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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첫 한국 시리즈' 강민호 "21년 걸렸다…후회 없이 싸워보겠다"
작성 : 2024년 10월 19일(토) 18:17

강민호 / 사진=팽현준 기자

[잠실=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베테랑 포수 강민호가 데뷔 21년 만에 한국 시리즈 무대를 밟게 됐다.

삼성은 19일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 4차전 LG와의 원정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3승1패를 만든 삼성은 2015년 이후 9년 만에 한국시리즈(KS)에 진출했다. 삼성의 KS 상대는 KIA 타이거즈다. 1993년 이후 31년 만에 KS 무대에서 만났다.

삼성의 진출에 못지 않게 화제가 된 인물은 강민호였다. 강민호는 KBO리그 최다 출장 기록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2004년 롯데에 입단해 올시즌까지 KBO리그에서 왕성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강민호는 한 번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경험이 없다.

롯데 시절에도 이루지 못했고 2021년 삼성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을 때에도 2패로 허무하게 물러났다. 그러나 이날 승리로 그 기나긴 염원을 풀게 됐다.

강민호는 이번 경기에서 7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해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했다. 강민호는 1회말 LG의 공격에서 1루에 있던 홍창기의 도루를 완벽하게 잡아내며 선발 투수 데니 레예스의 부담을 덜어줬다. 이어 2회에도 오지환의 도루를 잡아내며 2이닝 연속 도루 저지에 성공했다.

또한 좋은 수비에 이어 8회에는 결승 홈런까지 쏘아 올렸다. 8회초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강민호는 1스트라이크 3볼에서 손주영의 146km/h 직구를 타격해 좌중간을 가르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고, 삼성은 이 선취 득점을 경기 끝날 때까지 지켜내며 1-0으로 승리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가진 강민호는 "이 인터뷰를 정말 하고 싶었다"며 "이 자리까지 오는데 정확히 21년 걸렸다. 열심히 하다보니까 좋은 기회가 온 것 같다. 분위기가 좋은 만큼 올라가서 후회 없이 한번 싸워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강민호가 8회에 친 홈런은 사인 미스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강민호는 "1스트라이크 3볼이라서 공을 하나 더 볼까라고 생각했는데 공개적으로 칠 수 있는 카운트니까 한번 쳐보자라고 해서 홈런이 나왔다"라고 했다.

하지만 알고보니 지켜보라는 사인이 나왔는데도 타격을 한 것이었다. 강민호는 "당연히 칠 생각에 웨이팅 사인을 못 봤는데 나중에 더그아웃에서 후배들이 '형, 사인 못 봤어요?'라고 묻더라"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강민호는 홈런을 친 후 "홈런을 치자마자 내가 감정이 많이 올라갔다는 걸 느껴서 라커룸으로 바로 들어가서 가만히 심호흡을 했다. 들뜨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에 그 이닝이 끝날 때까지 있다가 다시 나왔다. 남아 있는 아웃 카운트만 생각하며 경기를 풀어나갔다"라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날 강민호는 두 차례의 인상적인 도루 저지를 보여줬다. 강민호는 "레예스가 퀵모션이 커서 LG가 뛸 것이라고 생각했다. 플레이오프 기간 동안 베이스로 던지는 게 아니고 주자가 오는 길에 던지는 연습을 했는데 운이 좋게 도루 저지를 2개 성공하면서 흐름을 끊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제 광주로 넘어가 KIA를 만난다. KIA에는 최고참 최형우가 기다리고 있다. 그는 "휴대폰 확인은 못 했는데 아마 연락이 와 있을 것 같다"며 "형과 멋진 승부 한번 해보고 싶다. 형우 형이 너무 자신만만하던데 인생이 쉽지 않다라는걸 보여드리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KIA에 대해선 강민호는 "정말 강팀이다. 타선 짜임새도 좋고 투수도 굉장히 좋은 팀"이라며 "LG 타선도 정말 까다로웠는데 흐름을 끊으니 점수가 나오지 않았다. 이게 야구라고 생각한다. 흐름을 잘 가져오면 충분히 좋은 경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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