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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의견 적극 수용…문체부, 김택규 배드민턴협회장 해임 요구+선수 권익 개선(종합)
작성 : 2024년 10월 31일(목) 12:01

이정우 체육국장 / 사진=DB

[정부서울청사=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의 목소리가 체육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문체부는 31일 정부서울청사 별관 203호 브리핑룸에서 대한배드민턴협회 사무검사 및 보조사업 수행 점검 최종 브리핑을 진행했다.

이날 브리핑은 이정우 문체부 체육정책국장이 진행했다.

문체부는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의 인터뷰를 계기로 파리올림픽 직후부터 제도개선, 국가대표 관리, 보조사업 수행상황 점검, 협회 운영실태 등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

먼저 문체부는 김택규 배드민턴협회장 해임을 요구했고, 사무처장에 대한 중징계를 요청했다.

문체부는 "협회가 스스로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이번에 고치지 않으면 자정능력을 상실했다고 판단하고 만약 시일을 끌 경우 관리단체 지정을 요구해 모든 임원을 해임하고 선수 지원 외 예산 지원 중단 등 특단의 조치를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문체부는 지난달 10일 중간 브리핑에서 김택규 회장의 후원 물품 배임·유용 등 '페이백' 의혹에 대해 횡령·배임죄 적용 가능성을 언급하고, 협회가 개인 후원을 과도하게 제한하면서도 후원사로부터 받은 보너스를 선수에게 전달하지 않은 정황도 지적했다.

문체부는 이날 김택규 회장은 후원 물품 배임 및 유용, 횡령 등의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나 지난 29일 송파경찰서에 수사 의뢰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협회가 운영하는 승강제 리그와 유청소년 클럽 리그에서 보조금법 위반 사항이 다수 발견됐고, 그에 따른 환수 절차에 착수했다.

이어 문체부는 "2020년, 2023년, 2024년에 승강제 리그에 물품 지원에 26억 1000만 원을 확인했고, 소위 페이백 문제는 2023년, 2024년에 한해서 2억 7000만 원을 부정 수급한 것을 확인했다. 모두 200%-300%로 즉시 환수 받을 예정이다. 선수들에게 미지급한 상금도 모두 환수 받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에서 김택규 회장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도 사실로 확인됐다. 문체부는 "협회 직원 18명 중 17명이 회장의 폭언과 과도한 의전 요구, 운전 수행 강요 등의 괴롭힘을 당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노무법인 조사 결과 회장의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관계 기관에 정식 신고가 이루어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안세영 / 사진=DB

문체부는 선수 권익에 대한 변화도 줄 것임을 밝혔다.

먼저 안세영이 인터뷰에서 제기한 개인 후원이 허용된다. 문체부는 "후원 계약 관련 선수의 권리를 강화하고 경기력과 직결된 라켓, 신발을 선택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협회와 후원사 간 협의가 미온적이거나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 경우 직접 조정할 방침"이라면서 "협회는 기존 후원사 계약이 종료되는 2025년 3월 이후 선수의 권리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문체부는 계약 종료 전에도 선수가 원하는 경우에는 규정대로 조치하라고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안세영은 불편함을 느꼈던 기존 후원사 운동화 대신 다른 제품을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협회는 이에 한시적으로 용품 사용 권리를 풀어줬지만 안세영은 기존 후원사 운동화를 신고 최근 국제 대회를 치렀다.

문체부는 선수의 국제 대회 출전 제한을 없애기로 했다. 현재 협회는 국가대표에 한해 국제 대회 출전을 허용하고 있다. 다만 국가대표 활동 기간 5년을 충족하고 일정 나이(남 28세, 여 27세) 이상이면 태극 마크를 달지 않아도 국제 대회에 나설 수 있다.

문체부는 "선수가 자비(소속팀 지원 포함)로 해외 리그, 해외 초청 경기에 참가하는 것에 대한 제한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올림픽, 아시안게임 44개 종목은 이러한 제한이 없는데 배드민턴만 유일하게 규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문체부는 "국제 대회 출전 제한은 기존의 '직업 행사 자유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미래의 국가대표가 자비로 국제 대회를 경험하고 경기력을 강화할 기회조차 금지하고 있다"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떨어진 선수가 '세계 랭킹 관리'를 불가능하게 만든다는 문제점이 새롭게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또한 "문체부가 지난달 시정 권고를 했음에도 협회가 미온적인 입장을 보여 시정을 명령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외에도 문체부는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부상 진단과 치료, 재활 선택에 있어 자율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선수들이 더 나은 조건에서 재활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주말 및 공휴일에 외출과 외박이 가능하도록 하고, 청소·빨래 등 생활 업무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규정을 개선하겠다고 했다.

결국 문체부를 비롯한 여러 배드민턴 선수들이 안세영의 목소리에 힘을 보탠 것이다. 안세영은 지난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협회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작심발언'을 하여 화제를 모았다.

이후 입장문을 통해 "합리적인 시스템 아래에서 선수가 운동에만 전념하며 좋은 경기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며 변화를 요구했다.

[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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