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대투수'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한국시리즈 국내 선수 최고령 선발승을 기록했다.
KIA는 23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2차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8-3으로 승리했다.
양현종은 5.1이닝 8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 1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구속은 최고 145km/h, 평균 140km/h를 찍었다. 총 86구를 던졌고 직구 52구, 슬라이더 24구, 체인지업 8구, 커브 2구를 구사했다.
한국시리즈 국내 선수 최고령 선발승이다. 양현종은 36세 7개월 22일의 나이로 새로운 역사를 썼다.
종전 기록 보유자는 조계현(당시 두산 베어스)이다. 조계현은 36세 6개월 2일의 나이로 2000년 11월 3일 현대 유니콘스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양현종은 "저는 아직 최고령이란 말과 어울리지 않는다"라면서 "앞으로 야구를 더 하고 싶고 마운드에서 많이 던지고 싶다. 다른 형들이 빨리 깨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하 양현종과 일문일답이다.
- 승리 소감은?
이겼기 때문에 기분이 좋다. 좋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초반 야수들이 넉넉하게 점수를 뽑아줬고, 저도 볼 배합을 바꿔서 공격적으로 들어간 게 주효했다. 많은 이닝을 던지지 못했지만 중간 투수들이 최소 실점으로 막아줘서 기분 좋게 2연승 할 수 있었다.
- 게임플랜을 어떻게 짰나?
시합했을 때 (선두타자) 김지찬이 1회 초구에 방망이를 보였다. 삼성이 공격적으로 나가리라 생각했다. 저도 피할 생각 없었다. 몸 풀 때나 시합 들어갈 때 직구 힘이 괜찮다고 느껴졌다. 직구 위주로 피칭한다면 연속 장타는 맞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삼성이 공격적으로 나오다 보니 저도 공격적으로 했던 게 4회까지 투구 수가 많이 줄고 생각대로 잘 풀렸다.
- 날씨가 쌀쌀했는데 투구에 영향 없었나?
특별히 그런 건 없었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야구선수들이 추운 날 던져보고 싶어 한다. 한국시리즈에서 던지려는 목표나 꿈이 있다. 이런 날씨도 춥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던지는 데 지장 없었다.
- 2차전은 KIA가 선발에서 유리했다. 꼭 이겨야 한다는 중압감 없었나?
개인적으로 제 컨디션에 따라 게임의 흐름이 바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제가 컨디션이 좋고 자신 있게 제 볼을 던졌다면 원사이드한 게임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초반부터 긴장을 한다거나 제구나 컨디션적으로 떨어졌을 땐 난타전으로 갈 것 같았다. 초반 위기도 있었고 잔루도 많았지만 운이 많이 따랐다. 운이 따라서 초반에 넉넉한 점수로 게임을 끝내지 않았나 싶다.
- 한국시리즈 국내 선수 최고령 승리투수가 됐다
저는 제 몸은 아직 27살 같은데 최고령이라니. 저에게 이런 게 붙었다는 게 신기하다. 시간이 너무 빠르다.
- 전상현에게 따로 조언을 해줬나?
선발 날은 최대한 대화를 많이 하지 않으려고 한다. 선수들도 말을 걸지 않는다. 저는 2차전에 집중했다. 2차전을 앞으로 보면서 6회 초가 터닝포인트였다. 그걸 막음으로써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기운이 우리에게 와서 상대 팀의 실책을 곁들여서 이기지 않았나 싶다.
- 추가 등판 기회가 생겨서 최고령 기록을 새로 깰 기회가 주어지면 좋을까?
저는 아직 최고령이란 말과 어울리지 않는다. 앞으로 야구를 더 하고 싶고 마운드에서 많이 던지고 싶다. 다른 형들이 빨리 깨줬으면 한다.
- 4일 휴식 후 5차전 등판 가능한가?
오늘 코치님과도 이야기를 했다. 4일 쉬고 나가야 하지 않을까. 이틀이 연기되서 삼성에게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저희도 제임스 네일이 4차전에 나간다는 전제하에 저도 5차전 준비할 것이다. 2승을 했다고 해서 여유 있는 시리즈가 아니다. 분위기 왔을 때 하루빨리 잡아야 한다. 5차전 맞춰서 준비하겠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