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제가 아직 부족하다"
두산은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이로써 전날(2일) 열린 1차전도 0-4로 완패한 두산은 통한의 2연패와 함께 짧은 가을야구를 마쳤다.
또한 KBO리그 최초 WC 결정전 업셋의 희생양이 됐다. 앞선 9번의 WC 결정전 시리즈에서 4위 팀이 5위 팀에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티켓을 내준 사례는 없다. 최초의 불명예를 두산이 가져가고 말았다.
경기 후 이승엽 감독은 "시즌을 여기서 마감한다는 게 마음 아프고 억울하다. 야구는 홈을 누가 더 많이 밟느냐로 승패가 갈리는데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패한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다음 시즌 해결해야 할 과제를 꼽아달라는 말엔 "잘 치고 잘 뛰는 것도 중요하지만 단기전에선 찬스 왔을 때 놓치지 않는 응집력이 중요한데 2경기에서 삼진이 의외로 많았다"면서 "디테일한 야구가 되지 않아 여러 문제점이 나왔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규 시즌 장타력으로 재미를 봤는데 단기전에선 장타가 터지지 않다 보니 힘들게 경기를 치렀다"면서 "내년을 위해선 좀 더 공격적인 야구를 하고 상황에 맞는 야구를 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승엽 감독은 "김재호, 김재환, 양석환, 허경민, 정수빈 등 베테랑 선수들에게 의존하게 되고, 젊은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지 못해 주전과 백업의 실력 차이가 크게 났다. 결과적으로 중용하는 선수와 그렇지 못한 선수가 뚜렷한 게 문제인 것 같다. 그 격차를 어떻게 줄이느냐에 따라 강팀이 될 수 있고 이대로 정체될 수 있다. 여러 생각이 드는 시즌"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승엽 감독은 두산 팬들에게 사과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너무나 죄송하다. 하루하루 스트레스 받는 직업이지만, 선수들이 이기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하는데 아직 부족한 것 같다. 팬들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고 내가 부족했다"며 고개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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