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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선의' 최수인, 좋은 어른을 향해 [인터뷰]
작성 : 2024년 10월 25일(금) 12:06

최소한의 선의 최수인 인터뷰 / 사진=매니지먼트mmm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배우 최수인의 세계가 넓어졌다. 아역 배우에서 성인 배우까지, 자신만의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는 최수인이다.

영화 '최소한의 선의'(연출 김현정·제작 싸이더스)는 난임으로 스트레스를 받던 고등학교 교사 희연(장윤주)이 반 학생 유미(최수인)의 임신으로 혼란을 겪지만, 유미의 상황을 고민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의에 대해 우리 모두에게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3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최소한의 선의 최수인 인터뷰 / 사진=싸이더스 제공


극 중 10대 미혼모 유미 역을 연기한 최수인은 "회사를 통해서 시나리오를 전달받았다. 한 번 바뀐 시나리오였는데, 이전부터 그 시나리오를 읽어왔다. 준비 기간을 따지면 시나리오를 받은 시점으로 한 1년 전"이라며 "개인적으로 시나리오가 너무 좋았다. 캐릭터들의 구성과 인물들 사이사이 관계성에 있는 이야기들이 좋아서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현정 감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는 최수인은 "사실 왜 저를 선택하셨는지 구체적으로 들은 바는 없다. 아무래도 그때 당시 제가 그 역할에 걸맞은 나이이기도 하고, 이미지 자체가 좀 선하고, 어떻게 보면 유미처럼 약간 철이 없어 보이지 않았나 싶었다. 딱 감독님이 상상하신 유미 또래의 얼굴이라고 하셨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최수인이 2004년생인 만큼, 10대 미혼모라는 설정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을 터다. 최수인은 "역할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임신'이라는 주제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 제가 공부하면서 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던 부분이라 하나하나 배워나갔다"며 "개인적으로 유미가 임신을 떠나서 왜 아이 아빠를 그냥 보냈는지 모르겠다. 이해가 안 갔다. 둘이 합의점을 찾고, 아이 아빠한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유미는 혼자 아파하고, 혼자 키우겠다고 보내주는 게 이해가 안 가더라"며 "아마 그 오빠를 너무 사랑했던 것 같다. 아이 아빠이기도 하지만, 학생이라서 남자친구의 현생을 응원해주고 싶었던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최수인은 "감독님한테도 장난식으로 '(남자친구를) 안 보내면 안 돼요? 유미는 왜 이렇게 착해요?'라고 여쭤봤다. 감독님 의견을 들어보면서 '유미라면 이렇게 했구나'라고 이해했다. 저이기 이전에 유미의 생각으로 따라가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유미의 입장에서, 유미를 이해하기 위해 직접 10대 미혼모에 대해 공부했다는 최수인은 "공부를 정말 많이 했다. 임신을 소재로 다룬 방송들은 다 챙겨봤다. 고등학생들이 임신했을 때 감정들을 공부했다. 근데 감정선보단 임신, 입덧, 출산 그러한 과정들이 더 어려웠다. 장윤주 선배가 정말 많은 도움을 줬다"며 "'고딩엄빠'로도 공부했다. 다만 '고딩엄빠'는 남자-여자의 관계에서 보게 됐다면, 이 영화는 희연 선생님과 유미의 관계성에 있는 아이까지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최소한의 선의 최수인 인터뷰 / 사진=싸이더스 제공


극 중 유미는 임신 사실을 알게 된 뒤 중절 수술을 고민한다. 다만 굳게 마음을 먹은 초반과 달리, 결국 아이를 낳기로 결심하게 된다.

최수인은 "유미 안에선 본인의 인생이 중요하기 때문에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동시에 유미의 마음속엔 아이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있었을 것"이라며 "본인의 가정환경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본인 자식한테 만큼은 그러고 싶지 않았던 친구라고 생각했다. 임신을 알게 되고 정말 많은 갈등을 하고, 현실을 부정하면서 계속 학교에 다니고 싶어 하지만 동시에 본인의 내면엔 모든 감정들이 담겨있지 않았나 싶다. 유미도 혼란스러웠던 거다. 마음 안에선 아이를 보내는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했고, 두렵기도 했고, 그런 혼란의 과정이 드러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출산 후 유미는 아이를 입양 보낼 결정을 한다. 그런 유미에게 동생은 "어떻게 엄마가 아이를 버려"라고 오열한다. 유미와 동생 역시 부모의 이혼으로 엄마와 떨어져 살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장면에 대해 최수인은 "그 장면을 연기할 때 소리도 질러보고, 소리를 안 내고 울어도 봤다. 근데 이 상황에서 유미라면 동생의 한마디에 한 대 맞은 기분일 것 같았다. 책임감 없이 아이를 버린 스스로에게 화가 났을 것 같다. 나중에 그 장면을 다시 보니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정말 많이 울었다"고 고백했다.

