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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매강' 박지환 "조단역 분들에게 먼저 말 걸어, 진짜 팀워크란…" [인터뷰]
작성 : 2024년 10월 28일(월) 21:32

강매강 박지환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요즘 완벽한 매너리즘이다"라고 고백한 배우 박지환이 코미디 연기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디즈니+ 오리지널 '강매강'(극본 이영철·연출 안종연)은 '강력하진 않지만 매력적인 강력반'의 준말로, 최고의 엘리트 강력반장 동방유빈(김동욱)이 전국 꼴찌의 강력반과 만나 최강의 원 팀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코믹 범죄 수사물이다.

박지환은 극 중 송원경찰서 강력2팀 형사 무중력 역을 맡았다. 무중력은 국가대표 복싱선수 출신으로 술집에서 탈옥한 죄수를 붙잡으며 모범 시민이 된 후 체육특기생으로 경찰이 됐지만, 점차 검거율이 떨어져 전국 최하위 실적의 형사가 된 인물이다. 또한 마성의 매력남이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박지환은 '마성의 매력남' 설정에 대해 "감독님이 저한테 무슨 페로몬이 흐른다고 생각하고 연기를 하라는데 되게 어색한 거다. 혼자 막 소라게를 하고 그리고 화면이 그라데이션이 나중에 생겼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도 '그렇구나' 했다. 그냥 그렇게 믿고 했던 것 같다. 사실 그게 제일 어색했다. 그런 마성의 매력이 없는데 하라고 하니까 그때 많이 웃었다. 많이 빵 터졌다면 혼자 그거 하다 못 참아서 빵 터진 정도다"라며 웃었다.

수많은 분장 중 고바야시 분장이 재밌었다며 "노숙자 분장이야 뭐 잘 어울리고 그냥 그럴 수 있다고 쳐도 고바야시 회장 분장하고 일본어 할 때가 되게 웃겼다. '아주 점점 더 심해지는 구나. 나중에는 무슨 분장을 할까'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재밌었다. 배우들이 처음 분장할 때 어색함을 즐겼다면 나중에는 아예 그걸 즐기고 있더라. 어찌 보면 유치할 수 있는 변화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상황이 됐던 것 같다. 그쯤 되니까 의견을 제한하거나 그런 부분이 없었다. 오로지 분장하는 누나랑 형만이 워낙 즐겁고 치열하게 준비해 왔다. 다만 '그런데 이렇게까지 해도 되나' 싶으면서도 준비를 하신 거다. '해도 돼요' 하면서 그냥 받아들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강매강' 촬영을 하면서 마냥 웃음이 넘쳤을 것 같지만 코믹 연기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고. 박지환은 "장난을 치다가 그게 잊혀지지 않아서 웃은 적은 있는데 이것들을 어떻게 풀어갈까 해서 다 같이 고민하고 심각한 적이 훨씬 더 많았던 것 같다. 이게 웃긴 장면이라고 막 웃기기만 하면 안 웃기지 않나. 치열하게 빌드업해서 정확한 지점에 도달하기 위해 밑밥도 깔고 다 해야 되는데 웃긴 신이면 막연하게 웃기러 들어간다. 그러면 망하는 거니까 그것 때문에 조금 회의를 많이 하고 아이디어 공유를 많이 하고 그랬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강매강 박지환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작품이 최종회까지 단 4회 만을 남겨둔 가운데, 박지환은 "저는 제 작품을 잘 안 본다. 도움이 되지는 않은 것 같고 현장에서 재밌게 열심히 최선을 다해 성실히 즐기고 같이 만들면 제 일은 거기까지인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그럴듯하게 만드는 게 싫어서 조금 실수가 있더라도 거기서 오는 미덕을 훨씬 더 좋아하는 편이다. 진짜 안 좋으면 감독님이 다시 하자고 하실 테니까. 주변 스태프들, 팀을 믿는 거다. 제가 싫은 게 나와도 그게 더 좋은 거라면 저는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박지환은 작품 속 자신의 모습이 궁금하지만 반응을 굳이 찾아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그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거고 그 사람의 생각일 수도 있으니까. 제가 생각하는 건 제가 하고 이게 재미있는지 없는지, 잘 만들어졌는지, 어떤 느낌이 있는지 그런 것들을 이미 현장에서 많은 이야기들을 하지 않나"라며 "제가 하는 방식이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해왔고 제가 연극할 때부터 제가 한 걸 보지 못하는데 그게 익숙해져 있는 거지, 부끄러워서는 아닌 것 같다. 한번 제가 모니터링을 자주 한 적이 있는데 연기가 이렇게 이렇게 잘 깎여 있는데 매력은 없는 느낌이 있었다. 내가 잘생긴 얼굴이면 빛을 잘 받고 각을 잘 틀어서 멋지게 나오면 되는데 저는 사실 그런 얼굴은 아니니까"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날것의 연기를 추구하는 편인지 묻자, 박지환은 "굳이 날것이라기보다는 이런 거다. 내가 걸어갔는데 바람이 분 거고 낙엽이 떨어진 거고 햇살이 순간 비친 건데, 그렇다고 우연인 건 또 아니다. 스태프들이 다 조정하는 일이니까 제가 의도해서 하는 것보다 그렇지 않았을 때가 훨씬 잘 안 읽히고 더 좋은 것 같다. 모든 걸 다 그럴 수는 없고 대부분은 주변에서 오는 것들, 먼저 생각하는 것들을 좀 더 좋아하고 느끼고 싶다. 저도 하는 사람이지만 제가 먼저 즐기고 싶다. 하고 나서 저도 좀 느낀다. 연기를 25년 해왔으니까 어느 정도 준비하고 가서 같이 하다 보면 '이런 거구나' 하다가 '이런 거야' 이렇게 느껴가는 게 있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또 바뀔 것"이라고 답했다.

