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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욱·오승환·시볼드·백정현에 원태인까지' 차포마상 다 뗀 삼성, 그럼에도 최선 다했다
작성 : 2024년 10월 28일(월) 22:23

르윈 디아즈와 박진만 감독 / 사진=권광일 기자

[광주=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선발 카드 2장, 정신적 지주, 토종 투타 최고 카드까지. 삼성 라이온즈는 만신창이 상태로 한국시리즈를 치렀다. 아쉽게 대업을 이루진 못했지만 그들의 투지는 야구팬들에게 확실히 각인됐다.

삼성은 28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5차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5-7로 패했다.

이날 전까지 1승 3패로 몰렸던 삼성은 다시 1패를 더하며 KIA에 시리즈를 내줬다. KIA는 1987년 이후 37년 만에 안방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시즌 전 삼성은 상위권 진력이란 평을 받지 못했고, 박진만 감독과 선수들은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며 그 평가를 보란 듯이 뒤집었다.

가을야구를 준비하며 대형 악재가 연달아 터졌다.

정규시즌 에이스로 군림한 코너 시볼드가 오른쪽 어깨 견갑골 통증을 호소하며 가을야구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베테랑 좌완 백정현은 연습경기 도중 김헌곤의 강습 타구에 맞아 오른손 엄지 미세골절상과 왼쪽 눈두덩이 타박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구자욱은 플레이오프 2차전 도루 도중 왼쪽 무릎 인대가 손상되어 경기를 뛰지 못했다. 오승환은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장기로 비유하자면 차포에 이어 마상까지 뗀 상황. 팀 최고의 타자 구자욱은 시리즈 내내 벤치를 지킬 수밖에 없었고, 선발진의 공백으로 시리즈 내내 어려움을 겪었다.

거기에 원태인까지 충격적인 부상을 당했다. 원태인은 4차전 선발투수로 등판해 2.1이닝 동안 6실점을 기록, 오른쪽 어깨에 불편감을 호소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검진 결과 관절와순 손상이 발견됐고 4~6주의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강민호도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며 5차전 출전하지 못했다. 경기 도중 김지찬이 왼쪽 발목 통증을 호소하며 김성윤과 교체되기도 했다.

주축 선수가 대거 빠졌고, 시리즈 내내 삼성은 힘겨운 싸움을 했다. 팀 내 최고 타자는 벤치를 지킬 수밖에 없었고, 선발진 공백으로 데니 레예스와 원태인이 큰 짐을 짊어졌다.

박진만 감독도 5차전을 앞두고 "아쉬운 부분이 있다"라면서도 "그만큼 선수들이 올 시즌 내내 잘 뛰어줬다. 불가항력인 것 같다"고 답했다.

하지만 삼성은 포기하지 않았다. 선수들은 끈질기게 KIA의 빈틈을 물고 늘어졌다. 3차전 솔로포 4개를 쏘아 올리며 KIA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고, 마지막까지 1루를 향해 전력 질주했다.

열세에도 삼성은 승리를 위해,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경기에는 패했지만 누구보다 아름다운 야구를 펼쳤다. 서스펜디드 게임으로 억울하게 경기가 중단되며 2연패를 당했지만, 홈에서 솔로 홈런만 4개를 터트리며 삼성 야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5차전도 홈런 3개를 몰아치며 KIA를 압박했지만 뒷심에서 밀렸다.

KIA도 '최강의 도전자' 삼성을 향해 온 힘을 다해 맞섰다. 당장 5차전에서 패했다면 6차전은 레예스가 올라왔다. 레예스의 기세로 볼 때 6차전을 절대로 장담할 수 없었다.

지난 2015년 이후 9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른 삼성. 올 시즌 여정은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마무리됐다. 삼성의 '위대한' 준우승은 앞으로도 오래도록 회자될 것이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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