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외국인 투수 최초로 준플레이오프 전 경기에 등판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LG 트윈스)가 플레이오프에서도 활약을 예고했다. 다만 구속에서 그간 피로를 엿볼 수 있었다.
LG는 지난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5차전 kt wiz와의 경기에서 4-1로 승리했다.
에르난데스는 팀이 4-1로 앞선 9회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세이브로 팀의 승리를 지켰다.
5차전을 포함해 에르난데스는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모두 마운드에 등판해 7.1이닝 3볼넷 10탈삼진 무실점 2세이브 1홀드를 기록했다.
2017년 원종현(당시 NC 다이노스)를 포함해 지금까지 5명이 5전3선승제 준플레이오프에서 전 경기에 출전했다. 외국인 선수의 전 경기 등판은 에르난데스가 최초다.
준플레이오프가 끝난 뒤 에르난데스는 "이렇게 나갈 줄은 몰랐다. 나가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서 만족스럽고, 팀이 이겨서 기분은 최고다. 이런 상황을 겪다 보면, 특히 팀 동료들을 도와주다 보면 희생해야 할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은 동료를 돕고 싶어서 자청했다. 좋은 결과로 이어져 만족스럽다"는 소감을 남겼다.
플레이오프도 전 경기에 나설 수 있냐고 묻자 "가능하다(Sure)"며 팀에 대한 헌신을 보였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구속 분포도 / 이미지=김경현 기자
그러나 구속에서 전 경기 등판으로 쌓인 피로를 찾아볼 수 있었다.
위 도표는 에르난데스의 준플레이오프 구속 분포도다. 당일 컨디션에 따른 증감은 있지만 4차전까지는 140km/h 후반~150km/h 초반대에 구속이 몰려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5차전은 구속이 확연히 꺾였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140km/h 초반대 구속도 나오기 시작했다.
경기 당 평균 구속에서도 변화는 뚜렷하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 기준으로 에르난데스는 1차전 평균 149.6km/h의 구속을 찍었다. 2차전 148.0km/h, 3차전 148.7km/h, 4차전 150.0km/h를 기록했다.
5차전은 146.0km/h로 가장 낮았다. 정규시즌 9월 21일 경기(148.0km/h)를 포함해 에르난데스가 불펜으로 등판한 경기 중 최저치다.
플레이오프 1차전 일찌감치 점수 차가 벌어지며 에르난데스는 휴식을 취했다. 12일 이동일을 포함하면 이틀을 쉬었다. 이틀 동안 얼마나 구속을 회복했는지가 변수다.
준플레이오프 5차전이 끝난 뒤 염경엽 감독은 "에르난데스는 투구 수가 많아져서 피로도가 있다. 마무리로만 쓸 것"이라고 밝혔다.
LG가 리드를 잡은 9회는 분명히 에르난데스가 올라온다. 플레이오프에서 에르난데스가 어떤 구위를 선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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