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안병훈이 연장 승부 끝에 김주형을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안병훈은 27일 인천 송도의 잭 니클라우스 GCK 어반, 링크스 코스(파72/7470야드)에서 열리고 KPGA 투어와 DP월드투어가 공동 주관한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400만 달러, 우승상금 68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로 5언더파 67타를 쳤다.
1-4라운드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안병훈은 김주형과 동타를 이루며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이어 연장 첫 홀에서 버디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안병훈은 지난 2015년 DP월드투어 BMW PGA 챔피언십, KPGA 투어 신한동해오픈 이후 9년 만에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2022년 2월 레콤 선코스트 클래식에서도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는 콘페리 투어(2부)에서의 우승이었다.
안병훈은 올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준우승 1회를 포함해 톱10 5회를 기록했으며, 2024 파리 올림픽, 2024 프레지던츠컵에 출전하기도 했다. 이어 한국 팬들 앞에서 펼쳐진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잊지 못할 시즌을 만들었다.
이날 안병훈은 김주형과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맞이했다. 김주형이 먼저 선두로 치고 나간 가운데 안병훈도 3번 홀 버디로 따라붙었지만, 4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선두에서 내려왔다.
그러나 안병훈은 6번 홀과 7번 홀에서 다시 연속 버디를 보태며 공동 선두로 복귀했다. 이후 5개 홀 연속 파에 그쳤지만, 13번 홀 버디로 다시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15번 홀과 16번 홀에서는 연속 버디를 성공시키며 다시 우승 경쟁에 뛰어 들었다.
상승세를 타던 안병훈은 17번 홀에서 보기에 그치며 위기를 맞았지만, 마지막 18번 홀에서 극적인 버디를 성공시키며 선두 김주형과 1-4라운드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동타를 이뤘다. 결국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연장전에서 웃은 선수는 안병훈이었다. 안병훈은 18번 홀에서 펼쳐진 연장전에서 버디를 성공시킨 반면, 김주형은 보기에 그치면서 두 선수의 희비가 엇갈렸다. 우승이 확정된 이후 안병훈은 부모님, 할머니와 포옹하며 기쁨을 함께 나눴다.
안병훈은 우승 기자회견에서 "2015년(신한동해오픈) 이후 오랜만에 국내에서 우승을 하게 됐다. 내게 너무 뜻 깊은 한 주였다. 오랜만에 국내 팬들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주자고 다짐했는데 이렇게 우승을 이뤄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전반에는 시작이 좋지 않았다. 긴장도 했고 샷도 흔들렸다. 최대한 리듬을 찾으려고 노력했다"며 "후반으로 갈수록 버디가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정말 운이 따라준 것 같다. 마지막 홀까지 최대한 내 골프를 펼치려고 노력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안병훈은 우승 후 어머니, 할머니와 포옹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이렇게 기분이 좋을 줄 몰랐다"고 웃은 뒤 "우승을 해도 담담하게 지나갈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아내 생각도 많이 났다"고 눈물의 이유를 설명했다.
안병훈은 또 "올해 정말 만족스러운 시즌을 보냈다. 우승을 하니까 나름 힘든 시기를 겪었던 것에 대한 생각도 났다. 또한 대회장에 계시는 부모님과 할머니를 보니 눈물이 나왔다"며 "골프 선수로서 성장할 수 있게 뒷바라지를 해 주셨고 이 자리에 함께 있는 것이 너무 좋았다. PGA 투어든 DP월드투어든 KPGA 투어든 우승을 했다는 것이 스스로에게 자랑스럽다. 너무나 완벽했던 1년이었다"고 전했다.
우승 확정 후 김주형이 '축하한다'고 이야기해줬다고 전한 안병훈은 "(2025년 제네시스 챔피언십에도) 당연히 출전하고 싶다. 둘째가 조금 더 크면 타이틀 방어전에 함께 올 수 있을 것 같다. 2025년에도 PGA 투어에서 성적을 잘 내고 다시 제네시스 챔피언십에 참가하면 좋겠다. 그때는 가족들과 다 같이 오고 싶다"고 말했다.
김주형은 17번 홀까지 1타 차 선두를 달렸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KPGA 투어 선수 중에는 김홍택이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공동 9위에 오르며 유일하게 톱10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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