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LG 트윈스가 투수력의 힘으로 삼성 라이온즈를 제압했다. 1패만 더 하면 떨어지는 '엘리미네이션 게임'에서 승리를 거두며 역대 네 번째 역스윕의 첫 발판을 만들었다.
LG는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번 경기로 LG는 플레이오프 2연패 뒤 첫 승을 거뒀다. LG는 적지 대구에서 2패를 당하며 힘겹게 잠실로 올라왔다. 홈 잠실에서 삼성에 쓴맛을 보여주며 희망의 불씨를 이어갔다.
역대 5선3선승제로 열린 플레이오프에서 2연패 이후 3차전에 돌입한 경우는 총 18번 있었고, 이 중 3팀이 3연승으로 '역스윕'을 만들었다. 확률로 환산하면 16.7%가 된다. 기적을 쓴 팀은 1996년 현대 유니콘스(상대 쌍방울 레이더스), 2009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상대 두산 베어스), 작년 kt wiz(상대 NC 다이노스)다.
LG 선발투수 임찬규는 5.1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구속은 최고 146km/h, 최저 139km/h가 나왔다. 총 84구를 던졌고 직구 37구, 체인지업 25구, 커브 19구, 슬라이더 3구를 구사했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는 3.2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올렸다.
타선에서는 홍창기가 결승 희생플라이를 포함해 4타석 2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삼성 선발 황동재는 3이닝 1피안타 3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승패 없이 물러났다. 구속은 최고 147km/h, 최저 142km/h를 찍었다. 총 56구를 던져 직구 24구, 슬라이더 28구, 커브 2구, 포크볼 2구를 구사했다.
좌완 이승현이 1.2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LG는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오스틴 딘(1루수)-김현수(좌익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박해민(중견수)-문성주(지명타자)가 선발로 출전했다.
삼성은 김지찬(중견수)-김헌곤(좌익수)-윤정빈(우익수)-르윈 디아즈(1루수)-박병호(지명타자)-강민호(포수)-김영웅(3루수)-이재현(유격수)-류지혁(2루수)이 선발로 나섰다.
초반 경기는 투수전 양상으로 진행됐다.
LG는 1회 1사 2루, 2회 1사 3루, 3회 1사 1루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황동재가 후속 타자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넘겼다.
임찬규는 3회 2아웃까지 8타자를 퍼펙트로 처리했다. 9번째 타자 류지혁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김지찬을 3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삼성이 먼저 투수교체를 가져갔다. 4회 선두타자 오스틴이 볼넷을 골라내자 박진만 감독은 바로 좌완 이승현을 올렸다. 오스틴은 바로 도루를 감행했고, 이를 읽은 이승현이 오스틴을 런다운으로 묶고 아웃을 만들었다. 김현수가 다시 안타를 치고 나갔지만, 이승현이 오지환과 문보경을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변비야구에 시달리던 LG가 드디어 점수를 냈다. 5회 선두타자 박동원이 볼넷을 골라냈고, 박해민이 보내기 번트를 대며 1사 2루가 됐다. 문성주의 타구가 2-유간을 뚫어냈고, 박동원은 3루에서 멈춤 지시를 받았다. 1사 1, 3루에서 홍창기가 좌익수 방면 희생플라이를 때려냈고, 3루 주자 박동원이 홈을 밟았다.
6회 삼성이 마침내 임찬규를 내리는 데 성공했다. 선두타자 김헌곤이 좌익수 방면으로 잘 맞은 타구를 날렸다. 김현수가 잡아내며 아웃이 됐지만 LG 입장에서는 간담이 서늘했을 타구.
염경엽 감독은 바로 임찬규를 내리고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투입했다. 윤정빈이 바뀐 투수 에르난데스에게 홈런성 타구를 뽑아냈다. 대구였다면 홈런으로 연결될 법한 타구. 하지만 3차전은 잠실에서 열렸다. 홍창기가 워닝트랙에서 펄쩍 뛰어오르며 이 타구를 지워냈다. 에르난데스는 디아즈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7회 대형 사고가 나올 뻔했다. 2사 이후 김영웅이 우익수 방면으로 타구를 보냈다. 홍창기가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는데, 이 타구가 뒤로 빠졌다. 김영웅은 그대로 3루에 안착했다. 공식 기록은 김영웅의 우익수 앞 3루타.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았지만 홍창기의 무리한 수비로 위기가 초래됐다. 다만 에르난데스가 이재현을 중견수 뜬공으로 솎아내며 실점을 막았다.
8회 삼성이 다시 찬스를 잡았다. 1사 이후 김지찬이 2루수 방면 내야안타를 쳤다. 대타 김성윤은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윤정빈이 볼넷을 얻어냈다. 2사 1, 2루에서 에르난데스와 디아즈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에르난데스는 초구 151km/h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았고, 2구는 152km/h 직구 볼을 던졌다. 3구 150km/h 직구에 디아즈가 반응했고, 이는 유격수 땅볼이 되며 이닝이 끝났다.
9회에도 에르난데스가 마운드를 지켰다. 에르난데스는 박병호와 8구 승부 끝에 탈삼진을 솎아냈다. 대타 이성규에게도 삼진을 뽑아냈다. 에르난데스는 김영웅까지 범타로 돌려세우며 LG의 1-0 승리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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