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얄궂은 가을비로 한국시리즈 일정이 이틀 밀렸다. 갑작스러운 휴식으로 양 팀의 유불리는 어떻게 변했을까.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는 23일 오후 4시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을 치른다.
당초 한국시리즈 1차전은 21일 열렸으나 장대비로 인해 삼성이 1-0으로 앞선 6회초 무사 1, 2루 김영웅 타석에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포스트시즌 서스펜디드 게임은 사상 최초다.
22일 일시정지된 한국시리즈 1차전과 2차전을 펼치려 했지만, 그라운드 사정과 비 예보로 23일로 경기가 순연됐다.
삼성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크다. 5회까지 무실점으로 투구하던 원태인 카드를 강제로 잃었다. 투구 수도 66개로 적어 더욱 아쉽다.
박진만 감독은 "원태인은 어제 투구 수가 70개가 안 됐기 때문에 5일째 들어가는 날(26일 4차전) 충분히 들어간다고 판단하고 있다"라면서 4차전 원태인 투입을 예고했다.
원태인은 4차전에 이어 7차전까지 등판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우는 중이라 전해졌다.
그나마 호재를 찾자면 구자욱이 회복할 시간을 벌었다. 1차전에 앞서 박진만 감독은 "구자욱은 매일 그렇게 (대타로) 준비해야 할 것 같다. 한국시리즈를 하면서 100%의 몸 상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 판단된다. 라인업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라고 말한 바 있다.
대타는 가능하지만, 왼쪽 무릎 인대 손상은 충분히 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회복 시간이 주어질수록 구자욱 카드의 영향력은 더욱 커진다. 거기에 구자욱이 선발로 뛸 수 있는 실낱같은 가능성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KIA는 하늘의 도움으로 경기의 흐름을 끊었다. 6회 선두타자 김헌곤의 홈런에 이어 삼성이 연달아 볼넷을 골라냈다. 분위기가 삼성 쪽으로 넘어가고 있었지만, 우주의 기운 덕분에 경기가 중단됐다.
선수단은 경험과 경기 감각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된 뒤 이범호 감독은 "아무래도 한국시리즈 1차전이라 긴장한 모습이 보였다. 흥분해 있는 상태이기도 하다. 내일 하게 되면 경기 감각이 생겼을 것이고, 2차전 하는 기분으로 편안하게 경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모자란 부분이 있었다면 잘 준비해서 내일은 좋은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김선빈의 타격감이 비에 식을 까 걱정이다. 김선빈은 2회 첫 타석에서 좌측 펜스 최상단을 때리는 3루타를 뽑아냈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10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을 골랐다. KIA 타선이 원태인에게 눌린 가운데 유일하게 100% 출루에 성공했다.
22일 이범호 감독은 "연습게임하고 경기 감각적인 면에서 연습할 때도 김선빈이 가장 좋아 보였다. 김선빈을 어떤 자리에 쓰는지가 이번 시리즈에서 중요할 것"이라 전했다.
6회초 무사 1, 2루 승부처에서 곧바로 경기가 시작한다. 어느 팀이 더욱 알차게 휴식일을 사용했을까. 1차전 경기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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