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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제작비 절감이 답은 아냐"…콘텐츠 산업 리부트 고민 [29th BIFF-CJ 무비포럼]
작성 : 2024년 10월 04일(금) 12:04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CJ 무비포럼 / 사진=CJ ENM 제공

[부산(해운대구)=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CJ ENM 서장호 콘텐츠 유통사업부장, CJ CGV 이동현 경영혁신실장, 스튜디오드래곤 장경익 CEO, 티빙 최주희 CEO가 '콘텐츠 산업 리부트를 위한 고민'을 나눴다.

4일 오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CGV 센텀시티에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29th 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이하 29th BIFF) '2024 CJ 무비 포럼-네비게이팅 더 뉴 패러다임'(2024 CJ Movie Forum-Navigating the New Paradigm)이 진행됐다.

이날 CJ ENM 윤상현 대표가 포문을 열었다. 윤상현 대표는 "영화 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크리에이터의 상상력이 최고의 작품으로 빛날 수 있도록 글로벌을 향한 도전과 성공에 힘을 보탤 것"이라며 "국내 최고 수준인 연간 1조 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지속하며 K콘텐츠 생태계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인사했다.

이어 "숱한 천만 영화를 배출했던 과거의 성공 방정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아 신중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으나 스토리텔링의 힘을 믿는다"며 "멋진 스토리와 아이디어를 가진 영화인들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파트너가 되길 원한다. CJ가 가진 글로벌 스튜디오와 극장, OTT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축적된 역량과 인사이트로 영화인들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CJ는 ▲(콘텐츠)우수하고 유망한 크리에이터 확보 통한 선진 제작 시스템 구축 ▲(플랫폼)리니어-디지털 간 플랫폼 시너지 창출 및 선제적 유통구조 확립 통한 경쟁력 확보, 티빙의 콘텐츠 포트폴리오 최적화 및 수익모델 다각화 ▲(글로벌)지속가능한 글로벌 사업구조 확립 등 콘텐츠 사업 전략을 소개했다.

아울러 윤 대표는 "2025년 창립 30주년을 맞이해 CJ ENM의 ONLYONE IP 경쟁력을 글로벌로 전파해 문화 사업의 새로운 생태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No.1 IP 파워하우스'로 거듭나겠다"며 "유능한 창작자들이 꿈꾸는 콘텐츠가 실현되고, 함께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 극장·OTT·채널, 따로 또같이 ''상생 플랫폼' 꿈꾼다

CJ CGV 이동현 경영혁신실장은 "영화 시장은 2019년 대비 60~70% 수준이 뉴노멀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며 "아티스트 콘텐츠, 애니메이션, 스포츠 등 콘텐츠 수급을 다변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스튜디오드래곤 장경익 대표는 "국내 드라마 시장이 물량 경쟁에서 웰메이드 경쟁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좋은 소재와 연출, 연기 등을 바탕으로 K드라마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고 신진 크리에이터와 신예 배우를 과감하게 기용하는 프로젝트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CJ ENM 서장호 콘텐츠유통사업부장은 "제작과 유통 전반에 걸쳐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극장, OTT, 채널은 서로 경쟁 플랫폼이 아닌 다양한 협업과 상생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장 대표는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 '좋거나 나쁜 동재'를 예로 들며 "CJ가 가지고 있는 리소스를 활용하면 히트 IP를 리니어 채널(tvN), OTT(티빙), 극장 개봉(CGV)으로 전환 가능하다"고 말했다. '좋거나 나쁜 동재'는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을 맡았으며 티빙과 tvN을 통해 공동 편성된다.

