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이범호 감독이 KIA 타이거즈 부임 첫 해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KIA는 28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5차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7-5로 승리했다.
이번 경기로 KIA는 시리즈 4승 1패를 기록, 삼성을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경기 종료 후 이범호 감독은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 내내 이범호 감독은 "내년"을 언급했다. 우승의 기쁨보다 벌써 차기 시즌 구상에 들어간 듯했다.
개인적으로 뽑은 MVP는 김도영이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이 너무나도 좋은 선수로 거듭나준 게 저에게는 가장 고맙다"고 답했다.
선수들에게 묵직한 메시지도 남겼다. 이범호 감독은 "선수들이 자만에 빠지지 않고 내년에 우승한 것을 다시 느끼고 싶다는 간절함을 만드는 게 감독이 해야 할 일"이라면서 "우승은 올 시즌으로 끝났다. 다시 우승할 팀으로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하 이범호 감독과 일문일답이다.
- 총평
팀을 맡아서 힘든 시기도 있고 좋은 시기도 있었다. 마지막에 좋은 상황에서 우승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팀 전체 선수들, 많은 팬분들, 저희를 항상 멀리서 응원해 주시던 분들께 감사하단 말씀 전하고 싶다. 우승했지만 다시 시작이니 내년에도 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 시즌 초반 팀이 어수선한 상태로 부임했는데 우승 가능성을 봤나?
팀을 맡을 때 충분히 2년 안에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해 맡게 됐다. 어느 팀보다 선수들이 가진 능력이 좋다 생각했다. 맡을 때도 당연히 우승이란 타이틀을 얻고 싶어서 최선을 다했고, 선수들도 최선을 다한 결과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고 생각한다. 이 팀 자체가 제가 생각해도 젊은 선수들도 많고 고참 선수들도 아직 능력이 출중하다. 올 시즌 끝나고 잘 마무리해서 내년에도 이 팀 자체를 더 발전할 수 있는 팀으로 만들도록 하겠다.
- 선수로 하는 우승과 감독으로 하는 우승은 차이가 있나?
우승 하니까 다 좋다. 확실히 홈에서 하니까 너무나 좋다. 우승이란 것을 원정 서울에서 많이 하다 보니 광주 팬들은 그런 모습을 많이 지켜보지 못하셨다. 여기서 꼭 우승하고 싶었는데 목표를 달성해서 너무나 기쁘다.
- 양현종이 5점을 주고 일찍 내려갔는데 무슨 생각 했나?
충분히 막으면 승산 있다 생각했다. 삼성도 투수가 많이 없고 선수들도 많이 던졌다. 부상 선수도 나왔다. 지금부터 잘 막아가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김)도현이 올려놓고 바로바로 필승조 붙여놓으면 분명히 따라갈 것이라 생각했다. 선수들이 많은 기회가 있었는데 2아웃에 찬스가 걸리다 보니 긴장되고 어려운 상황에서 경기를 치렀다. 극적이게도 선수들이 최선을 다한 결과 이길 수 있어서 너무나 감사하다.
- 정규시즌 돌아보면 최고 위기는?
선발투수들이 빠졌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 야수들 같은 경우는 9명 중 1명이 빠지는 것이다. 전체 선수를 잘 다스리면서 가면 언제든지 좋은 선수가 나올 수 있다. 팀 타선이 강했기 때문에 1명은 막을 수 있었다. 선발투수는 고 100개를 던져야 하고 한 두 경기 대체 선수를 넣다 보니 불펜에 과부하가 많이 걸렸다. 그때 (김)도현이와 (황)동하를 넣어야 하는 상황이 가장 힘들지 않았나. (윤)영철이 아프고 제임스 네일 빠질 때 고민을 많이 했다. 선발투수들을 선수들이 잘 메꿔줘서 1등을 지키면서 페넌트레이스 우승하고 한국시리즈를 치를 수 있었다.
- 개인적으로 뽑는 MVP는?
모든 선수들이 잘해줬지만 김도영이 이렇게 빠른 시간 내에 성장해 줘서 팀 전체가 변했다. 김도영이 나오지 않았으면 젊은 선수들의 뎁스나 이런 것이 쉽게 변화가 될 수 없었다. 김도영이란 좋은 선수가 내야 자리를를 찾아주면서 다른 선수들에게 시너지가 생겼다. 그 모습을 고참들이 잘 막아주면서 좋은 팀으로 변했다. 앞으로 (김)도영이처럼 젊은 선수들이 더 분발해 줘서, 한 명 한 명 매년 좋은 선수들이 나오다 보면 팀이 더 강해질 것이다. 올 시즌은 김도영이 너무나도 좋은 선수로 거듭나준 게 저에게는 가장 고맙다.
