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갑작스러운 가을비가 한국시리즈를 멈췄다. 사상 초유의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된 가운데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과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21일 21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1차전은 6회초 삼성이 KIA에 1-0으로 앞선 채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6회초 선두타자 김헌곤이 KIA 선발 제임스 네일을 상대로 선제 솔로포를 뽑았다. 네일은 르윈 디아즈에게 볼넷을 내주고 강판됐고, 대신 마운드에 오른 장현식도 강민호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무사 1, 2루 김영웅 타석에서 장대비가 내렸고, 심판은 경기를 속행할 수 없다고 판단해 서스펜디드 게임을 선언했다.
양측의 반응이 다를 수밖에 없다.
삼성은 좋던 흐름이 강제로 끊겼다. 게다가 원태인은 투구 수에 여유가 있던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갈 수밖에 없다.
KIA는 열세에 몰렸지만 차분히 경기를 복기할 시간을 얻었다. 선수들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본격적인' 한국시리즈를 펼칠 수도 있다.
박진만 감독은 "시즌 중에도 잘 안 일어나는 상황이 발생해 당황스럽다"라면서 "시작할 때부터 그런 부분이 걱정됐다. 선발투수도 쓰고 끊기는 경우가 걱정됐고, 그런 부분이 많이 아쉽다. 원태인이 좋은 투수를 하고 있었고 투구 수도 아쉽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라고 연신 '아쉽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이어 "(1차전에) 안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예보가 있었고, 계속 (빗줄기가)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이었다"라고 답했다.
이범호 감독은 "오늘 선수들이 차분하게 하자고 이야기를 했는데, 아무래도 한국시리즈 1차전이라 긴장한 모습이 보였다. 흥분해 있는 상태이기도 하다. 내일 하게 되면 경기 감각이 생겼을 것이고, 2차전 하는 기분으로 편안하게 경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1차전 경기 개시에 대해서는 "그런 건 저희가 (판단) 해야 할 부분이 아니다. KBO와 심판진이 할 일이다. 경기에 들어가는 부분은 KBO와 심판진의 의견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일시정지된 경기는 내일(22일) 오후 4시에 다시 펼쳐진다. 6회초 무사 1, 2루 김영웅 타석 1볼 상황에서 장현식이 그대로 마운드에 올라야 한다.
서스펜디드 게임이 오후 5시 30분 이전 종료되면 오후 6시 30분 그대로 2차전이 치러진다. 오후 5시 30분을 넘겨서 끝난다면 경기 종료 후 1시간이 지난 뒤 2차전을 연다. 서스펜디드 1차전 역시 기존 한국시리즈와 동일한 연장전 룰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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