. 그들은 다 똑같이 생겼잖아"라고 대답해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이 커지자, 벤탄쿠르는 자신의 SNS에 "쏘니 형제여, 이번 일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며 "이건 그저 정말 나쁜 농담이었어.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절대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한 말은 아니야"라고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벤탄쿠르의 사과문은 24시간 뒤면 사라져 볼 수 없는 기능을 통해 올려놓은 것으로 진정성을 의심받았고, 이에 손흥민은 지난달 20일 자신의 SNS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손흥민은 "나는 롤로(벤탄크루의 별명)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실수를 했고, 실수를 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사과했다"며 사과를 받았음을 알렸다.
이어 손흥민은 "롤로가 일부러 모욕적인 말을 할 의도는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형제이고,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이것을 넘어섰고, 하나가 됐고, 하나가 된 우리의 클럽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벤탄쿠르는 지난달 22일 다시 사과문을 게재했다. 벤탄쿠르는 "손흥민에 대한 인터뷰 이후 손흥민과 이야기를 나눴다"며 "손흥민은 내 발언이 단지 불행한 오해일 뿐이라는 것을 이해했다. 이를 모두에게 전달하고 싶다. 내 친구(손흥민)와 함께 모든 것이 명확해지고 해결됐다"고 전했다.
벤탄쿠르는 또 "만약 누군가가 내 발언 때문에 기분이 상했다면 진심으로 사과한다. 하지만 나는 결코 다른 사람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며 "손흥민에 대해서만 언급했고, 누군가를 기분 나쁘게 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후 이 사건은 흐지부지 넘어가는 듯 했지만, 3개월 만에 FA가 기소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됐다.
지난 9월 영국 BBC는 "FA는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혐의로 벤탄쿠르를 기소했다"라며 "FA는 벤탄쿠르가 부적절한 태도로 모욕적인 발언을 했으며 발언이 국적이나 인종을 차별하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에 더 중대한 위반 사항으로 볼 수 있다고 기소문에 명시했다"고 했다.
FA는 벤탄쿠르를 E3 규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E3.1 규정에는 '부적절하거나 경기 평판을 떨어뜨리는 행위, 폭력적인 행동, 심각한 반칙, 위협, 욕설, 외설, 모욕적인 언행 또는 행동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고 E3.2 규정에는 '인종, 피부색, 국적, 종교, 신념, 성별, 성적 지향, 장애 등 이 중 하나 이상을 명시적 또는 암시적으로 언급한 경우에 가중 위반'이라고 적혀있다.
매체는 "규정에 따라 혐의가 인정될 경우 최소 6경기에 최대 12경기까지 출전 정지 징계가 내려질 수 있고 7경기 출전 정지가 유력한 상황"이라며 "그렇게 된다면 최근 주요 선수들의 부상으로 고통받는 토트넘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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