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해운대구)=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행복의 나라' 조정석, 유재명이 故 이선균을 회상했다.
3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CGV 센텀시티에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29th 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이하 29th BIFF) '故 이선균 배우를 기억하며' 특별전이 개최돼 영화 '행복의 나라' 배우 조정석, 유재명, 김혜리가 참석했다.
'행복의 나라'(연출 추창민·제작 파파스 필름)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이선균)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조정석)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날 조정석은 작품 참여 계기에 대해 "근현대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사건을 다루고 있는 영화인 만큼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었다. 작품 제안을 받았을 때도 흔쾌히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저희들이 인생을 살면서 역사를 많이 배우고, 역사를 통해서 과거의 잘못과 오류들을 수용해나가는 삶의 방향성을 찾아가는 생각을 이전부터 해왔다. 그래서 역사를 소재로 한 작품들에 관심이 많았다. 이 작품 또한 꼭 참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조정석은 "제일 먼저 캐스팅된 건 저였다. 그 다음이 이선균이 캐스팅되고, 마지막이 유재명이었다. 배우들과 제작진은 전상두라는 역할을 누가 할 지 궁금했다. 정말 중요한 역할이기 때문"이라며 "유재명에게 작품이 갔다는 소식을 듣고 따로 만나서 작품을 함께하자고 했다.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설득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앞서 이선균은 지난해 말 세상을 떠났다. 故 이선균의 유작인 '행복의 나라'는 지난 8월 14일 개봉했다.
故 이선균이 언급되자 조정석은 "이선균은 촬영에 임할 땐 누구보다 집중력이 뛰어나고, 매섭다. 강렬하게 접근하는 열정적인 모습이 떠오른다. 스태프들이 다음 앵글을 잡기 위해 세팅하는 동안엔 스몰 토크로 아이스 브레이킹도 너무 잘한다. 촬영 현장에서 이선균에 대한 가장 큰 기억들은 그런 모습들"이라며 "촬영에 들어가기 전 작게나마 스몰토크하고 재밌다. 그러나 리허설을 하는 순간엔 박태주가 갇힌 상황이라 많은 생각들이 내재돼 있어야 할 텐데 너무 잘 표현하더라"고 말했다.
유재명 역시 "저희는 '현장이 '행복의 나라''라고 할 정도로 나이만 들었지 철없는 아저씨들 마냥 하하호호 거렸다. 그럴 때마다 서로 공유하면서 의지가 됐다"고 이야기했다.
조정석은 "배우들이 작품을 하면서 결과물을 보고 100% 자기가 만족하진 않을 거다. 늘 그런 아쉬움이 남는다. 현장에서도 그렇다. 매 테이크마다 만족스러운 연기를 못할 때가 있다. 저희 셋은 서로 늘 잘하고 있다고 했다. 아쉬움을 덜 느끼게 했다. 도움이 많이 됐던 사이였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아울러 조정석은 "개인적으로 감정신들을 촬영할 때 다 내려놓는다. 감정에만 집중한다. 감정을 잡기 위해서 애쓰지 않는다. 현장에 저를 던져놓는다. 이번 '행복의 나라' 현장은 '조정석'이라는 인간의 감정을 던져놓고 접근했다"며 "이번엔 매번 자연스럽게 그 감정들이 폭풍처럼 올라왔다. 영화엔 다 담기지 못했지만, 취조실 장면에서 롱테이크로 풀샷으로 찍었다. 매 테이크마다 올라와서 터졌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이어 후반부 길게 이어지는 법정신에 대해선 "골프장신 다음으로 힘들었다. 영화의 결말을 알고 있는 저로서는 마지막으로 끝까지 이 사람의 목숨만큼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너무 고통스럽고 힘들더라. 제가 몰두하고, 몰입하려고 해서 힘든 것보다 테이크를 갈 때마다 감정들이 쏟아졌던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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