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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동안 찝찝했다" KS 첫 홈런에도 차분한 김도영, 상대 삼성 향한 예우
작성 : 2024년 10월 24일(목) 11:35

김도영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애초에 쉬는 동안 찝찝함이 남아있었다. 날씨가 좋았다면 어땠을까"

데뷔 첫 한국시리즈 무대다. 홈런까지 쏘아 올렸다. 누구보다 흥분될 상황. 하지만 나의 기쁨보다 상대를 먼저 배려하는 마음을 보였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의 이야기다.

KIA는 23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과 2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각각 5-1, 8-3으로 승리했다.

2경기 모두 선발 출전한 김도영은 7타수 2안타 1홈런 1도루 1득점 3타점 타율 0.286 출루율 0.375 장타율 0.714를 기록했다.

1차전 팀이 3-1로 앞선 7회 2사 2루에서 좌전 1타점 적시타로 한국시리즈 첫 손맛을 봤다. 이어진 최형우 타석에서는 2루까지 훔쳤다. 김도영의 포스트시즌 통산 1호 도루.

2차전에서는 타선의 물꼬를 텄다. 1회 무사 2, 3루에서 의식적으로 타구를 밀어쳤고, 3루 주자 박찬호가 홈을 밟으며 KIA가 선취점을 뽑았다. 이를 시작으로 KIA는 1회에만 대거 5점을 뽑으며 여유 있는 운영을 펼칠 수 있었다. 이 점수는 이날의 결승타점으로 기록됐다.

두 번째 타석에서 나온 홈런은 말 그대로 아름다웠다. 2회 1사 2-2 카운트에서 이승민의 패스트볼이 바깥쪽으로 높게 들어갔다. 김도영이 거침없이 배트를 돌렸고, 타구는 115m를 비행해 우측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김도영의 포스트시즌 통산 1호 홈런. 김도영의 홈런으로 점수 차는 6점으로 벌어졌고, KIA는 8-3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이범호 감독은 "홈런친 것보다도 1회 진루타쳐서 타점 올리고 2루 주자를 3루 보낸 게 가장 중요한 플레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 1회 자기 희생하면서 1점 내고 진루까지 나오는 걸 보면 우리나라 최고의 선수가 아닐까 한다"라고 김도영에게 극찬을 남겼다.

2차전 결승타에 대해 김도영은 "시즌 동안 연습했던 게 생각나서 의식적으로 땅볼을 치려고 했는데 잘 나와서 만족스럽다"라고 설명했다.

당초 21일 1차전이 진행됐어야 하지만 가을비로 인해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고, 22일에도 열리지 못해 23일 1차전 잔여 이닝이 진행됐다.

2박 3일 경기가 벌어지고 선수들이 추가 휴식을 취한 상황. 추가 휴식에 대한 유불리를 묻자 "애초에 쉬는 동안 찝찝함이 남아있었다. 날씨가 좋았다면 어땠을까"라고 답했다.

KIA는 하루에 2승을 챙겼지만, 김도영의 말대로 뒷맛이 개운한 승리는 아니었다.

1차전 팽팽하던 경기가 서서히 삼성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고 있었다. 6회초 김헌곤의 선제 솔로포가 터졌고, 르윈 디아즈와 강민호가 연속 볼넷을 골라냈다. 바뀐 투수 장현식은 김영웅에게 다시 초구 볼을 던지며 흔들렸다. 여기서 경기가 중단됐고, 결국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경기 전부터 비 예보가 있었다. 오후 3시부터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고, 오후 6시를 기점으로 장대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플레이오프와는 다르게 KBO가 경기를 강행했고, 선수들과 팬이 피해를 봤다.

삼성은 억울할 수밖에 없다. 야구는 흐름의 스포츠다. 강제로 분위기가 끊겼고, 그 결과는 김영웅의 번트 실패로 돌아왔다.

또한 필승 카드 원태인을 겨우 투구 수 66구에서 내리게 됐다. 삼성은 KIA보다 투수의 양이 부족한 상태다. 코너 시볼드와 백정현이 부상으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핵심 선발전력 4인방 중 2명이 빠졌고, 원태인과 데니 레예스가 나머지 몫을 채워야 한다. 그럼에도 원태인은 비로 인해 5이닝 투구에 그쳤다.

김도영은 "그래서 오늘 경기도 더 비장한 마음으로 임했다"라고 경기에 돌입한 심정을 밝혔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예우는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임을 알고 있었다.

한편 양 팀은 대구로 자리를 옮겨 3, 4차전을 치른다. 김도영이 활약을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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