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배우 지승현이 불치병에 걸렸다고 고백했다.
3일 유튜브 채널 '짠한형 신동엽'에는 '영화 '바람'으로 데뷔해 결국 '바람'의 대명사가 된 배우 지승현'이라는 영상이 게재됐다.
지승현은 최근 종영한 SBS '굿파트너'에서 아내 차은경(장나라)을 두고 차은경의 비서 최사라(한재이)와 바람을 피운 남편 김지상 역을 맡았다. 그는 "정말 죄송하다. 제 불륜으로 극 중에서 상처를 많이 받았던 차은경에게 진심으로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불륜 상대인 극 중 최사라에게도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극 중 딸인 재희 양에게도 사과드린다"며 두 차례의 대국민 사과를 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지승현은 "제작진 아이디어고 SBS 홍보팀에서 제안을 하신 거다. 원래 '진중하게 사과를 한다' 이거였는데 '심심한 사과'의 뜻을 어디서 봤다. 그건 내가 제안해서 들어간 거다"라고 밝혔다.
그는 "약간 얼떨떨했다. 조회 수가 100만 넘어가는데 '이게 이렇게까지?' 했다. 저는 그냥 드라마 홍보를 했을 뿐인데"라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아내의 반응을 묻자 지승현은 "지나가는 사람들이 '너무 잘 봤어요' 하면 와이프가 '네' 하고 지나가면서 '살아보세요'라면서 캐릭터와 섞어 재밌게 반응을 해준다"고 답했다. 또한 "아버지는 '이게 역할이 뭐야?'라고 하셨다. '꼭 그렇게 했어야 하나?' 이렇게 얘기하셨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분식집을 차릴 뻔했다는 이야기도 꺼냈다. 지승현은 "2015년에 모든 작품이 엎어졌다. 연기 수입이 (없었다). 저희 사는 아파트 단지가 커서 안에 초등학교도 있다. 그래서 아내와 분식집 한 번 해볼까 했다. 맛있는 분식집이 없고 아내가 요리를 잘해서 월세도 알아보고 우리끼리 레시피도 만들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우리만의 떡볶이를 카레도 넣어보고 만들어봤는데 이제 KBS2 '태양의 후예'가 방송하면서 와이프가 열심히 일하라고 하더라. 1회를 보더니 '이 드라마 잘 되겠다'는 촉을 느낀 거다. 그래서 일단 분식집 프로젝트 스톱하고 운 좋게 다음 작품까지 연결이 됐다"고 밝혔다.
데뷔작 영화 '바람'(2009)도 언급했다. 지승현은 "정우 씨가 그때 서른이었다. 스물 여덟, 서른 하나 이런 친구들이었는데 30대 때 일찍 머리가 빠지는 분들도 있고, 저희끼리 이거 B급 재밌는 영화니까 그걸 밀고 가는 걸로 했다. 저희가 교복 입고 찍으니까 실제 학교 학생들이 투입됐다. 학교도 빌려주시고 정우 씨가 졸업했던 학교이기도 했다. 학생들도 관심이 있으니까 엑스트라로 출연하겠다고 했는데 저희는 성인이지 않나. 교복 입고 담배를 피우고 있으니까 시장 상인들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어?' 했다. 교복을 입으니까 생각이 그때로 돌아가서 다들 동전 모아서 동전치기하고 그렇게 되더라. 재밌었다"고 말했다.
이어 "개봉했을 때 10만 들었다. 그때는 크게 이슈는 안 됐다. 저는 다음 작품으로 연결될 줄 알았는데 예전에 드라마 단역하던 그대로 했다. 당시에는 정우 씨의 발견 쪽으로 포커스가 됐다"며 "저는 단역을 계속 하는데 현장에서 '바람'을 보셨던 분이 여기서 무슨 역할이냐고 하더라. 주인공 운전기사였는데 '바람' 이후에도 그런 역할을 해서 현실과 괴리감이 있었다. 나도 더 큰 역할을 하고 싶었다. 회사도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고 단역 시절을 돌아봤다.
그럼에도 끝까지 버텼다는 그는 "단역을 한 7~8년 할 때 결혼했다"고 말했다. 신동엽이 "아내는 뭘 믿고 너랑 결혼한 거냐"고 묻자, 지승현은 "'앵두야, 연애하자'라는 저예산 영화를 찍는데 아내가 원래 의상 디자인을 하는 친구인데 현장에서 만났다. 영화 끝나고 데이트 신청해서 몇 번 만났는데 이 사람이 참 우주 같더라. 결혼을 하면 저런 친구와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프러포즈는 해부학 책으로 했다며 "아내가 해부학 책을 갖고 싶어 했다. 그래서 그 책을 사주며 프러포즈를 했더니 '뭐야' 싶은 분위기가 됐다. 분위기를 만회하려고 '내 몸을 해부해줘'라고 말하고 넘어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 수입에 대해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대박이 났지만 그해 연기로 번 돈이 400만 원, 200만 원이었다"고 털어놨다. 또한 "'이사 안 가냐'고 해서 오히려 괴리감이 느껴졌다. 사람들은 굉장히 돈을 잘 버는 줄 안다. 그래서 부모님을 뵐 때 민망하다. 직장인들 만큼 번 지는 사실 5년도 안 됐다. 5~6년 전까지만 해도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이날 지승현은 "한 달 전에 술, 담배를 끊었다"며 "제가 위중한 병은 아니지만 불치병에 걸렸다. 그래가지고 정말 (술, 담배를) 안 할 시기가 온 것 같다"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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