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엘린이' 출신의 소감은 남달랐다. 준플레이오프 시리즈 MVP 임찬규가 플레이오프 상대 삼성 라이온즈를 꺾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LG는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5차전 kt wiz와의 경기에서 4-1로 승리했다.
임찬규는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 등판해 2승 무패 11.1이닝 2실점 8탈삼진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했다.
이 활약을 바탕으로 임찬규가 준플레이오프 시리즈 MVP에 뽑혔다. 임찬규는 기자단 투표 67표 중 34표를 휩쓸며 득표율 50.7%로 MVP에 올랐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19표로 2위, 손주영과 신민재가 각각 7표로 공동 3위에 올랐다.
경기 종료 후 임찬규는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임찬규는 "일단 팀이 가을에 무조건 이길 것만 생각했는데 MVP까지 받게 되어 영광이다. 가을에 잘하는 모습을 오래 기다리셨을 팬들에게 감사하단 말씀 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2차전 승리를 거둔 뒤 가을에 던지는 감을 잡았다고 했다. 임찬규는 "가을에 제가 그동안 실패했던 게, 올라오는 감정들 그대로 시합에 나갔는데 역으로 작용했다. 그래서 최대한 정규시즌처럼, 정규시즌이 좋았기 때문에 최대한 정규시즌처럼 한다는 마인드로 나갔다. 일단은 침착하게 하나하나 천천히 생각하면서 던졌다"라고 설명했다.
임찬규는 6회를 마친 뒤 관중석을 향헤 세레머니를 펼쳤다. 그리고 7회 등판해 주자 2명을 깔아두고 강판됐다. 7회 등판을 예상했냐고 묻자 "예상했으면 세레머니 안 했겠죠. 마지막인 줄 알고 팬분들과 같이 좋은 감정 만들고 싶어서 세레머니 했는데 7회 올라가게 될 줄 몰랐다"며 웃었다.
이번 시리즈 내내 임찬규를 향한 팬들의 환호가 대단했다. 특히 5차전에서는 '역대급'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팬들의 목소리가 컸다. 임찬규는 "저도 느꼈다. 엘리미네이션 게임에 좋았던 적이 없었다. 이제 가을의 시작이고, 올해는 터프한 경기도 이겨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들어갔다. 팬들이 크게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고 덕분에 잘할 수 있었다"라고 팬들에게 공을 돌렸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예상하지 못한 말을 남겼다. 임찬규는 "팀 승리가 가장 중요한 목표"라면서 "제가 어릴 때 LG 야구를 보면서 2002년 삼성과 경기가 생각나서 올라가고 싶었다. 이번에는 그때 패배를 꼭 설욕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당시 LG는 1승 3패 벼랑 끝에 몰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8회까지 9-6으로 앞서 있었다. 그러다 9회 이승엽의 동점 스리런 홈런과 마해영의 끝내기 백투백 홈런을 허용하며 무릎을 꿇었다. 임찬규에게 당시의 한이 남아있던 것.
이제 LG는 하루 휴식을 취한 뒤 13일 대구로 자리를 옮겨 삼성과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임찬규가 2002년의 복수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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