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꿈에 그리던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손에 넣었다. 메이저리그(MLB) 진출 후 7시즌 만에 쾌거이자 다저스 이적 첫 해 정상에 섰다.
다저스는 3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7전 4선승제) 5차전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7-6으로 승리했다.
이전까지 시리즈 3승 1패를 기록하던 다저스는 마지막 1승을 추가하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1955년, 1959년, 1963년, 1965년, 1981년, 1988년, 2020년에 이은 통산 8번째 우승이다.
오타니는 MLB 진출 이후 처음으로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오타니는 2017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LA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었다. 에인절스에서 MLB에서도 이도류가 통한다는 것을 증명했지만, 단 한 번도 가을야구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2023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은 오타니는 다저스와 10년 총액 7억 달러(약 924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MLB는 물론 북미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고액이다.
금액뿐만 아니라 조건 역시 파격적이었다. 오타니는 7억 달러 중 약 97%에 해당하는 6억8천만 달러를 디퍼(연봉 지급 유예)로 받기로 했다. 남은 연봉은 2034년부터 2043년까지 분할해서 지급되며 이에 대한 이자는 없다.
예전에도 디퍼 계약은 많았지만, 오타니처럼 대부분의 금액을 후불로 받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이 디퍼는 다저스 사치세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오타니 측이 먼저 제안했다고 알려졌다.
오타니 디퍼 계약 덕분에 여윳돈을 확보한 다저스는 투수 최대어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비롯해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를 영입하는 등 알찬 오프시즌을 보냈다.
정규시즌 오타니는 꿈의 50홈런-50도루를 기록하며 야구의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2024년 636타수 197안타 54홈런 59도루 134득점 130타점 타율 0.310 출루율 0.390 장타율 0.646을 기록, 역사에 남을 시즌을 완성했다. 최초의 50-50을 더불어 내셔널리그(NL) 홈런, 타점 1위에 올랐다.
오타니의 활약에 힘입어 다저스는 NL 서부지구 1위 자격으로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오타니는 MLB 데뷔 8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다.
다저스는 디비전 시리즈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뉴욕 메츠를 꺾고 월드시리즈에 올랐다. 상대는 27회로 월드시리즈 최다 우승 팀인 뉴욕 양키스.
월드시리즈 2차전 오타니는 왼쪽 어깨 아탈구 부상을 당했다. 지난 27일 오타니는 도루를 시도하다 왼쪽 어깨 부상을 당했다. 자기공명영상장치(MRI) 검사 결과 아탈구 진단이 나왔다.
어깨 아탈구가 생긴 선수들은 추가적으로 탈구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오타니는 어깨를 테이핑하고 바로 3차전에 출전하는 투혼을 보였다.
3차전 출전 후 오타니는 "향후 계획에 대해 더 이상 논의하지 않았다"라면서 "시즌이 끝나면 추가 테스트를 해봐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남은 경기 출전을 예고했다.
오타니는 5차전까지 자신의 자리를 지켰고, 그 결과 꿈에 그리던 우승 반지를 손에 넣게 됐다.
한편 이번 포스트시즌 오타니는 61타수 14안타 3홈런 14득점 10타점 타율 0.230 출루율 0.373 장타율 0.393을 기록했다. 월드시리즈에선 19타수 2안타 2득점 타율 0.105 출루율 0.227 장타율 0.158의 성적을 남겼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