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선발투수 최원태가 2.2이닝 3실점 2자책으로 조기에 물러났지만 LG 트윈스는 흔들리지 않았다. 두 번째 투수로 투입된 손주영이 자신의 임무를 100% 수행했다.
손주영은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kt wiz와의 원정 경기에서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5.1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구속은 최고 149km/h, 최저 144km/h가 찍혔다. 총 64구를 던져 직구 38구, 슬라이더 11구, 커브 9구, 포크볼 6구를 구사했다.
경기 전 염경엽 감독은 "(최원태가 좋지 않으면) 손주영을 바로 붙일 것이다. 손주영이 길게 던지기보다는 2~3이닝을 생각하면 강한 볼을 던질 수 있는 투수다"라면서 "그전에 체인지업이 안 좋았던 부분이 있는데, 그때 경기와는 분위기나 여러 가지 요건이 다르다. 손주영이 기회를 잘 잡아주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의 말은 현실이 됐다. 3회 김상수, 6회 황재균에게 안타를 맞았을 뿐, KT 타자들은 손주영의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7개의 탈삼진 중 6개를 헛스윙으로 만들었을 정도로 구위가 뛰어났다.
이번 등판으로 2024시즌 10번째 승리를 챙겼다. 손주영은 정규시즌서 9승 10패를 기록, 커리어 최초로 시즌 10승 투수가 될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시즌 10승을 포기한 채 일찌감치 가을야구를 준비했다. 지난달 25일 염경엽 감독은 "손주영 같은 경우는 오늘 최종적으로 트레이닝 파트하고 결정을 해서 알려 준 게, 내일 1이닝 던지고 그냥 쉬는 것으로, 10승을 포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면서 "규정이닝만 채우고 쉬고 싶다고 한다. 트레이닝 파트에서 그게 훨씬 포스트시즌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한 것 같다. 트레이닝 파트에서 잘 설득한 것 같다"고 전했다.
선발투수에게 10승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한 시즌 내내 꾸준했고, 정상급 선발로 발돋움했다는 뜻이다. 한 시즌 10승을 달성하지 못하고 은퇴한 투수도 수두룩하다. 손주영은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는 기회를 포기한 것.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10번째 승리를 채웠다. 손주영의 호투로 LG는 100%의 확률을 잡았다. 5전 3선승제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 1패로 3차전에 돌입한 경우는 이날 전까지 총 6번 있었고, 3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모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심지어 이 무대는 손주영의 가을 데뷔전이었다. '포스트시즌'이라는 중압감에 첫 무대를 망치는 선수도 많다. 손주영은 침착한 투구로 자신의 가을 마수걸이 등판을 완벽하게 해냈다.
LG는 앞으로 가을 여정에 손주영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얻었다. 손주영이 어디까지 활약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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