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1-0 상황의 무사 1, 2루. 승부처에서 곧바로 한국시리즈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이 재개된다.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는 23일 오후 4시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이 열린다.
당초 21일 한국시리즈 1차전이 시작됐지만, 가을비가 쏟아지며 삼성이 1-0으로 앞선 6회초 무사 1, 2루에서 경기가 중단됐다.
22일 열릴 예정이던 서스펜디드 게임과 2차전이 모두 그라운드 사정 및 비 예보로 순연되며 23일로 일정이 밀렸다.
23일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분수령이다. 삼성은 대량 득점 기회를 잡았다. 김영웅이 1볼 상황에서 득점권 찬스를 맞이했다.
올 시즌 김영웅은 득점권에서 타율 0.310 출루율 0.396 장타율 0.603 매우 강했다. 1볼로 시작하는 것도 호재다.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상황에서 1-0 카운트에서 김영웅은 30타수 15안타 6홈런 14타점 타율 0.500을 기록했다.
허를 찔러 번트 작전을 구사할 수도 있다. 이번 시즌 김영웅은 두 번의 희생 번트를 시도했고, 1번 성공했다.
22일 인터뷰에서 박진만 감독은 "그때 당시에는 김영웅에게 맡겼다"라면서 "내일 서스펜디드 게임 시작할 때 상대 투수가 누가 올라오느냐에 따라 변동이 있다"고 전했다.
KIA는 입장이 더욱 복잡하다. 한 방이면 승부가 넘어갈 수 있다. 김영웅은 정규시즌 28홈런, 올해 포스트시즌서 2홈런을 때려낸 위력적인 타자다.
어떤 투수로 맞설지 선택해야 한다. 김영웅은 우완 상대로 275타수 66안타 18홈런 타율 0.240, 좌완 상대로 144타수 37안타 8홈런 타율 0.257을 기록했다. 차이가 크지 않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 중단 시점부터 지금까지 올릴 투수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범호 감독은 "왼쪽 투수를 김영웅 타석에 올릴지. 1볼 시작이라 아직도 생각을 하고 있다. 왼손을 올려서 김영웅을 잡아야 할까. 어제 (김영웅이) 준비했을 때는 번트 자세가 안 나왔다. 번트를 댈지 칠지 예상해서 투수를 올려야 해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번트를 배제한다면 좌완, 번트를 생각한다면 송구 방향 때문에 우완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후속 타자까지 생각해야 한다. 김영웅 다음으로는 '국민거포' 박병호가 등장한다. 박병호는 우완 상대로 211타수 45안타 9홈런 타율 0.213, 좌완 상대로 113타수 28안타 12홈런 타율 0.248을 기록했다. 박병호의 뒤에는 '우완 킬러' 윤정빈이 버티고 있다. 윤정빈은 우완에게 125타수 38안타 7홈런 타율 0.304, 좌완에게 24타수 5안타 타율 0.208의 성적을 남겼다.
장현식을 그대로 끌고 간다면 박병호 타석까지 상대할 가능성이 있다. 힘 있는 좌완투수를 올린다면 박병호 타석에서 끊어갈 공산이 있다. KIA는 좌완 불펜 5명을 보유한 만큼 윤정빈 타석에서 다시 좌완을 올릴 수 있다.
불펜투수가 '선발투수'처럼 등판하는 것도 변수다. 불펜투수와 선발투수의 등판 리듬은 완전히 다르다. 어색함 속에서 경기력을 유지할지 관건이다.
이범호 감독은 "그래서 젊은 선수를 올리자니 구위적인 면은 좋은데 볼넷이 나올까봐 걱정"이라고 전했다.
마지막 변수는 '대타' 구자욱의 존재다. 구자욱은 무릎 인대 손상으로 한국시리즈서 모두 대타로 출전한다. 서스펜디드 경기가 선언되기 직전 몸을 푸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대타 경험은 많지 않다. 올 시즌 구자욱은 대타로 두 번 등장해 2타수 무안타 1삼진에 그쳤다.
구자욱은 우완에게 타율 0.347, 좌완에게 타율 0.312로 모두 강했다. 삼성이 낼 수 있는 최고의 카드인 만큼, 박진만 감독이 6회를 승부처로 판단했다면 등장할 수 있다.
이제 시선은 23일 오후 4시로 쏠린다. 이범호 감독과 박진만 감독 중 누가 먼저 작두 탄 전략·전술을 선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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