작품 속 유미는 자신에게 찾아온 변화에 더해 흔들리는 외부 환경 속 끝없는 갈등을 겪게 된다. 특히 학생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학교는 '10대 미혼모'라는 이유로 유미를 누구보다 빠르게 밀쳐낸다.

최수인은 "10대 미혼모 현실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 유미 때문에 학생들이랑 부모들이 회의까지 한다. 교무실에선 '중절 수술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면서도, 퇴학을 시키려고 한다. 그런 모습 자체가 충격이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희연 역시 유미의 자퇴를 종용하는 어른 중 한 명이다. 담임 선생님으로서 '최소한의 선의'로 자퇴를 권하는 희연은 점차 유미의 현실을 이해해 간다.

이에 대해 최수인은 "저도 성인이다 보니 희연의 입장이 더 이해가 됐다. 동시에 각자의 입장도 이해가 됐다. 유미가 현실적으론 본인이 책임지고 싶으면서도 많이 헷갈리지 않았나 싶다"며 "앞으로 유미가 넘을 산은 많겠지만, 그래도 하나하나 잘 헤쳐나가지 않을까 싶다. 옆에서 도와주는 선생님도 있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생겨서 힘이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최소한의 선의 최수인 인터뷰 / 사진=매니지먼트mmm 제공


유미에게 있어 '최소한의 선의'를 보여준 희연은 좋은 어른이다. 그렇다면 최수인이 해석한 '좋은 어른'은 무엇일까.

최수인은 "저도 아직 좋은 어른은 아닌 것 같다. 제가 학교 다닐 때 매일 한결같이 밝게 인사해 주시는 경비 아저씨가 계셨다. 그 아파트에 살지 않는 친구들한테도 인사하고, 친절하게 대해주셨다. 그걸 보면서 그날의 기분에 따라 행동이 변하는 게 아니라 저렇게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진정한 어른이라고 생각했다"며 "저도 어른이 되면 제 감정이 요동친다고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는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2016년 영화 '우리들'로 데뷔한 최수인은 "남동생과 함께 연기를 시작했다. 사실 처음엔 관심이 없었다. 남동생을 따라 대회에 한 번 나갔다가 상을 받은 적이 있다. 그때 받았던 상품이 연기학원 무료 수강권이었다. 그렇게 시작했는데 점점 연기가 좋아졌다. 나중엔 의무감이 생겼다"며 "오디션을 보기 시작하면서 많이 떨어졌다. 그땐 어린 마음에 '왜 나를 안 뽑아줘!' 하는 고민이 있었는데 그러면서도 연기가 좋아했다. 하나씩 깨나가고, 성취해 가면서 재미를 붙였다"고 연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다만 아역 배우로 시작한 배우들은 성인이 된 뒤 따라붙은 꼬리표에 대한 고민이 존재할 터다. 최수인은 "스펙트럼을 많이 넓혀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작품에선 너무 나빠보이던 배우가 다른 작품에선 다른 역할로 보이는 것처럼 스펙트럼을 넓히면 제가 할 수 있는 연기가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며 "저 역시 많은 역할을 해보고 싶다. 지금까지 많은 학생 역할을 했고, 아마 이후에도 정말 많은 교복을 입겠지만 그 안에도 다양한 역할이 있다. 나쁜 친구, 불쌍한 친구 등등 저 역시 여러 가지 역할을 해보고, 다양한 면을 꺼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작품 휴식기엔 아르바이트로 일상을 보내고 있다는 최수인은 "그런 경험들이 연기할 때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 제가 조금 소심한 편이었는데 지금은 완전 'E'(MBTI 성격 유형 중 외향형)로 변했다. 연기할 때 하고 싶은 말도 하고, 빨리 친해지기도 하고, 먼저 다가가게 되더라"며 "예전엔 멘털이 약해서 많이 울고, 쓰러지는 느낌이었는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많이 강해졌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하도 울어서 그런가. 맨날 퇴근하면서 '나 오늘 퇴사할 거야'이랬다"고 웃음을 보였다.

아울러 최수인은 "저는 관객들이 봤을 때 제 연기에 공감하고, 같이 울고, 웃을 수 있고, 어색함 없이 항상 노력하는 게 보이는 카멜레온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며 "동시에 인간 최수인으로서는 지치지 않고, 내려놓지 않았으면 좋겠다. 초심을 잃지 않고 모든 일을 열심히 하겠다"고 인사했다.

최소한의 선의 최수인 인터뷰 / 사진=매니지먼트mmm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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