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이 각하된 가운데 양측이 입장을 밝혔다.
앞서 민희진은 지난 8월 27일 열린 이사회를 통해 어도어의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다. 김주영 대표가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상태.
그런 가운데 2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민희진 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각하했다.
'각하'는 법원이 사건을 심리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여 신청을 기각하는 절차로 민희진 전 대표의 대표직 복귀가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것을 의미한다.
법원이 이같은 판결을하므로써 하이브가 어도어의 대표이사 선임 결정에 대한 법적 우위를 가지게 됐음을 의미한다.
재판부는 신청이 부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하이브가 이 사건 이사들에게 신청 내용과 같은 업무 집행을 지시하더라도 이사들은 독립적으로 이 사건 안건에 대한 찬반을 판단·결정해야 하고 하이브의 지시에 따라야 할 법적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신청 내용과 같은 가처분을 명한다고 하더라도 그로써 어떠한 법적 효과가 생기지 않으므로, 신청의 이익이 없다"고 했다.
또 '프로큐어(procure)' 조항을 강제할 근거도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프로큐어 조항은 계약에서 한 당사자가 특정한 결과나 행동을 달성하도록 노력하거나 보장해야 한다는 약속을 의미한다. 주로 주주 간 계약에서 사용되며, 한 주주가 자신이 임명한 이사나 임원에게 특정한 의사 결정이나 행동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재판부는 "프로큐어 조항은 주주, 이사 및 회사 사이의 관계에 관한 상법상의 기본원리에 반해 계약당사자 사이의 효력에 관해 논란이 있다"며 "조항의 유효성은 본안 소송에서의 면밀한 심리를 거쳐 판단돼야 할 필요가 있으므로 현 단계에서 이행을 명하는 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로큐어 조항의 채권적 효력을 인정하더라도 그 조항의 내용을 강제로 이행할 것을 구하는 청구가 가능하다는 법령이나 선례를 찾기 어렵다"며 "이 사건 신청과 동일한 내용의 청구가 본안소송에서 인정될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그와 동일한 내용의 단행적 가처분을 명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에 하이브 측은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법원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린다"라며 "하이브는 이번 결정을 계기로 어도어 정상화, 멀티레이블 고도화, 아티스트 활동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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