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바둑의 전설, 이창호 9단이 프로통산 1900승(1무 794패)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27일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24 쏘팔코사놀 레전드리그 2라운드 3경기에서 수소도시 완주팀의 이창호 9단이 의정부 행복특별시 유창혁 9단을 132수 만에 백 불계로 꺾으며 1900번째 승리를 가져갔다.
이창호 9단의 1900승은 1986년 8월 입단한 이후 38년 2개월 만이며, 2013년 9월 먼저 1900승 고지를 밟은 조훈현 9단 이후 두 번째다. 당시 조훈현 9단은 입단 후 반세기 만에 거둔 기록으로 이창호 9단은 같은 기록을 약 12년 앞당겨 이뤘다.
1986년 8월 제62회 승단대회에서 조영숙 초단(이하 당시)을 상대로 첫승을 거둔 이후 2000년 10월 제35회 한국통신 엠닷컴 018배 패왕전에서 안조영 6단에게 승리하며 1000승의 기록을 세웠다. 2010년 1월엔 1500승(상대 최철한 9단), 2021년 2월엔 1800승(상대 한웅규 7단)을 거뒀다.
1900승의 금자탑을 쌓는 동안 이창호 9단은 많은 기록도 만들어냈다. 1992년 만 16세 6개월의 나이로 제3회 동양증권배 우승하며 최연소 세계 챔피언으로 등록했고, 이 기록은 32년이 지난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다. 통산 141회 우승을 차지했으며, 국내기전 사이클링히트(한 시즌 모든 대회 우승), 세계대회 그랜드슬램(모든 세계대회 우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창호 9단은 앞으로 프로기사 최다승 및 사상 첫 2000승에 도전한다.
현재 최다승 1위는 1963승(9무 844패)의 조훈현 9단이다. 하지만 조훈현 9단은 정치계에 입문했던 2016년부터 승수 쌓기의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 국회의원이었던 2016년 5월부터 2020년 5월까지는 휴직으로 경기에 출장하지 않았고 정계은퇴하고 복귀한 후에는 선별적으로 대회에 참가하면서 14승(14패)만을 기록 중이다. 거북이행마를 하던 중에 프로통산 최다출전 1위 기록도 지난해 서봉수 9단에게 추월당했다.
반면 이창호 9단은 종합기전, 시니어대회는 물론 올해부터 레전드리그에 데뷔하면서 꾸준히 승수를 쌓아가고 있다.
같은 기간 이창호는 127승(1무 104패)을 쓸어 담으며 조훈현 9단과의 격차를 63승 차로 좁혔다. 최근 5년간(2024년 포함) 이창호 9단의 연평균 승수는 25.4승으로 조훈현 9단의 2.8승을 22.6승 차이로 앞서고 있어 산술적으로는 3년 후에는 조9단을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제47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본선에서 김정현 9단, 박영훈 9단 등을 꺾는 등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창호 9단은 28일부터 열리는 2024 울산광역시장배 전국바둑대회 프로시니어 16강에서 안관욱 9단을 상대로 1901승에 도전한다. 이창호 9단은 원년대회였던 지난해 최명훈 9단을 꺾고 우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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