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사상 최초 현직 아이돌 출석으로 관심을 모은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국정감사를 두고 갑론을박이 인다. 그룹 뉴진스 하니가 기존 입장만 되풀이할 뿐 새로운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5일 오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및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종합국정감사가 열린 가운데 김주영 어도어 대표이사 겸 하이브 최고인사책임자가 증인으로, 그룹 뉴진스 하니는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하니는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면서 타 레이블 매니저로부터 '무시해'라는 발언을 들었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또한 방시혁 하이브 의장을 저격한 듯 "데뷔 초반부터 높은 분을 몇 번 마주쳤다. 저희 인사를 한번도 안 받으셨다. 인간으로서 예의 없다"고 한 발언도 이미 지난 5월 뉴진스 부모들이 인터뷰를 통해 주장했던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하니는 김주영 대표를 향해 날선 발언들을 쏟아냈다. 하니는 "('무시해' 논란에 대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충분히 하실 것들이 더 있었다"고 지적하며 "애초에 저희를 계속 지켜주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저희를 지키려면 싸워야 한다. 그런데 싸울 의지도, 어떤 조치를 취할 의지도 없는데 최선을 다하셨다고 할 순 없을 것 같다"며 비판했다.
하이브 입장에서는 해당 매니저에게 '무시해'라는 발언을 한 적이 없다는 확인을 받았고, 아일릿 멤버들이 하니에게 90도로 인사한 것 역시 CCTV에 담겨 있다는 입장을 내면서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라, 누구 하나의 편을 들기 어렵다. 더불어 민희진 어도어 이사에게 향후 5년간 뉴진스의 프로듀싱을 맡아달라고 제안하는 등 뉴진스의 이야기들을 어느 정도 반영해줬다고도 주장할 수 있다.
때문에 하니의 발언들을 두고 누리꾼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일반 근로자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거액을 벌면서도 '무시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이유로 국정감사까지 나오는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더군다나 하니의 태도도 괴롭힘을 당한 사람의 모습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하니는 이날 김주영 대표 발언에 비웃으며 코웃음을 치는가 하면 김 대표를 노려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올해 스무 살인 하니가 52세인 방시혁 의장을 겨냥한 듯한 발언 역시 "부적절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여기에 하니의 국정감사 출석 패션도 이목을 끌고 있다. 이날 하니는 도합 1200만 원 이상의 명품 의상과 가방, 액세서리 등을 걸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자의 권리'를 다루는 환노위에 출석하면서 이 같은 패션은 'TPO'에 맞지 않다는 비판도 있다. 2025년 1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은 239만 원으로 산정되고 있다. 이날 하니가 착용한 의상 가격을 더하면 대한민국 근로자 중위소득의 5배에 달한다.
실제 하니를 포함한 뉴진스 멤버들은 데뷔 2년 만에 각각 수십억 원에 달하는 정산금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대로 매니저의 평균 월급은 약 275만 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 탓에 자신이 약자라고 주장하는 하니의 발언의 얼마나 대중에게 설득력을 얻을지는 미지수라는 평이다.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는 "아티스트와 매니저 간의 관계에서 아티스트가 우위에 있는 게 당연하다. 파리 목숨에 불과한 매니저가 아티스트에게 갑질을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며 "특히 뉴진스 같이 인기그룹의 경우 회사 내에서 아티스트의 발언권은 상상 그 이상이다. 타 그룹 매니저가 뉴진스에게 무시하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게 쉽게 믿기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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