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안송이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안송이는 31일 제주도 제주시의 엘리시안 제주 컨트리클럽(파72/6752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S-OIL 챔피언십(총상금 9억 원, 우승상금 1억6200만 원) 1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안송이는 이예원, 전예성 등과 공동 40위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공동 선두에 자리한 방신실, 김수지(이상 7언더파 65타)와는 5타 차.
또한 안송이는 이번 대회로 KLPGA 투어 통산 360번째 대회에 출전해, 홍란(359개 대회 출전)을 제치고 KLPGA 투어 역대 최다 출전 신기록을 작성했다. 이제 안송이가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KLPGA 투어의 새로운 역사가 쓰여진다.
안송이는 지난 2010년 정규투어에 데뷔했다. 이후 올해까지 15년 동안 단 한 번도 시드를 잃지 않고 꾸준히 정규투어에서 활약했다. 가장 많은 대회에 출전한 시즌은 2016년으로, 30개 대회에 출전했다.
꾸준한 활약에도 쉽게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던 안송이는 2019년 11월 시즌 최종전인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감격의 첫 승을 달성했다. 정규투어 데뷔 10년, 237번째 대회 출전 만에 이룬 첫 승이었으며, 역대 KLPGA 투어 최다 출전 첫 승 기록이었다.
안송이는 그 해 KLPGA 시상식에서 정규투어 10년 출전 선수들 만이 가입하는 K-10 클럽과 첫 승을 달성한 선수가 가입하는 위너스 클럽에 동시 가입했다. 이후 이듬해인 2020년 9월에는 팬텀 클래식에서 통산 2승을 수확했다. 이후에도 안송이는 KLPGA 투어에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안송이가 첫 승 당시 작성했던 KLPGA 투어 역대 최다 출전 첫 승 기록은 박주영(279번째), 서연정(260번째)이 넘어섰다. 그러나 안송이는 또 하나의 기록을 작성하며 KLPGA 투어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게 됐다.
안송이는 "투어를 15년 뛰다 보니 새로운 느낌이 없었는데, 오늘은 KLPGA 투어 신기록을 세우는 날이라 조금 들떴었다. 이 시점을 기점으로 골프가 더 재미 있어 질 것 같은 기분"이라고 신기록 달성 소감을 전했다.
KLPGA 투어에서는 매년 새로운 신예들이 등장하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곳이다. 이러한 무대에서 15년 이상이나 활약할 수 있을지는 안송이 스스로도 생각하지 못했다.
안송이는 "그저 매년 시드를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는데, 1년씩 계속하다 보니 벌써 15년이 흘렀다"면서 "15년 동안 힘든 일도 많았지만 그만큼 보상도 있었고, 냉정한 승부의 세계가 재미있기도 했다. 다사다난했다고 표현하고 싶다"고 지난 15년을 돌아봤다.
동료들의 은퇴를 보며 흔들리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며 "그 친구들은 그때가 은퇴할 때였을 뿐이고, 나의 때는 아직 안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 먼 길을 왔지만, 안송이는 더 먼 길을 바라본다. 안송이는 현재 상금 랭킹 48위로, 2025시즌에도 정규투어에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에도 리더보드 상단에 자주 이름을 올려왔던 안송이인 만큼, 또 한 번의 우승 소식을 전할 수 있을지도 기대된다.
안송이는 "더 잘하고 싶고,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는 욕심 덕분에 여기까지 온 것 같다"며 "아직 우승이 두 번 뿐이라 더 많이 해보고 싶다. 스스로 만족할만한 성적을 낸 후 은퇴할 생각"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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