이 실장도 "극장의 경우 '오프라인 공간'과 이에 기반한 '팬덤 결집'이라는 관점에서 다른 플랫폼과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고, 타 플랫폼과의 보완적 시너지가 가능하다"며 "오디션, 러브 버라이어티 등 실시간 최종 결과 스포에 민감한 예능 콘텐츠나 인기 드라마 마지막 회 단체관람 이벤트를 개최하는 등 관객들의 니즈에 부합하는 다양한 협업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최 대표 역시 "시리즈와 영화의 기획 단계부터 공동제작 편성, 영화와 시리즈 동시 기획, 스핀 오프와 숏폼 등 IP의 수명주기를 늘리는 방안을 다각도로 논의 중"이라면서 "디지털과 오프라인 공간의 협업도 OTT와 영화관의 특징을 담아 더욱 활발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글로벌 진출 계획도 밝혔다. 장 대표는 "추가 성장 동력을 미국-일본 중심 현지 드라마 제작에서 찾고 있다. 현재 약 20여 개 글로벌 프로젝트를 기획개발 중이다"고 밝혔고, 최 대표도 "미국, 동남아, 일본 등 K-content가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지역들 위주로 글로벌 진출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사업부장은 "인도, 중동 등 한국 콘텐츠의 인기나 매출이 높지 않은 시장을 어떻게 개발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신규시장 개발에는 더빙 등 다양한 투자가 필요한데 이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CJ 무비포럼 / 사진=CJ ENM 제공


◆ 뉴 크리에이터의 발굴, 그리고 글로벌 진출

'글로벌 토크'에서는 CJ ENM 고경범 영화사업부문장과 신진 크리에이터 유재선, 한준희, 전고운 감독이 모여 K콘텐츠 매력 탐구와 글로벌 진출 해법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CJ ENM 고경범 영화사업부장은 한국 스토리의 인기 요인으로 "하이브리드 장르에 능해서 신선하면서도 풍부한 맛이 나는 스토리와 영상을 만들어 낸다는 점, 할리우드 영화인들이 접근하기 쉬운 보편적인 영화적 언어를 구사하면서도 문화적 고유성을 갖추고 있어서 매력적이라는 점"을 꼽은 뒤 "할리우드 리메이크, 해외 직접 진출, 히트 IP 로컬 영화화 등 다양한 글로벌 활로를 모색해 왔기 때문에 한국 창작자분들이 각자 잘할 수 있는 이야기를 생각해 내면 각 작품 성격에 적합한 방식으로 해외 진출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변화된 미디어 환경 속 CJ ENM 영화사업부가 새롭게 수립한 라인업 기준도 공개됐다. 고 사업부장은 "영화 본질과 고유성을 잘 살리면서 변화된 미디어 환경에서 선택받을 수 있는 작품, tvN-티빙-영화배급 등 강력한 플랫폼을 가진 CJ 강점과 자산을 다방면 활용할 수 있는 기획, 글로벌 시장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확산이 가능한 작품 등에 주목하고 있다"며 "적정 제작비 수준, 타깃 관객, 마케팅 등 새롭게 설정하고, 이에 맞는 작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고 영화사업부장은 2025년 공개 예정 작품으로 박찬욱 감독의 신작 영화 '어쩔수가없다', 영화 '조작된 도시'를 OTT 시리즈로 리메이크하는 '조각도시', 노덕 감독이 참여, 내년 상반기 티빙에서 선보일 '내가 죽기 일주일 전' 등과 영화 '지구를 지켜라'의 리메이크 '부고니아'등 글로벌 라인업을 소개했다.

◆ 현실적인 문제, 해결 방안은

제작 단계의 가장 큰 고충 중 하나로 꼽히는 '제작비'도 언급됐다. 현재 제작비 증가 대비 수익성의 저조로 많은 관계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터다.

스튜디오드래곤 장경익 CEO는 "무작정 제작비를 떨어뜨리는 것이 이상은 아니다. 어떤 작품은 많은 제작비를 써야 한다. 블록버스터가 산업을 돌아가게 하기도 한다"며 "제작비 절감은 불필요하거나, 부당하게 부풀려져 있는 부분들을 찾아서 최적화하자는 말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우리가 새로운 수익 모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서 수익성을 개선하는데 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한 부분에서 노력을 해야 한다. 스튜디오드래곤에선 제작비 절감을 위해 미술, VFX 등 전 프로덕션 과정에서 장르별로 혹은 사이즈 별로 예산 적합을 판단하기 위한 모델을 만들고자 진행하고 있다. 적어도 올해 안엔 어느 정도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한 장 CEO는 "제작비 절감만 이야기하면, 이 위기를 타파하는 유일한 도구인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가 어떤 방법을 찾기 전까진 시간을 버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실제로 중요한 것은 제작비 절감보단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수익 모델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기 때문에 웰메이드 작품을 만드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관객들에게 외면받지 않는 좋으 작품을 만들어서 끝까지 우리 산업을 지켜내는 것이 숙명"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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