강매강 박지환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 등에서 코믹 연기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박지환은 "주로 코미디 영화가 잘 돼서 코미디 역할을 많이 했다고 하지만 저도 많은 역할들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코미디가 웃기려고 하면 잔재주인 것 같은데 깊게 바라보기 시작하면 그렇지 않다. 자칫 잘못하면 코미디는 섬세하지 못하면 그냥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신이 넘어가고 자기들끼리만 재밌고 보는 사람들은 진짜 재미없는 확률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그걸 쉽게 넘어가지 않게 계속 봤다. 그런 상황이 생기면 '이건 좀 아닌 것 같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해서 다시 가는 경우가 많았다. 제가 엄청 좋고 나이 많은 선배는 아니지만 그래도 가장 흥분 안 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것들을 서로 잘 지켜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동료들이 훌륭하고 멋진 게 그런 이야기를 했을 때 바로 그걸 받는다. '맞아요. 이렇게 하니까 더 좋네' 하면서 피드백이 확실히 좋았다. 조언을 함부로 하지도 않았지만 그런 이야기를 했을 때 서슴없이 쿨하게 받아들이는 현장이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코미디 장르에만 갇히지 않는다며 "오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그 과정을 겪는 즐거움만 있으면 결과는 관객이 가져갈 거라 생각한다. 장르에 얽매여서는 스스로 놓은 덫에 걸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지환은 "매력있고 작품이 좋으면 역할은 크게 신경 안 쓰는 것 같다. 일단 현장에 가면 재밌고 즐겁다. 감독님, 배우들을 만날 수 있고 또 무언가 느낄 수 있는 정도만 생각하는 것 같다. 코미디에 있어서 그런 생각은 한다. 코미디가 가진 질과 감을 봤을 때 누군가는 수준을 얘기할 수 있지만 사실은 제가 맑아지냐 흐려지냐인 것 같다. 코미디를 바라봤을 때 이런 것만 좋은 코미디는 아니지 않나. 몸으로 하는 코미디일 수도 있고 그때 그때 맞는 카드를 찾아내는 맑은 정신만 갖고 있어야 한다. 투수처럼 '뭘 던져서 스트라이크 시키겠어' 이런 마음 갖고 신에 들어가 본 적도 없는 것 같다. 왜냐하면 상대방이 신을 완성시켜줄 것이기 때문에 저는 컨디션 좋게만 들어가는 거다. 그래서 제가 어떤 코미디를 만들었다는 게 말이 안 되는 것일 수 있다.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현장에서 부딪히다가 얻어걸리기도 하고 빌드업하기도 한 장면들이 나온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했다.

강매강 박지환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박지환은 작품 속 '주인공'과 '팀워크'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먼저 "배우들한테 주인공이 대단한 건 아니지만 주인공이 뭔지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고 앞으로 현장에 올 많은 배우들에게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약속을 하자고 했던 적이 있다. 내가 듣기로는 어떤 선배가 주인공이란 집 주인이라서 이 집에 오는 손님들을 편하게 모시고, 먹이고, 불편하지 않게 해주는 거라더라. 이 집을 자랑하는 게 주인공이 아니라. 그러니까 우리 수많은 조단역 분들, 서브 주인공들에게 베풀 친절, 현장에서 어색해하지 않게 해주는 마음 이런 준비를 많이 해서 작품을 준비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 주연들의 팀업은 당연히 중요했고, 장면의 주인공들 조단역 분들을 위해서 그냥 '밥 먹었어?' '뭐 해야 될까?' '어떤 게 불편해?' '이렇게 해볼까?' 했다. 그래서 그 친구들, 배우 선배님들도 되게 좋아해 주셨다"고 밝혔다. 박지환은 "사실 팀워크란 건 그런 친절과 배려가 마음이 맞았다가 오는 것 같다. 밥이랑 술을 같이 얼마만큼 먹고 그런 건 친구가 아닌 것 같다. 그건 서로 심심해서 외로우니까 같이 있었던 거지. 그렇게 했을 때 다 같이 움직일 수 있는 에너지를 쓸 수 있었느냐, 마지막까지 지치지 않고 그런 게 '팀워크가 좋았다'고 하는 것 같다. 서로 인사 나누고 '제가 해결이 안 돼서 죄송해요'라고 하기도 하고 그분들이 먼저 '이렇게 할까? 해볼까?' 제안을 할 만큼 편안했던 거다. 저는 그게 팀워크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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