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디즈니+의 남자다. 올 한 해 디즈니+와 세 번의 협업을 한 서현우는 명실상부 '미키현우'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강매강'(극본 이영철·연출 안종연)은 전국 꼴찌 강력반과 초엘리트 신임반장이 만나 최강의 원-팀으로 거듭나는 코믹 수사물이다. 총 20부작.
서현우는 "안종연 감독님이 연락을 주셔서 작품에 합류하게 됐다. 같은 회사에 몸 담고 있는 무중력 역의 박지환 형도 출연하고, 김동욱도 출연한다고 해서 스스럼없이 하게 됐다"며 "'전격 코미디'라고 하는데, 제가 본격 코미디 작품을 해본 적이 없었다. 평소에도 코미디 작품을 해보고 싶었다"고 작품 참여 과정을 밝혔다.
'전격 코미디'를 앞세운 '강매강'은 현실적인 수사물이다가도, 비현실적인 코미디의 경계선을 거침없이 넘나 든다. 서현우는 "작품 자체가 만화적인 부분과 현실적인 부분을 왔다 갔다 한다. 연기하는 입장에선 굉장히 난도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 부분에 대해선 용기를 많이 냈다"며 "표면적으론 일상적인 톤을 밀고 가면서도, 주어진 극본 자체가 판타지적인 요소들이 많았다. 두 경계의 앙상블을 이루기 위해 용기를 많이 냈다. 사전에 대본 리딩을 다 함께 하면서 호흡을 많이 찾아갔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강매강 서현우 인터뷰 /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극 중 사격 국가대표 출신이자 네 딸의 아빠인 생계형 형사 정정환 역을 맡은 서현우는 "'킬러들의 쇼핑몰'이나 '삼식이 삼촌'에선 날이 서 있는 인물을 맡았다. 그렇기 때문에 정정환을 연기하면서 오히려 숨통이 트였다. 가정적이고, 편안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가진 캐릭터라 오히려 더 반갑게 느껴졌던 것 같다"며 "물론 딸이 넷인 설정이 쉽진 않았다. 육아 중인 배우들에게 조언을 많이 얻었고, 감독님도 마침 자녀를 얻은 타이밍이라 육아 대디에 대한 자문을 좀 구했었다"고 회상했다.
스나이퍼, 엘리트 군인을 지나 정정환을 만난 서현우는 그야말로 '제 옷'을 입었다. 서현우는 "여태 작품을 해오면서 악역도 꽤 많이 했고, 날이 선 인물들도 많이 했다. 항상 연기를 하면서 위트를 실어왔는데, 제 안에선 충돌되는 지점들이 있더라. 그러다 보니 제대로 된 코미디를 해보고 싶다는 욕망이 많았다"며 "막상 해보니 코미디는 난도가 있는 장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진지하게만 임한다고 해서 코미디가 발생하는 것도 아니고, 과하게 싣는 것도 아니고, 그 정도를 조절하는 것이 굉장히 힘든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삼 여태까지 코미디 장르를 개척해 오신 선배들이 엄청 대단하게 느껴졌다. 저 역시 코미디 장르를 좋아했던 터라 주성치 영화나 류승룡, 임창정, 차승원 선배들의 영화들을 보면서 복기했다"고 말했다.
다만 강력반 식구들을 떠올렸을 때 정정환은 다소 '애매한' 인물이다. 엘리트 반장 동방유빈(김동욱), 누구보다 강력한 매력을 가진 무중력(박지환), 중심을 잡아주는 홍일점 서민서(박세완), 개코 막내 장탄식(이승우) 속에서 정정환이 돋보이기란 쉽지 않다.
서현우 역시 "감독님이 저한테 처음 정정환 역할을 주시면서 '어떻게 보면 가장 특이한 인물들 사이에서 정상적인 사람'이라고 하셨다. 그나마 상식적인 행동을 하려고 하고, 땅에 발을 붙이고 있는 사람이라 정환이를 코미디로 풀어갈 땐 리액션에 중점을 뒀다. 상대 배우의 액션을 어떻게 받아내냐에 따라 호흡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했다"며 "정환이 자체가 생계형에 가까운 모습들이라 소품 같은 것들을 많이 활용했다. 의상도 형사를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니라 가정적인 아빠의 면모를 보여주고 싶어서 반듯한 머리부터 빈틈없는 모습으로 만들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서현우는 "대본을 받았을 때 정정환의 일상적인 모습을 제일 먼저 체크했다. 정환이가 코미디를 하다가도, 적재적소에 다시 돌아와야 했다. 자칫 잘못하면 그냥 붕 떠버리는 캐릭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그렇다고 현실적인 면모를 부각하기엔 리듬이 떨어질 것 같았다. 어떤 톤으로 해야 보시는 분들이 유머로서 받아들일 수 있을지 공을 많이 들이고, 톤 조절에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강매강 서현우 인터뷰 /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올 한 해 서현우의 활약상을 요약하면 한 마디로 '프로열일러'다. 서현우는 올해 초 '킬러들의 쇼핑몰'을 시작으로 '삼식이 삼촌' '강매강' 영화 '로기완' '탈주' 등으로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이어 내달 첫 방송되는 SBS 금토드라마 '열혈사제' 시즌2로 올해를 화려하게 마무리할 예정이다.
서현우는 "기분 좋은 부담감이라고 해야 하나. 제 연기를 계속해서 다른 질감, 다른 얼굴로 보여드리고 싶다는 개인의 욕망과 함께 책임감이 동반되고 있다"며 "제가 작품을 애타게 찾던 시절들이 많았다. 그래서 그 시절들을 항상 복기한다. 그 과정에서 에너지를 얻고, 지치지 않고 뜨거운 용광로처럼 일하고 있다. 계속해서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고 털어놨다.
이와 함께 서현우는 "사실 작품 속 캐릭터를 만날 때 감정적으로 만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제가 캐릭터에 감정을 쏟아붓고, 지나치게 몰입을 하게 되면 그만큼 빠져나오기 힘들더라. 캐릭터를 분석하고, 어떻게 하면 보시는 분들이 캐릭터와 저를 겹쳐서 보게 할 수 있을지 연구하지만 불필요한 몰입을 하진 않는다"며 "예전엔 작품에 감정을 쏟아붓는 것이 저의 책임감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게 제 일상과 작품 활동을 파괴시키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음 작품을 만날 땐 온전히 다음 캐릭터에 들어가야 하는데 덕지덕지 붙은 여러 가지 것들이 저를 괴롭히더라. 그 뒤론 어떻게 하면 담백하고, 투명하게 작품에 들어갈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됐다. 인물을 자기객관화해서 풀어나가기 시작하니까 굉장히 건강해지더라. 제가 인물을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을 때 오히려 시청자분들이 더 잘 받아들여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현우는 "간지럽지만 저는 멜로도 해보고 싶다. 굉장히 현실적인 멜로. 아름다운 대사만 쏟아내는 게 아니라 현실적인 멜로를 해보고 싶다"며 "조직에 헌신하는 역할이 아니라 조직을 진두지휘하는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다. 다둥이 아빠도 상관없다. 아직 결혼 못 한 이미지도 괜찮고, 앞둔 이미지도 괜찮다"고 웃음을 보였다.
강매강 서현우 인터뷰 /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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