- 곽도규도 활약했는데
젊은 선수들 한 명 한 명 커 주는 게 어떻게 커 주느냐에 따라 팀에 변화가 커진다. (곽)도규나 (윤)영철이, (김)도현이 (정)해영이 젊은 선수들이 아직까지 성장을 하고 있는 단계다. 더 좋아 질 수 있다. (곽)도규도 올 시즌 개막전에 올릴 때 '이 선수 하나만 필승조에서 잘 붙어주면 4~5명 필승조가 있으면 우승할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다. 어려운 상황에 올려봤는데 큰 간을 가지고 있었다. 중간에 좋은 선수들이 많이 배치되고 선발이 힘든 상황이 있어도 중간에서 잘 버텨서 헤쳐나갈 수 있었다.
- 내년 선발 기대주는?
(김)도현, (황)동하다. (윤)영철이도 올 시즌 허리가 안 좋았지만 큰 밸런스적으로 부상은 아니다. 내년 선발 로테이션 잘 지켜줄 것이라 생각한다. 양현종도 이닝 수만 조금 줄여주면 선발 자리에서는 아직까지 괜찮다고 생각한다. 내년 6~7월 되면 이의리가 돌아온다. 저희가 불펜도 강하고 선발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 와중에 신인 선수나 퓨처스에서 성장하는 선수가 나오면서 맞춰가면 팀 자체가 훨씬 강해질 것이다.
- 김태군이 1표 차이로 시리즈 MVP에서 떨어졌는데 위로해 줬나?
그래서 (김태군이) 제 옆구리를 찌르며 '팀 MVP는 없냐'라고 물어보더라. (김)태군이도 볼 배합도 잘해주고 했다. (김)태군이는 (김)선빈이가 MVP를 받고 했지만 너무나 잘해줘서 저에게는 MVP다. 잘 달래고 위로해주겠다.
- 선수로 KIA 타이거즈와 처음 연을 맺을 때를 돌아보자면?
KIA 타이거즈라는 팀에 올 줄 알았다. 광주 오면 굉장히 잘 쳤고 KIA 선수들 공을 잘 쳤으니 데려오신 것 같다. 광주 팬 분들이 항상 제가 오면 하는 말이 이름이 호랑이인데 왜 광주를 안 오냐는 말씀을 항상 해주셨다. 잘하면 팀이 이름 때문이더라도 부를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힘들어서 일본에 외롭게 있는 저를 찾아와주셔서 그때 저를 스카우트해 주신 모습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그분들께 너무나 감사드린다. 많은 분들이 프런트에 계셨기 때문에 이 팀에 올 수 있었다. 성대한 은퇴를 시켜주시고 감독까지 맡아 우승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큰 감동이다. 앞으로 KIA를 위해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고 선수들이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감독으로서 좋은 팀을 만들겠다.
- 다음 목표는?
감독을 하면서 우승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모든 사림이 시작한다. 저는 KIA라는 팀에 14년간 몸담으면서 '좋은 팀을 만들어야 하는 게 나의 길이다'라고 생각하고 연수 가서 공부했다. 내가 많은 것을 배워와서 꼭 팀에 전수 하는 사람이 되자라고 생각하고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제가 감독을 맡으면서 1년 만에 큰 변화가 생기며 우승이란 타이틀을 안겨줬다.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해 달리지만 거기에 한 명 한 명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게 앞을 많이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우승을 많이 못 해봤던 선수들을 데리고 우승을 할 수 있는 팀을 만들도록 준비하겠다.
- 박찬호가 뜨거운 눈물을 흘렸는데?
박찬호의 플레이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건들대는 모습도 있다. 그런데 플레이를 하는 데 있어서 박찬호처럼 매일매일 경기를 뛰어주는 선수는 많지 않다. 선수는 아픔이 있어도 힘든 시기를 겪어도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선수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그 모습은 찬호가 가장 큰 그릇을 가진 선수라고 생각한다. 박찬호가 저하고 있으면 그런 안 좋은 모습도 없어질 것이다. 올 시즌 박찬호가 원했던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줬다. 내년에는 조금 더 멋진 선수로 올라갈 수 있도록 준비시키겠다. 박찬호 사랑해달라.
- 부임하면서 가장 잘 지킨 짐은?
처음 감독 부임했을 때 호주에서 '너희들 하고 싶은 대로 야구하라'라고 했다. 그건 시즌 내내 지켰다. 앞으로도 그런 야구를 펼치는 사람이 될 것이고, 선수들이 감독 때문에 눈치를 보고 야구를 못 하는 모습은 없는 팀을 만들겠다.
- 언급하고 싶은 스승은?
어떤 분을 딱 따져서 말씀드리기는 그렇다. 저의 감독관을 많이 만들어주신 분들께 이자리를 빌어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 왕조 건설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선수들이 자만에 빠지지 않고 내년에 우승한 것을 다시 느끼고 싶다는 간절함을 만드는 게 감독이 해야 할 일이다. 우승은 올 시즌으로 끝났다. 다시 우승할 팀로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왕조라는 것은 굉장히 힘들다. 그런 말을 쓰기 힘들다. 저희 선수들 능력은 올 시즌도 세밀한 부분만 잘 잡는다면 올 시즌 한 것처럼 좋은 경기 할 수 있을 것이다. 세밀한 것 챙기고 선수들이 거만해지지 않는다면 차근차근 올라가는 팀으로 만드는 게 해야 할 일이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