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악마의 재능' 사사키 로키(지바롯데 마린스)가 FA를 선언하면서 메이저리그(MLB) FA 시장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사사키의 행선지가 모두의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다저스가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사사키는 현재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리고 있다. 그는 2019년 일본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지바롯데의 선택을 받으며 프로 무대에 입성했고, 2021년 처음으로 1군 마운드에 올랐다.
이후 사사키는 일본 야구 역사에 남을 만한 대기록을 작성했다. 그는 지난 2022년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맞대결에서 일본프로야구 역사상 최연소(20세 157일) 퍼펙트 게임을 기록했다. 이 뿐만 아니라 13타자 연속 탈삼진, 1경기 19탈삼진을 달성하는 등 일본 야구를 이끌어 갈 차세대 에이스로 등극했다.
그는 시속 165km/h에 육박하는 강속구와 시속 150km/h가 넘는 스플리터를 주무기로 사용하고, 고속 포크볼 역시 사사키의 강력한 카드 중 하나다.
그러나 이런 사사키 역시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것. 사사키는 여러 신기록을 갈아치운 2022년에도 부상으로 정규시즌에서 129.1이닝 정도 만을 소화했고, 이는 현재 사사키의 최다 이닝이다. 올 시즌도 111이닝만을 던졌고, 현재까지 단 한차례도 시즌을 풀로 소화한 적이 없다.
또한 2023년 약 159km/h에 이르던 사사키의 포심은 올 시즌 156km/h 정도로 떨어졌고, 제구력 부분에서도 아쉬운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사사키는 아직 23살로 제구력과 내구성을 보완한다면 일본을 넘어서 세계 최강의 투수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워싱턴 내셔널스의 단장을 역임한 짐 보든은 11일(한국시각) 자신의 SNS를 통해 "사사키가 완전히 성장하면 사이영상을 여러 번 수상할 가능성이 있는 세대를 대표하는 재능"이라고 극찬했다.
이런 사사키의 차기 행선지로 가장 유력한 팀은 다저스다.
전 사이영상 수상자이자 올 시즌 지바 롯데에서 사사키와 함께 뛴 댈러스 카이클은 11일 뉴욕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사사키와 다저스의 계약이 이미 마무리됐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다저스 행을 예상했다.
이어 카이클은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그리고 2017년 포스트시즌 때 다르빗슈 유가 던지기도 한 다저스가 사사키 영입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카이클뿐만 아니라 현지 언론에서도 사사키의 다저스 행을 유력하게 생각하고 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의 켄 로젠탈 기자는 "사사키가 포스팅될 경우 다저스가 가장 유력한 행선지일 것"이라고 전했다.
반대로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의 제프 파산은 "LA와 사사키가 강하게 연결됐지만, 다저스에 갈 거라고 보는 건 시기상조다. 오타니와 야마모토가 있는 다저스가 유리한 부분을 가지고 있겠지만, 사사키는 주목 받는 것을 꺼려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다저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품었고, 이들의 활약으로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이뤄내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선발진의 부상병동으로 포스트시즌에서도 1이닝부터 9이닝까지 불펜 자원으로만 경기를 나서는 등 꽤나 어려움도 겪었기에 선발 마운드 보강이 필요하다.
그런 다저스의 입장에선 사사키는 매우 군침이 도는 카드일 수 있다. 하지만 올 시즌 투수들의 부상으로 부침을 겪었던 다저스이기에 내구성이 떨어지는 사사키를 품는 것 역시 리스크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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