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임시령 기자] "진정한 굿파트너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지 생각했어요".
'굿파트너'(극본 최유나·연출 김가람)는 이혼이 천직인 스타변호사 차은경(장나라)과 이혼은 처음인 신입변호사 한유리(남지현)의 차갑고 뜨거운 휴먼 법정 오피스 드라마다. 남지현은 극 중 정의감과 사명감 넘치는 변호사 한유리 역을 맡아 열연했다.
드라마는 자체 최고 시청률 17.7%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파리 올림픽 중계 여파에도 시청률 두 자릿수를 유지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최종화 역시 15.2%를 기록했다.
남지현은 "오랜만에 16부작이었다. 촬영 기간은 6개월이었고, 요즘으로 치면 길진 않았다. 너무 더운 여름 중간에 끝나서 체력적으로 지치긴 했지만 성적이 좋아 뿌듯하다"며 "올림픽 결방 전에도 시청률 두 자릿수가 나와 많이 놀라고 기뻤다. 현장에서도 다들 자만하지 말고 열심히 찍자는 마음이었다. 마지막 방송 본 날에 다 같이 껴안고 고생했다는 시간을 가졌다"고 회상했다.
드라마가 큰 사랑을 받은 이유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남지현은 "이혼 전문 변호사 이야기이고, 이혼 케이스가 엄청 부각되는 드라마라고 생각하셨겠지만 그 속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겪고 있는 사람은 어떤 마음인지, 이걸 어떻게 해결하려고 노력하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라 많은 분들의 공감을 일으키지 않았나 싶다. 전 아직 완전히 이해하기에 경험이 없지만 연륜이 있으신 분들은 공감을 많이 하셨을 것 같다. 저는 사회 초년생은 아니지만 그런 모습들이 이혼전문 변호사가 아니더라도 사회생활에 계신 분들에게도 공감을 얻은 것 같다"고 얘기했다.
남지현이 연기한 한유리는 소신 있고, 확실한 신입 변호사였다. 옳다고 믿는 것을 밀고 나가고, 선배 변호사 차은경(장나라) 밑에서 어엿한 이혼 전문 변호사로 성장해 나간다.
남지현은 한유리에 대해 "가치관은 확실한데 시야가 넓지 못한 친구, 똑똑하지만 융통성이 부족한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이런 사람은 살면서 언제든 만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옳은 방향으로 가려는 캐릭터다. 유리라는 캐릭터가 미워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컸다. 함께 연기해 준 배우들, 감독님 덕분에 잘 녹아든 것 같다. 개인적으로 재밌는 작업이라고 생각했다"고 미소 지었다.
이혼 전문 변호사 역할이 어렵진 않았을까. 남지현은 "가사재판이라 형사재판보다 실생활에 가까운 용어가 많다. 하지만 단어는 익숙한데, 조합해서 발음하는 게 어려웠다. 초반에 금융정보제출명령이라는 대사가 있는데, 합쳐서 말해본 적이 없어 계속 꼬였다. 최대한 많이 읽고 그러면서 연습을 했고, 전문지식은 완전히 습득하면서 할 수 없으니까 대본에 써져 있는 것들을 최대한 집중해서 했다. 또 작가님이 언제든 물어보라고 하셔서 두려움이나 부담감은 없었다"고 털어놨다.
차은경 역을 연기한 배우 장나라는 인터뷰에서 남지현을 복덩이라 부르며 정말 호흡이 좋았다고 칭찬한 바 있다. 남지현도 해당 인터뷰 기사를 봤다며 "제가 의지를 많이 했다. 선배는 저한테 의지해서 하셨다고 하셨지만 초반에 유리 캐릭터를 다잡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장나라 선배가 원래 조언을 절대 하지 않는다"며 "한유리 캐릭터를 잡아가는데 초반에 고민을 많이 했다. 유리가 혼날만한 것 같다고 말하니 장나라는 "유리 같은 사람이 세상에 꼭 필요하다. 사랑스럽다"고 하더라. 저 말을 믿고 해야 돼라는 생각을 했다"고 감사를 전했다.
대본상에 눈물이 없던 장면이었지만, 울컥했던 장면도 있었단다. 남지현은 극 중 한유리가 차은경의 이혼 소송을 무사히 마치고 나온 뒤에 마주 보는 장면을 회상했다. 그는 "대본상에는 눈물이 없는데, 그 장면 리허설을 하다가 선배님이 진짜 울컥하셨다"며 "실제로도 눈물이 많이 났었다. 대본을 혼자 연습할 때는 제가 더 울컥한 버전으로 갔었다. 하지만 울컥거리는 감정을 낮추고 좀 더 든든하게 서있자고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함께 러브라인 호흡을 맞춘 피오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극 중 두 사람의 로맨스 전개가 일부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던 바다. 남지현은 "서툰 모습들은 있다. 좌충우돌하는 사건들이 벌어지기도 한다. 정말 다행인 건 둘 다 좋은 사랑이다. 귀여운 실수 같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불편해하실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여기에 결방까지 해 스토리가 멈춰버리지 않았나. 충분히 불편해할 만하다 생각이 들었다"고 해명 아닌 해명을 하기도 했다.
특히 남지현은 '굿파트너'를 향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가장 궁금했었다고 한다. 그는 "과몰입하며 같이 욕하고 분노하고 있더라. 실시간으로 감정이 동화돼 보는 모습이 기분 좋더라. 대리 쾌감이 있는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굿파트너'는 이혼을 자극적으로만 풀지 않고, 아픔을 딛고 성장하는 과정, 올바른 해결 등을 담아냈다는 평을 받았다. 남지현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결혼관이 바뀌었냐는 질문을 받자 "결혼과 이혼 관계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데, 아직 개인적으로 결혼이 가깝게 느껴지진 않는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올해 초 저희 언니가 결혼을 했다. 아직 먼 일인 것 같다가도 친언니가 결혼하다 보니 가까운 일이구나 싶었다. 아직 주위에 결혼한 친구들도 많이 없다. 다만, '굿파트너'를 하면서 진정한 굿파트너가 되려면 뭐가 필요한 건지 그거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했다"고 솔직히 말했다.
극 중 한유리와 차은경이 굿파트너였던 것처럼, 남지현 인생의 굿파트너는 누구일까. 그는 "개인적으로 저의 어머니가 가장 멋있는 파트너라고 생각이 든다. 실제로 엄마가 20살 때까지 일을 하셨다"며 "나이가 더 들고 시간이 지날수록 엄마가 같이 일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아무도 이기지 못할 것 같다. 또 회사에 들어온 지 10년이 된다. 회사 스태프들도 굿파트너다. 저에겐 정말 좋은 사람들이 곁에 많이 많다"고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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